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823호 - 생각이 통(通)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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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에서 생각이 통하지 않으면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생각이 통하고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 리더가 주도적으로 짊어질 책임이 있습니다. 먼저 리더는 소그룹 구성원 간에 생각이 통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서로 자연스럽게 질문하고 토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생각이 통하는 공동체를 구성하기 위해 리더가 신경써야 할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생각이 통하게 하는 목적의식

2010년 미국 인문계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티치 포 아메리카(Teach for America)’가 구글을 제치고 취업하고 싶은 직장 1위로 선정되었습니다. 구글보다 많은 연봉과 복지를 제공하는 곳이 아님에도 선정된 이유는, 가난한 아이들을 무료로 가르친다는 강력한 목적의식에 대학생들이 공감하고 이끌렸기 때문입니다. 목적의식은 구성원들이 공동체 안에서 정체성을 찾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리더는 공동체의 심장을 뛰게 하는 목적의식을 마련해야 합니다. 목적의식이 뚜렷하고 우선순위가 분명하면 자연스러운 소통이 일어나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솟아납니다.

 

목적의식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경쟁이 아닌 화합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경쟁은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것, 인정 받는 것을 부러워하는 ‘빈곤의 심리’에서 출발합니다. 빈곤의 심리는 ‘이 세상의 좋은 것은 매우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남이 가져가면 그만큼 내 몫이 줄어든다’고 느끼는 심리입니다. 이 빈곤의 심리가 강해지면 ‘나만 잘되면 된다!’는 분위기가 공동체 안에 자리를 잡게 됩니다. 리더는 구성원들이 ‘빈곤의 심리’의 반대 개념인 ‘풍요의 심리’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세상에 좋은 것이 많고 풍요롭기 때문에 남이 성공하고 인정받아도 내 몫은 남아 있다’고 보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렇게 공동체 구성원들이 경쟁하지 않도록 화합하게 할 때, 목적의식이 보다 분명해지고 우선순위가 확립됩니다.

 

하나의 가치관 아래 마음을 모으고 머리를 맞댈 때, 경쟁심보다는 단결심이 생겨나고 서로 맡은 역할에 열정을 쏟으며 함께할 힘이 생깁니다. 경영학자 짐 콜린스와 제리 포라스는 “오랫동안 업계에서 경쟁자들을 앞질러온 대기업들의 공통점은 강한 가치관을 공유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포춘(Fortune)지 선정 500대 기업의 공통점은 수익뿐 아니라 ‘가치관 공유’를 기업 성공의 척도로 삼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주인 의식을 가지라!’고 말하지만, 일방적인 권위주의적 문화에서는 주인 의식이 아닌 ‘머슴 의식’만 생겨날 뿐입니다. 공동체의 심장이 뛸 수 있도록 명확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우선순위를 정해갈 때, 공동체 안에서 생각이 통하게 될 것입니다.

 

생각이 통하게 하는 맥락 전달

문화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그의 저서 <문화를 넘어서>에서 저맥락(low context) 문화와 고맥락(high context) 문화의 차이를 설명합니다. 저맥락 문화는 소통에 있어서 직설적이고 명료하며, 자기 의사를 말과 문자로 분명히 밝히는 문화입니다. 반면 고맥락 문화는 소통이 우회적이고 애매하며, 언어에 담긴 뜻이 함축적이고, 상대방과의 관계를 고려하는 문화입니다. 의사소통에 있어서 의미 전달이 말이나 문자에 의존하는 부분이 클수록 저맥락 문화이고, 명시적인 표현이 적을수록 고맥락 문화라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동양은 서양에 비해 고맥락의 문화입니다. 그래서 솔직하고 정확하며 직설적인 서양인의 의사소통 방식이 동양인에게는 무례하게 받아들여지거나 당황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한국 문화에는 고맥락 언어가 많습니다. “일을 잘 챙겨주세요”나 “잘 부탁드립니다”와 같은 한 마디 안에 많은 의미를 함축해 전달합니다. 그렇다보니 소통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리더가 구성원들이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듣는다고 답답해합니다. 잘 설명했다고 생각했는데 엉뚱한 행동을 하거나 잘못된 결과물을 가져오는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 리더와 구성원의 의식수준과 경험의 차이가 이런 소통의 부재를 가져옵니다. 리더나 구성원이 한 말의 맥락 안에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보니, 서로 다른 의식수준과 경험으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이해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친밀한 관계일수록 더 우회적이고 애매한 표현을 사용하는 고맥락 문화가 바탕이 된 공동체 안에서 제대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이야기를 전하는 전달자가 그 이야기를 듣는 수용자를 배려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그림을 다른 사람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이나 글을 분명하게 잘 표현해 주는 것입니다. 매우 함축된 이야기의 맥락을 낮추고, 다소 귀찮더라도 듣는 이의 의식 수준에 맞게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반면 수용자 입장에서는 상대가 전달하는 메시지의 맥락을 잘 헤아리는 ‘맥락적 경청’이 필요합니다. ‘맥락적 경청’이란 말만 듣지 않고 말의 이면에 깔려있는 상대방의 의도나 감정, 욕구까지 헤아려 듣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구성원이 이렇게 말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아이들이 어려서 한창 같이 놀아줘야 할 때인데, 매일 일에 치여 야근하느라 그럴 시간이 없네요. 좋은 아빠가 아니죠.” 이 말 자체의 이야기만 알아듣는 것이 가장 낮은 수준의 경청이라면, 좀 더 주의 깊게 들으면서 그 이야기에 깔린 ‘감정(感情)’과 ‘가정(假定)’을 듣는 것이 다음 단계의 경청입니다. ,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못 내는 것에 대한 아쉬움, 좋은 아빠가 아니라는 미안함과 같은 감정(感情)’이나, ‘좋은 아빠란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사람’이라는 가정(假定)이 바탕에 있다는 것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면에 반영된 개인사까지 파악한다면, 생각이 통하는 맥락 전달이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도움이 되는 소통 스킬 5가지

공동의 목적의식을 가지고 맥락이 잘 전달되는 소통을 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스킬 다섯 가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합니다.

 

① 주의를 기울여서 들어라

쌍방향 소통이 쉽게 이뤄지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리더가 먼저 경청하는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소그룹 구성원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에서 다른 일을 하는 등, 멀티테스킹을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소그룹 자료를 보거나, 컴퓨터 화면이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듣는 것은 이야기를 안 듣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듣는 사람이 그런 태도를 취하면 말하는 사람의 머릿속도 함께 산만해져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초점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② 구체적인 맥락을 파악하라

리더는 구성원의 말 이외에 표정과 어조 등을 주의 깊게 살피며 말만이 아닌, 그 말 바탕에 깔려있는 욕구와 감정, 의도를 헤아릴 필요가 있습니다. ”요새 소그룹 모임이 많아져서 힘들어요“라고 하소연하는 구성원의 말을 있는 그대로 들으면 불평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맥락을 파악해 들으면 이렇게 소그룹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인정 욕구를 표현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인정 욕구에 답하는 것이 바로 효과적인 소통입니다.

 

③ 상대방의 인식 수준에 맞춰 말하라

동서양을 막론하고 소통 능력이 뛰어난 리더들은 쉽고 평이한 언어를 사용합니다. 현학적이고 함축적인 말을 자제하고, 상대방이 이해하기 쉬운 표현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쉬운 비유를 활용하고 이해하기 쉽게 강조점을 부각시키면 의미가 잘 전달됩니다. 경우에 따라 적절한 유머까지 사용한다면 좋은 분위기에서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④ 결정 사항은 그 자리에서 확인하라

공동체에서 토론 끝에 실행하기로 결정한 내용은 모임을 파하기 전에 그 자리에서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동체 구성원이 결정 사항을 듣고 자리를 벗어나기 전에 그 내용을 어떻게 이해했는지 묻는 것입니다. 구성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동체 전체가 결정한 내용과 그 구성원이 이해한 바의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즉각 확인하게 되고 바로 보충해줄 수 있습니다.

 

⑤ 좋은 질문을 활용하라

들을 때도, 말할 때도, 상대방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공유 수준을 높이려면 일방적으로 듣거나 말하기보다는 질문하고 대답하는 쌍방향 소통을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핵심을 꿰뚫는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질문의 질에 따라 대답도 첨예하게 달라집니다. 좋은 질문에는 원활한 소통을 이끌어내는 힘이 있습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내용을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질문을 활용해 모두가 함께 동일한 내용을 이해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모두가 바라는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바로 ‘리더십’입니다. 공동체보다 자신을 내세우는 리더, 구성원과 경쟁하거나 짓밟는 리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도록 이끌지 못한 리더가 가진 리더십을 ‘실패한 리더십’이라고 말합니다. ‘성공적인 리더십’을 갖춘 리더는 생각이 통하도록 공동체를 이끌어 갑니다.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명확한 목적의식을 심어주고 그 목적의식을 바라보며 단결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공동체 구성원들이 서로의 맥락을 파악할 수 있도록 저맥락 대화를 시도하며 경청하는 자세로 소통의 장을 열어갑니다. 생각이 통하게 되면 보다 건강하게 함께 추구하는 공동의 목표를 쫓아 달려가게 될 것입니다. 생각이 통하게 하는 리더십을 갖추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 이 글은 『결정적 순간의 리더십』 (고현숙, 쌤앤파커스)의 내용 일부를 발췌 및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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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결정적 순간의 리더십

조직의 ‘리더’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리더십의 요체! 리더는 조직 내에서 ‘무슨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할까. 또 어떻게 리더십을 펼쳐서 구성원의 잠재력을 활짝 꽃피우고, 스스로 움직여 목표 이상의 성과를 내도록 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할까? 리더에게는 구성원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고 인격과 이후의 관계, 이익과 성과, 조직의 성패를 규정하는 ‘결정적 순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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