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843호 - 비난하지 않는 리더

목록보기 조회수 2616

미국의 유명 강사이자 작가인 데일 카네기(Dale Carnegie)는 자기계발서의 최초라고 할 수 있는 <인간관계론>(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을 썼습니다. 1936년에 처음 출판된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6천만 부 이상 판매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습니다. 기존의 책들과는 다르게 수많은 사례들을 바탕으로 견고히 세워진 이론을 전달하고, 실제적이고 실천가능한 지침들을 소개했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는 카네기 연구소를 설립해 인간 경영과 자기 계발 분야 최고의 컨설턴트가 되었으며, 이후 수많은 저서를 통해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심리와 스트레스를 분석하고 인간 관계론을 체계화시켰습니다.

 

데일 카네기는 <인간관계론>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사람을 다루는 일이야말로 당신이 마주하는 가장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특히 당신이 리더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가정주부라도, 건축가라도, 엔지니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카네기 공과대학에서 행했던 연구들에 따르면, 심지어 공학과 같은 기술 분야에서도 기술적 지식은 금전적인 성공에 15퍼센트 정도밖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머지 85퍼센트는 인간관계에 관련된 능력, 다시 말해 그 사람의 성격이나 다른 사람을 이끄는 능력입니다.” 그의 말대로, 인간관계에 관련된 능력은 성공적인 사역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습니다. 데일 카네기는 인간관계를 성공적으로 가질 때,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데일 카네기는 다수의 사례들을 통해 인간관계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중요한 법칙들을 발견했습니다. 그가 발견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원만한 관계를 이어가도록 하는 법칙” 중 하나는 바로 “비난하지 않기”입니다. 공동체의 리더는 공동체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데일 카네기가 소개한 법칙을 기억하고 따라야 합니다. 공동체 구성원을 비난하지 않고,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잘못을 따지며 비판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공동체 구성원이 서로를 더 존중하고 한 마음 한 뜻으로 일하기 위해서 모두가 비난을 멈춰야 합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백화점을 세웠던 존 워너메이커(John Wanamaker)는 이렇게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미 30년 전에 남을 꾸짖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지 깨달았습니다. 내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려 애쓰느라, 하나님이 지능이라는 선물을 공평하게 나누어주지 않으셨다는 사실에 대해 투덜거릴 시간 따위는 없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고, 다른 사람의 모습을 비난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아닙니다. 사실, 비난은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사람들을 방어적으로 만들고, 스스로를 정당화하도록 만들기 때문입니다. 비난은 위험합니다.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는 자부심에 상처를 입히고, 자존감을 훼손하며, 적개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서로 비난하다 보면 더 큰 상처를 받고 더 큰 위화감을 조성하게 됩니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는 사람이 논리적인 동물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는 편견으로 가득 차고, 자부심과 허영으로 움직이는 감정적인 동물을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비판은 위험한 불꽃을 튀게 만듭니다. 이 불꽃은 자부심이라는 화약을 폭발하게 만들고, 그 폭발은 때로 죽음을 앞당기기도 합니다. 일례로,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미국의 레너드 우드 장군(Leonard Wood)은 질책을 받고 프랑스로의 출정을 허가받지 못했는데, 자존심에 상처가 난 나머지 얼마 못 가 죽고 말았습니다. 19세기 영국의 문호 토마스 하디(Thomas Hardy)는 영문학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 최고의 소설가 중 한 명인데, 사람들의 심각한 비판을 받고는 펜을 영원히 꺾어 버렸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자신이 아닌 다른 모든 사람들을 비난합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습니다. 그러니 당장 내일이라도 다른 어떤 사람을 비난하고픈 마음이 든다면 비판은 마치 부메랑과 같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비판은 항상 자신에게 되돌아오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고쳐 보려고 하고 비난하려고 하는 사람은 아마도 자신을 정당화할 뿐 아니라 도리어 우리를 비난할 것입니다. 그렇기때문에 비난과 비판을 하기 앞서 한 번 말고 행동을 멈추고 생각을 곱씹어봐야 합니다. 내가 하려는 비난과 비판이 정당하고 건설적이며 도움이 되는지 생각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비난과 비판을 할 이유가 줄어들게 되고, 비난 대신 다른 방법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하게 됩니다.

 

노예해방으로 새 시대를 열었던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은 타인에 대한 비판을 좋아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젊은 시절 미국 인디애나주 피전 크릭 밸리(Pigeon Creek Valley)에 살 때, 그는 비판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을 조롱하는 편지나 시를 써서 그 사람들이 발견할 만한 곳에다 떨어뜨려 놓곤 했습니다. 일리노이주에서 변호사가 된 다음에도, 링컨은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공개편지를 써서 신문에 내는 식으로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비난을 일삼던 중에 한 사람의 적개심을 불러일으키게 됐습니다.

 

1842년 가을, 링컨은 제임스 쉴스(James Shields)라는 허영으로 가득 차고 호전적인 아일랜드 출신 정치인을 조롱했습니다. 링컨은 『스프링필드 저널』에 익명 편지를 기고해 그를 비웃으며 놀렸는데, 이를 본 마을 사람 모두가 폭소를 터뜨릴 정도였습니다. 예민하고 자존심 이 강했던 쉴스는 분노로 끓어올랐고, 링컨이 편지를 썼다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그를 찾아와 목숨을 건 결투를 신청했습니다. 링컨은 결투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이었지만 결투를 하지 않고 명예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미시시피강 모래톱에서 싸움이 벌어지기 직전, 결투의 입회인들이 끼어들어 결투를 중단시키면서 링컨과 쉴스는 살아남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링컨의 삶 전체에서 가장 충격적인 일이으며, 이로 인해 링컨은 인간관계에 대한 소중한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링컨은 그 이후로 두 번 다시 다른 사람을 모욕하는 편지를 쓰지 않았고 다시는 다른 사람을 조롱하지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그는 어떤 일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들을 절대로 비난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링컨은 ‘누구에게도 앙심을 품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가 좋아하는 말은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였습니다.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들로 잘 알려진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은 어렸을 때는 눈치도 없고 요령도 없는 사람이었지만 나중에는 사람들을 잘 사귀고 인간관계에 재주를 보이며 프랑스 대사까지 역임했습니다. 그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누구도 험담하지 않습니다.” 프랭클린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제가 아는 모든 사람들을 좋게 이야기합니다.” 미련한 사람이라도 비판하고, 비난하고, 불평하는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판하고, 비난하고, 불평을 늘어놓습니다. 하지만 인품이 훌륭하고 자제력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용서합니다. 사람들을 비난하는 대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왜 그 사람들이 그런 일을 했는지 이해하려고 애써야 합니다. 비판보다는 훨씬 더 도움이 되고 재미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보면 공감, 관용, 친절도 몸에 배게 됩다. 사람을 다루는 기본 방법은 비판하거나, 비난하거나, 불평하지 않게 됩니다.

 

인정받고 싶은 ‘갈망’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이는 누그러지지 않고 변함이 없는 갈망입니다. 이 마음속의 굶주림을 정직한 방법으로 해결할 줄 아는 소수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자신의 마음대로 다루게 됩니다.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에 대한 욕망이야말로 인류와 동물을 구분짓는 중요한 차이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역사는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얻기 위해 분투했던 유명한 사람들의 흥미로운 사례로 가득 차 있습니다. 신대륙을 발견했던 콜럼버스(Columbus)는 ‘해군 제독이자 인도의 총독’이라는 칭호를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빅토르 위고(Victor Hugo)는 파리라는 도시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으로 바꿔 주기를 원했습니다. 최고 중에서도 최고라 할 수 있는 작가 셰익스피어마저도 가문 문장(紋章)을 얻어 자신의 이름을 더욱 빛내려 했습니다. 미국의 백만장자들이 비드 제독(Admiral Byrd) 1928년 남극탐사를 재정적으로 지원했던 이유는 남극의 얼음산에 자신들의 이름을 붙이려는 열망 때문이었습니다.

 

어떤 특정한 문제에 골몰하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우리는 대체로 95퍼센트 정도의 시간을 우리 자신에 대해 생각하며 보냅니다. 이제 잠시 우리 자신에 대해 생각하길 멈추고 다른 사람들의 장점에 대해 생각해 보기 시작한다면, 비난과 비판을 멈추고 인정하는 말을 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만나는 모든 사람은 어떤 면에서는 나보다 나은 사람들입니다. 제가 그들에게서 배울 것이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에머슨같이 위대한 철학자에게도 이 말이 적용될 수 있었다면, 하물며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에게는 천 번은 더 올바른 말이 아닐까요? 우리의 업적, 우리의 욕구에 대해 생각하는 걸 잠시 멈추고, 다른 사람의 단점을 바라보며 비난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이제 다른 사람의 장점을 이해하려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비난과 비판 대신에 정직하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인정을 먼저 해줍시다. 다른 사람을 솔직하게, 진심으로 인정하고 칭찬하면 공동체 구성원들은 당신의 말을 소중하게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비판이 사라지고 인정의 말이 가득찬 공동체는 날마다 건강하게 맡은 사역을 온전히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이 글은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How to Win Friends & Influence People) (현대지성, 데일 카네기)의 내용 일부를 발췌 및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본문내용 다운로드

한글파일 워드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