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712호 - 변화의 5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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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시대는 벌써 우리 손안을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교회를 다니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는 인식도, 교회는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라는 생각도, 신도시에 교회를 개척하면 자연스레 회중이 모이는 상황도 이미 지나간 시대의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에, 변화를 말하는 것은 교회 안에서도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위기’라고도 표현되는 한국교회의 상황에서 교회의 리더들은 어떻게 이 변화를 준비해야 할까요?

가장 우선적인 것은 이 변화의 상황을 현실로 수용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상황은 누구든 지속하고 싶어 하지만, 그것을 지속하려는 노력과 그것이 하염없이 지속중이라고 믿는 인식은 별개의 것입니다. 상황이 변했다는 인식을 빨리하지 않고, 여전히 예전에 들인 것 만큼의 에너지와 노력을 들이면 동일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에너지 낭비를 초래합니다.

교회가 처한 변화의 상황은 긍정적인 변화이든 부정적인 변화이든, 변화의 거대한 5단계 과정 안에 있다는 사실 속에서,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란 인식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변화의 거대한 5단계 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안정 (평형상태)
    모든 시스템과 조직은 안정을 유지하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작은 규모나 짧은 시간 속에서 안정은 바람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적인 안정상황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주변 환경이 계속하여 동요하기 때문입니다. 지속적인 안정 상태는 유기체의 감각을 무디게 만들며, 적절한 반응능력을 빼앗아 갑니다. 리더는 이 시기에 잘 관리하는 역할을 주로 맡습니다. 그러나 변화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적으로 간주하고 무력화시킨다면, 긍정적인 변화를 준비할 역량을 빼앗아가는 부작용을 낳게 됩니다.

  2. 불연속
    점차 기존의 상황 속에 작동하던 일들이 더는 작동하지 않게 됩니다. 사람들은 리더에게 변화를 기대하게 되고, 때론 긴장을 발생시킵니다. 이 시기 리더는 이로 인해 상처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랫동안 실행되던 전통과 가치에 의문이 생기더라도, 불변하는 영원한 가치에 손상을 주지 않는다면, 리더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더라도 변화에 대한 시도와 수용이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3. 이탈
    변화는 리더뿐 아니라 공동체원 전체에게 충격을 가져옵니다. 심하면 리더 자신이 이탈하거나 낙오하게 되고, 적게는 감당치 못하는 공동체원 소수의 이탈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탈하는 공동체원을 보는 것은 공동체 자체와 리더에게 또 한 번의 충격이 됩니다. 이 시기는 가치관의 싸움이 일어날뿐더러, 권력을 놓고 싸우는 시기가 되기도 합니다. 리더는 이 격변기에 항상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응해야 합니다. 창조적 대응법과 새로운 제도에 대한 구상과 수용이 요구됩니다. 어떻게 하면 이 변화가 필요한 것인지를 공동체원에게 전인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지 반복적인 방법 모색이 필요합니다.

  4. 과도기(내적변화)
    가장 힘든 단계입니다. 이전 시기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 그리고 통제는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무슨 일이 진행되는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정확히 판단하는 사람이 드물어집니다. 이정표가 없는 길을 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심리적 안정을 주는 임시적인 일이나 조직에 사람이 몰려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통제력을 상실하는 것은 리더에게 매우 괴로운 일이나, 그렇다고 안정감만을 제공하는 근시안적인 대응법으로 공동체를 취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새로운 기회의 순간입니다. 새로운 질서가 형성될 시기를 위해 버텨야 합니다.

  5. 재형성
    교회가 불연속성, 이탈, 과도기를 통과해 나가면서 틀을 다시금 고안해 내려 할 때 재형성의 시기에 접어들게 됩니다. 이 단계는 전통을 재창조하고 참신한 안정성을 발견하는 시기입니다. 새로운 구조와 역할 가운데서 교회는 새로운 틀을 입게 됩니다. 말씀이 중심이 되어 삶이 재정립되고, 새로운 언어, 새로운 역할과 규칙이 등장합니다. 다시 소규모의 안정기를 시작할 시기가 됩니다.

이탈과 과도기를 잘 버티며, 재형성의 장을 준비하는 것이 오늘날 한국교회 리더들에게 마련된 역할입니다. 창조성과 순발력을 필요로 하는 시기에 리더 자신의 육적 영적 기초체력에 대한 점검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공동체가 필요불가결한 변화의 각 단계에 대응할 수 있도록 공동체에 변화를 예고하고 각자가 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 밭을 준비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만일 갑작스레 변화에 돌입한 교회라 한다면, 자신이 처한 단계가 어디인지 분석하고, 적어도 다음 단계에 대한 예측과 심리적 준비를 진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 글은 『 길을 잃은 리더들 』 (앨런 록스버그, 국제제자훈련원)의 제4장의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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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길을 잃은 리더들

이 책은 미셔널 탐구, 즉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의미하는 핵심으로 되돌아가고자 탐구하는 교회 리더들이 직면한 도전에 관한 책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내가 배운 것은, 지금과 같은 격변의 시기에 ‘우리가 어떻게 인도할 것인가.’라는 실질적인 쟁점에 주목하지 않는다면 미셔널 과제들은 결코 뿌리를 내릴 수도, 번영할 수도 없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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