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842호 - 리더는 강함과 약함을 함께 드러내야 한다
혼란스러운 사회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리더에게 강한 리더십을 기대합니다. 많은
리더들이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강한 리더십만을 추구하다가, 어느새 자신이 이끄는 사람들과 점점 멀어지는
것을 경험하고 고민에 빠집니다. 자신은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사람들은 자신을 친밀히 여기지 않고 그들과는 거리가 있는 다른 존재처럼 바라보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런 고민 속에서 리더십은 다시 위기에 빠집니다. 강한 리더십을
세워가면서 친밀함도 놓치지 않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존 오트버그 목사는 그의 책<관계훈련>에서, 강함을 드러내기 위해 약함을 감추어야 한다는 통념과 달리
인간관계에서는 강함과 약함이 공존해야 더욱 깊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견해를 펼칩니다. 강한 리더십이
약함의 부재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권위와 약함은 결코 대척되는 개념이 아니다
오트버그는 우선 앤디 크라우치의 <Strong and Weak>를
인용하면서, 관계 속에서 강함을 나타내는 ‘권위’를 “의미 있는 행동을 할 능력”으로
정의하고, ‘약함’을 “큰
위험에 노출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이를 통해서 ‘권위’와 ‘약함’이 결코 서로의 대척점에 있는 반대되는 기질이 아니며,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사람에게 큰 권위와 큰 약함을 ‘동시에’ 주신다는 견해를
펼칩니다. 그 근거로 태초에 하나님께서 사람을 통치 대리인이라는 큰 권위를 가진 존재이자, 타락이라는 유혹에 빠질 수 있는 큰 약함도 공존하는 존재로 지으셨으며, 예수님
역시 권위와 약함이 공존하는 분이셨다고 말합니다. 그는 또 구약학자 월터 브루그만이 최초의 부부 관계를
나타내는 “내 뼈 중의 뼈요 내 살 중의 살”이라는 표현에
대해 해석한 것을 인용하면서, 단단한 뼈와 부드러운 살의 역설 위에 진정한 친밀함이 꽃핀다고 이야기합니다.
권위와 약함이 오용되면 관계는 고통스러워진다
오트버그는 권위와 약함이 직선적인 대척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각각의
요소가 크고 적게 드러나는 상황에 따라 네 가지 다른 양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권위와 약함이
동시에 크게 드러나 친밀해지는 양상만이 긍정적인 관계의 상황이며, 다른 세 양상은 권위와 약함이 오용되어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말합니다. 권위는 크나 약함은 적게 드러나는 관계에서 한쪽이 다른 쪽을 이용하게
되는 관계가 되고, 권위는 적으나 약함이 큰 관계에서는 고통이, 권위와
약함이 모두 적게 드러나는 관계는 퇴보가 두드러지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오트버그는 야곱 한 사람의 가정에서 드러난 다양한 사례를 통해 대부분의 인간관계에서 사람들은 권위를 높이고 약함을
감추려 시도하지만, 그 시도가 오히려 관계를 어렵게 만들 뿐이란 것을 증명합니다.
야곱의 사례
야곱은 그의 형 에서보다 아버지 이삭에게 덜 사랑받는 존재였습니다. 아버지
앞에서 늘 약한 존재였고, 권위는 낮은 대로 낮았기에 ‘고통’ 속에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권위가 강하고 약함이
낮은 모습이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됩니다. 그래서 그는 그와 반대되는 모습을 취하려고 애쓰게 됩니다. 바로 어머니 리브가와 형 에서의 모습입니다.
리브가의 사례
야곱의 어머니 리브가는 그의 남편 이삭을 충분히 속여 넘길 수 있으며, 발견되었을
때 결과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입니다. 이는 자신이 남편보다 권위가 높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자신과 야곱의 약점은 감출 수 있다는 태도입니다. 리브가는 남편과
아들을 자신의 뜻대로 ‘이용’하려고 가정을 위기로 몰아넣습니다.
레아와 라헬의 사례
야곱은 결국 어머니 리브가의 말을 따랐고, 수십년을 쫓기는 삶이 되고
맙니다. 그의 아내 레아는 자신의 매력 없음을 감추고 다산의 강점을 드러내려고 동생 라헬과 “출산전쟁”을 벌이고, 동생
라헬은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도 늘 언니 레아에게 쫓기는 기분이 들게 되었습니다.
권위를 높이고 약함을 낮추려는 많은 시도는 죄를 낳습니다. 한 사람과
그의 가까운 관계들을 파괴합니다. 오트버그는 야곱의 사례 뿐 아니라 아담과 하와의 사례를 예로 듭니다. 뱀은 하나님처럼 높은 권위를 가지면서도 죽음이란 약함을 벗어날 것이라고 아담과 하와를 꼬였지만, 실상은 하나님의 권위와 더욱 멀어지게 되었고, 죽음이라는 약함을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되었음을 지적합니다.
자신의 약함을 애써 감추려 하고 강함만 극대화하려는 시도는 내면의 불안감을 줄이지 못합니다. 자신이 괜찮은 척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약함을 오용하면 하나님께서 주신 권위조차도 위험에 빠뜨리게 됩니다.
약점과 강점을 동시에 드러낼 때 친밀함이 강화된다
야곱의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는 그가 많은 재물과 식솔을 데리고 형 에서에게 돌아왔을 때이지만, 그것만이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형을 만나기 직전 하나님의
사자와 씨름하여 환도뼈가 다치고 그가 준비한 계책이 무용지물이 되었을 때였습니다. 형 에서 앞에서 극도로
약함을 드러냈을 때, 관계가 회복됩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이신 동시에 가장 약한 구유에 난 아기가 되셨을 때, 나사렛의
목수가 되셨을 때, 이 땅에 진정한 평화가 임했습니다.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소망이 생겼습니다. 하나님께서 태초에 지으신 인간의 약함은 하나님 앞에 보시기에 심히 좋았던
아름다움이었던 것처럼, 자신의 강함을 세워갈 때에도 약함을 담대히 드러낼 수 있는 리더만이 진정한 친밀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 글은 『관계훈련』, 존 오트버그, 두란노. Chap 9. <‘약함’과 ‘권위’가 건강하게
어우러질 때 관계가 깊어진다> 내용 일부를 발췌 및 각색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도서소개
관계훈련
저 사람, 참 어렵다……저 사람이 문제일까, 내가 문제일까?
‘아, 누가 내 맘 좀 알아줬으면!’ 모두의 마음속 외침일 것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랑받기를, 환영과 존경받기를 원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와 깊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맺으려고 애쓰다가 도리어 실망하고 상처를 받는다. 이 시대는 지금 ‘혼자 사는 삶’ 열풍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사랑받고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으며, 다른 사람과의 올바른 관계 맺기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이 걸린 필수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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