[소그룹] 566호 - 소그룹 공동체의 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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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양극화와 사회분열이 심화되면서, 혐오와 분노가 가득한 ‘갈등’을 쉽게 접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개인주의로 인해 공동체 전체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먼저 추구하는 것이 당연해졌고, 자신의 이익만 중시하고 다른 이를 고려하지 않는 이기주의적인 사고가 더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런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는 소그룹 공동체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소그룹이 하나 되어 협동하기 어렵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소그룹 공동체가 한마음이 되어 협동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소그룹 공동체의 협동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기 원합니다.

 

협동을 위한 기다림과 여유

많은 사람들이 거친 언어를 쓰는 사람이나 까칠하게 행동하는 사람을 협동을 방해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협동을 가장 방해하는 사람은 시간을 짧게 보는 사람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시간을 잘 운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모든 사회적 협동에 가장 취약한 사람으로 인식합니다. 예를 들어, 30분 있으면 마실 물이 온다”고 이야기 했을 때, 30분을 너무 길다고 여기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물을 뺏어 마시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30분을 충분히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라고 보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물을 빼앗아 마시지 않고 기다립니다. 이렇게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 다시 말해 시간을 짧게 보는 사람이 협동적 관계를 깨뜨리는 주범이 됩니다. 만약 소그룹에서 협동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면, 소그룹 전체가 구성원 개개인을 기다려주는 모습이 약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소그룹 구성원 개개인이 소그룹 내의 협동을 위해 더 여유를 가지고 다른 이를 기다리는 마음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를 들어, 어떤 일을 위해 30분의 시간이 있다고 가정할 때, 30분 밖에 시간이 없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30분이나 시간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30분이나 시간이 있으니 충분히 해보자”와 같이 여유롭게 생각하는 사람이 소그룹 내에서 협동을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상대방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사실 소그룹 내에서 단순히 “협동합시다!” 또는 “우리는 동역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결과론적인 요청일 뿐이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소그룹 구성원 모두가, 서로가 잠시 만나는 사이가 아니라 계속해서 하나님 나라를 세우며 사역을 감당할 동료라는 사실을 인지하며 여유를 가지게 될 때, 한마음으로 함께 일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심리학적으로는 “순간적으로 시간 관점을 장기적으로 연장한다”고 표현합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볼 사이, 오랫동안 함께 일할 사이라는 분위기를 만들어냄으로써 소그룹 구성원들 모두가 조금 더 협동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협동을 위한 시간 관점

일반적으로 공동체와 개인이 충돌할 때는 공동체의 시간 관점과 개인의 시간 관점이 맞지 않을 때입니다. 예를 들어, 3년을 짧게 여기는 부모와 3년을 길게 여기는 고1 학생은 서로 다른 시간 관점 때문에 사사건건 다른 의견으로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는 1 1초가 아깝다고 생각하며 자녀가 열심히 공부하기를 바랄 것이고, 3년을 길게 보고 있는 자녀는 계속 채찍질하는 부모를 부담스럽게 여길 것입니다. 공동체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시간 관점이 다르면 자연스럽게 불협화음이 발생합니다. 같은 시간을 길게 보느냐, 짧게 보느냐에 따라 접근하는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시간 관점이 다르면 공동체와 개인의 반응이 전혀 다르게 나오게 됩니다.

 

때때로 공동체가 보는 시간과 개인이 보는 시간이 얼마나 상이한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짧게 보는 입장에서 “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어떤 안 좋은 결과가 있는가”를 놓고 경고하게 되고, 길게 보는 입장에서 “이 일을 하면 무슨 유익이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하게 됩니다. 서로의 간극이 커지면 커질수록, 소그룹 내에서 불협화음이 쌓이고, 이내 가시적인 갈등이 야기됩니다. 소그룹 리더는 각 구성원이 어떤 시간 관점으로 소그룹 공동체 내의 일들을 바라보고 있는지 살펴보고, 공동체 전체의 시각과 개개인의 시각의 간극을 좁혀나가도록 도와야 합니다.

 

협동을 위한 갈등 극복

소그룹 내에서 갈등이 일어났을 때, 갈등을 야기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문제의 원인을 판단해 가는 것이고, 두 번째는 갈등에서 벗어나 빨리 다른 것을 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를 평가(assessment)라고 하고, 두 번째를 이동(locomotion)이라고 표현합니다. 어떤 것이 더 좋은지는 매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심각하거나 중요한 문제를 가지고 갈등할 때는 최대한 나중에 다루더라도 진짜 원인과 이유들을 차근차근 따져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후에 2, 3차 갈등을 방지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소한 것으로 크게 싸우거나, 별일이 아닌 일로 얼굴을 붉힌 차원의 갈등이라면 잘잘못을 판단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지 말고, 다른 즐거움이나 더 좋은 것으로 빨리 이동하는 것이 훨씬 더 좋습니다.

 

갈등을 온전히 극복하기 위해 소그룹 리더는 소그룹 내에서 발생한 갈등이 중요하거나 심각한 사안으로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사소한 일이 큰 일로 발전된 것인지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단순히 갈등의 크기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갈등의 원인이 얼마나 중요하고 심각한 것인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잘잘못을 판단하고 차근차근 이야기하며 해결할 것인지, 아니면 빨리 분위기를 전환해 조금 더 밝은 분위기에서 갈등을 봉합할 것인지, 보다 지혜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올바른 선택을 할 때, 소그룹 공동체는 어려움을 극복하게 되며, 갈등의 장벽으로 가로막혀 있던 협동의 물꼬가 트이게 됩니다.

 

갈등이 만연한 사회에서 지친 영혼들이 모인 소그룹 공동체에서 협동의 지름길을 걷기 위해 기다림과 여유를 가지고, 시간 관점의 간극을 좁혀가며, 갈등을 극복해 나갈 때, 소그룹 공동체가 가진 본연의 유익이 극대화되고, 아름다운 나눔과 배움이 일어나며, 사랑과 감사가 넘쳐나게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한국기술교육대학교 STEP 온라인 강의 “직장 성공의 열쇠, 대인관계 역량”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의 내용 중 일부를 인용 및 각색해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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