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은 여느 동호회처럼 비슷한 연령대나 동일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구성원들은 비록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각자의 삶에서는 다양한 시점에 직면해 있을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삶을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에 놓인 구성원들을 만나보신 적이 있습니까?
세상 사람들은 죽음을 피하거나 그것도 안 되면 연기해 보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하지만 죽음 뒤에 있는 세상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죽음이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닙니다. 오히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영원으로 가는 하나의 관문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삶을 마무리하는 일도 이러한 관문에 도달하기 위한 준비단계가 되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많은 위인들이 60대, 70대, 혹은 80대에 이룩한 업적들을 기억하고 또 축하합니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삶을 잘 마무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는 죽음만큼이나 생소하고 두려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또 하나의 리더를 발굴하고 양육하는 소그룹이라면 <하프타임>의 저자 밥 버포드가 제시하는 삶을 잘 마무리 하는 법, 즉 “Finishing Well”의 의미가 남다르게 여겨질 것입니다. 한 명의 리더십이 새로운 리더십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소그룹 환경에서는 리더와 구성원이 함께 삶의 마무리에 대해 꼭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버포드는 삶의 마무리를 잘하기 위해서 다른 이들과 나눴던 이야기들을 정리하여 <하프타임의 고수들>에 담아냈습니다. 사역의 전반기를 지낸 이들이 어떻게 후반기를 계획하고 또 마무리를 준비할 것인지를 함께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책 속에서 버포드는 그의 오랜 친구이자 누구나 한번 즈음은 읽어봤을 만한 책 <소명>의 저자인 오스 기니스와 함께 삶의 마무리를 힘들게 할 수 있는 장애물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목적의식의 상실
오스 기니스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삶을 잘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육체적 쇠락이나 질병, 재정의 어려움,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등 여러 이유로 삶의 마무리를 힘들어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치명적인 이유는 평생 일을 해오던 사람들이 은퇴를 하고 더 이상의 목적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이에 대해 소명을 연구하는 기니스는 소명을 기독교적 관점으로 해석한다면 직업에서 은퇴할 수는 있어도 소명에서는 은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우리에게 소명을 허락하신 그분은 우리가 지상에 존재하는 마지막 날까지 붙들고 있을 책임의식을 심어 주셨습니다.
소명과 쫓김의 차이
삶을 제대로 마무리 하지 못했던 파블로 피카소의 이야기 속에서 삶의 마무리에 숨겨진 또 하나의 비밀을 찾을 수 있습니다. 피카소는 생애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텅 빈 캔버스는 내게 모욕이다.” 그는 그림을 그리고 또 그리고, 또 그려야 한다는 정신적 압박감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의 인생은 쫓기는 삶이었습니다. 소명을 깨닫는 것은 과히 멋진 일이지만 이것이 우리 안에 내적강요로 자리 잡으면 어느새 소명은 사라지고 의무와 그 의무에 쫓기는 자신만 남게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유보와 후회
살다 보면 후회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후회하게 만드는 모든 일을 십자가 아래 내려놓고 해결 받을 수 있습니다. 예수를 아는 우리가 그 어떤 유보나 후회 없이 살 수 있는 이유입니다. 우리에게는 스스로 자청해서 우리가 만들어 놓은 끔찍한 혼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고 모든 죄와 실패를 없애 버리는 방법을 알고 계시는 그리스도가 계시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면 그들의 삶은 그 순간부터 잿빛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경주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목표지점이 어디인지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또 경주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요소는 무엇인지, 방해가 되는 요소는 무엇인지 점검해야 좋은 성적으로 경주를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소그룹은 더 이상 개인이 혼자 달리는 경주가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달리는 경주입니다. 구성원들이 각자 처한 환경은 다르지만 서로 이끌어주고 밀어주는 공동체 안에서 결승점을 향해 함께 달려가는 것입니다.
공동체의 소명의식을 잃지 않고 또 이에 쫓기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안에서 함께 그분의 능력과 지혜를 의지하며 결승점에 도달해야 합니다. 그리하면 우리는 우리를 따라오는 다른 이들에게 소망을 주고 힘을 북돋아 줄 수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 소그룹이 마지막을 향하여 서로를 격려하며 열심히 달려가는 소그룹이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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