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546호 - 창의적인 소그룹을 위해 필요한 것
소그룹 활동을 많이 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소그룹이 가지는 특유의 ‘고리타분’한 모습 때문일 것입니다. 늘 비슷한 형태의 나눔과 틀에서 벗어나지 않은 진행은 소그룹이 가진 ‘재미’를 반감시킵니다. 따라서 소그룹이 활성화되려면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방향으로 소그룹을 이끌어 나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창의적인 소그룹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어떻게하면
소그룹을 창의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요?
오해를 걷어내라
먼저, 창의적인 사람에 대한 오해를 걷어내야 합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오해가 있습니다. 창의적인 사람은 어딘가 반항적이고, 아웃사이더이며, 더 나아가 조직 내에서 골칫덩어리라는 생각입니다. 이것은 분명한 오해입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더더욱 오해의 위험이
큽니다. 창의적인 사람이 소수이다 보니 그들이 독특해 보이고 그 독특함을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어 이런
수식어들을 붙입니다. 왜 창의적인 사람들을 오해할까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만들어지고 완성되는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창의적인 무엇, 즉 결과물만 놓고 설왕설래하게 됩니다. 그 결과 그것이 물건이든, 아이디어든, 만들어 낸 사람의 대단함에 감탄하고 부러워하거나 그
사람의 성격이 특이할 경우 성격 탓으로 돌립니다. 하지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만들어지고 실행되며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기 시작하면, 소그룹 구성원 모두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언제’ ‘무엇이’ 그리고 ‘왜’ 필요한지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창의적’이라는 한 마디에 막막함을 느끼기보다는 더 구체적으로 내가 어디에 어떤 상태로 있는가를 알 수 있고 타라서 무엇을 왜 해야 하는가를
쉽게 납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창의적인 사람은 골칫덩어리라는 오해를 자연스럽게 풀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를 꺼내라
사역이든 일상생활이든 ‘창의’를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언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가슴 아프게도 마음만 먹는다고 해서 참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창의적 아이디어란 늘 하던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무언가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발상의 전환을 할 수 있을까요? 아주 작은 곳에 비밀이 있습니다. 이른바
‘추상적인 생각과 말’입니다. 우리는 “추상적으로 말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말하라”고 강조를 많이합니다. 그런데 추상적인 말과 생각은 발상의 전환을 끌어내는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디지털 카메라를 가장 먼저 만든 곳은 필름으로 유명한 ‘코닥(Kodak)’이었습니다. 필름은 구체적으로 정의하면 ‘빛에 노출되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이미지를 형상화하는 물질’입니다. 그런데 필름을 이렇게 정의하면 필름 값을 낯출 방법이
없습니다. 어느날 갓 입사한 연구원 한명이 추상적인 한 마디를 농담처럼 던졌습니다 “결국 필름이라는
것도 무언가를 담는 그릇 아닐까요?” IT의 역사를 장식할만한
한 마디였습니다. ‘필름’이라는 구체적인 이미지를 ‘무언가를 담는 그릇’이라는 추상적인 이미지로 바꾸자, ‘필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릇이 다양해지게 되었습니다. 코닥사에서는
당시 음악을 들을 때 사용하던 카세트테이프에 카메라 렌즈로부터 나온 이미지를 담으려는 시도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지금으로부터 50여년 전인 1970년대 중반에 세계
최초의 디지털 카메라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꺼내기 위해서는 즐겁고 행복한 분위기가 필요합니다. 엄숙하고
비장한 마음을 잠시 비워두고, 웃고 떠들며 수다를 떨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것이 바로 ‘브레인스토밍’입니다. 이렇게 아이디어를 꺼내기 위해서는
회의실에서 밖으로 나가야 하며, 비장하고 진지한 상태에서 허허실실하고 즐거운 곳으로 떠나야 합니다. 책임보다는 행복과 기쁨이 강조되어야 합니다. 소그룹이 창의적인 그룹이
되기 위해서는 소그룹의 목적이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자유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열리도록 해야 합니다. 소그룹 구성원들이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아이디어를
꺼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왜?”라고 묻고 또 물어라
꺼낸 아이디어를 통해 올바른 답을 찾기 위해서는 질문을 해야 합니다. 인간의
생각은 ‘어떻게’와 ‘왜’로 나뉩니다. ‘어떻게’는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입니다. ‘왜’는 일과 목적의 의미와 가치를 위한 생각입니다. 많은 소그룹이
‘어떻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열심히 찾지만,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열심히 찾지 않습니다. 어떤 일을 할 때 ‘왜?’라는 질문을 계속 던져야 합니다. 일을 하기싫기 때문에 왜 해야 하는지 묻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 일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그리고 소그룹의 존재 가치를 확실하고 구체적으로 알기 위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중동전쟁 때 이스라엘 고위 장성들은 작은 석판을 놓고 작전회의를 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커다란 상황판과 바인더가 즐비한 대책 회의실을 생각해 보이면 큰 차이가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그 작은 석판에 당시에 중요한 세 가지 이슈만 열거됩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는 예하 부대에 자연스럽게 신속하고도 효율적으로 전달됩니다. 이스라엘이 1970년대 중동 국가들을 상대로 연전연승했던 가장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이런 결과를 가능하게 하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지휘관들은 그 상황에서 “우린 이 작전회의를 왜 하는가?”와 “우리는 왜 이 자리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주고 부하들에게
대답하게 했다고 합니다. 부하들의 생각은 본질로 돌아가고 압축되기 시작했습니다. 상급부대의 시선이나 자질구레한 장애 요소들에 생각이 묶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그리고 가장 중요하고 올바른 해답이 흘러나오게 되었습니다.
창의적인 소그룹이 되기 위해서는 소그룹의 존재 이유와 소그룹이 특정 활동을 하는 목적에 대한 명확한 답이
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왜’라는 질문을 통해 본질로 돌아갈 때, 소그룹
안에서 필요한 올바른 해답의 씨앗이 심어지게 될 것입다. 그리고 본질로 돌아가는 대답이 나오는 소그룹에서는
자연스럽게 아이디어를 꺼낼 수 있게 됩니다. 본질에 충실한 추상적인 생각과 말이 흘러나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소그룹에 정말 필요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꽃피우게 됩니다. 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고정관념
없이 바라보도록 공동체의 시선에서 오해의 렌즈를 걷어낼 때, 방향성을 상실하고 지루해져만 가던 소그룹이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소그룹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이끌지 말고 따르게 하라』(김경일 저, 진성북스) 중 일부를 발췌, 각색한
것입니다.
도서소개
이끌지 말고 따르게 하라
모두가 행복한 조직을 만들고 싶은가?
그렇다면 21세기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리더의 모습은 사람을 강제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따르게 하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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