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 144호 - 효과적인 교육은 경청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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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있어 ‘경청’의 중요성이 강조된 것은 이미 오래된 일입니다. 지식이나 정보만을 단순하게 주입식으로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교육이 아니라면, 경청은 효과적인 교육의 출발점이 됩니다. 특히 교육의 대상자가 이미 자신만의 굳건한 세계관과 가치관을 형성하고 있는 성인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소귀에 경 읽기’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무어라 아무리 말을 해도 그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때의 답답함을 담아내고 있는 말입니다. 교육을 통해 이들을 변화시킨다는 것이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특히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쌓아놓은 견고한 틀을 깨고 나와 변화해야 함을 설득하고 실행하도록 해야 하는 리더의 짐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그런데, 혹시 우리 자신이 지금 누군가에게 이런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대상일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타인의 말을 들을 줄 모르는 사람은 결코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

마음으로 듣고 있는가?

누군가 이야기를 할 때 흥을 돋워 주고 장단을 잘 맞추어 주는가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특별히 격식을 갖출 필요가 없는 잡담에 있어서는 타인의 말을 듣는 것이 그리 힘든 일이 아닙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그다지 경청의 기술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생각과 마음을 주고받는 대화입니다. 바로 제자훈련 소그룹과 같이 우리의 인생과 사상에 대해 주고받는 대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럴 때는 상대의 말을 제대로 들을 수 있는 능력의 소유 여부가 그 사람과의 관계의 수준을 결정짓기 까지 합니다.

경청의 이상적인 단계는 마음으로 듣는 것입니다.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들어야 제대로 들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음으로 듣는 것은 과연 어떤 것입니까? 간단히 말하면, 그것은 상대방을 위해 이야기를 듣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위해 듣는다.’는 것이 다소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누구나 말하는 상대방을 듣고 있는 것이라고 항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우리는 상대방을 위해 듣지 않고 자신을 위해 듣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나의 척도'가 아닌 '상대방의 척도'로 이야기를 듣는 것이 ‘상대방을 위해 듣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척도란 그 사람 입장에서의 사고방식이나 사물을 보는 관점을 가리킵니다. 자신을 위해 듣는 사람은 자신의 척도만을 가지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오로지 '저 사람이 지금 하는 말이 내 척도에 맞는 거야, 안 맞는 거야?'라는 생각에 집착합니다. 자신을 위해 듣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상대방을 위해 듣는 사람은 말하는 이의 척도를 가지고 그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에 대해 집중합니다. 결국 상대방을 위해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을 바꿔 말하면, 상대가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것을 듣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상대가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귀만 아니라 마음도 동원해야 합니다. ‘정말 저 사람이 하고자 말이 무엇일까? 어떤 심정으로 이 말을 하고 있을까?’라는 마음이 있어야 제대로 들을 수 있습니다.

듣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라

마음을 대해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말하는 상대로 하여금 ‘정말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구나!’ 하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3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몸의 방향, 높이 그리고 각도가 그것입니다.

상대방에게 신뢰할 수 있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과 얼굴을 상대 쪽으로 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상대가 열심히 말을 하고 있는데 당신은 다른 쪽에 시선을 두고 있다면 상대는 당신에게 '저 사람은 내 얘기를 듣지 않는구나!'라는 좋지 않은 인상을 주고 맙니다.

다음으로,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과 얼굴의 높이를 상대와 같은 눈높이에 맞추어야 합니다. 말하는 이보다 눈높이가 너무 높으면 강압적인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눈높이가 너무 낮으면 ‘말해서 뭐하나!’라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말하는 이가 가장 편하게 말할 수 있는 눈높이를 찾는 것이 바로 말하는 이에 대한 사랑이자 배려입니다. ‘나는 당신의 말을 열심히 듣고 있습니다.’라는 명시적인 말보다 말하는 이가 편하게 말할 수 있는 눈높이를 만들어 주는 것이 더 큰 소리로 ‘나는 당신의 말에 귀 기우리고 있습니다.’라고 소리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을 상대 쪽으로 약간 기울어야 합니다. 물론 이런 자세는 서로 의자에 앉아 대화를 나눈다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만약 몸을 뒤로 젖혀 으스대는 자세로 듣고 있다면 상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평가하고 있다고 느낄 것입니다. 또한 이때 닫힌 자세, 팔짱을 낀다거나 다리를 꼰다거나 하지 말고 열린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자신의 말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평가받고 있다고 느끼게 되면 자연스럽게 위축됩니다. 동시에 말의 수준이나 양을 조절하게 됩니다.
일부러 과장된 미소를 지을 필요는 없지만 만약 당신의 표정이 경직되어 있거나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다면 상대는 분명 흉금을 터놓고 말을 꺼내기 힘듭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표정이 최상입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시선입니다. 시선이 우왕좌왕하면 상대는 당신에게 좋은 인상을 갖지 못합니다. 시선이 이곳저곳으로 자주 이동하면 ‘이 사람 지금 굉장히 분주하구나. 내가 시간을 뺏고 있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말문을 닫게 됩니다. 그런가 하면 너무 똑바로 응시한다면 오히려 상대는 말을 꺼내기조차 힘이 듭니다. 중요한 것은 따뜻한 눈길입니다. 당신이 상대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듣고 있다는 것을 얼마나 온몸으로 표시할 수 있느냐가 포인트입니다.

근육을 단련하듯 경청에도 단련이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상대를 향한 따뜻한 마음과 배려하는 자세가 습관이 되면 우리도 듣기의 달인이 될 수 있습니다. 효과적인 교육은 마음을 듣는 경청에서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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