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571호 - 갈등을 극복하는 소그룹
우리는 수많은 갈등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매일 성별 갈등, 세대 갈등, 지역 갈등, 이념
갈등, 계층 간의 갈등 등 다양한 갈등을 경험합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갈등과 분열이 더 심화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목격합니다. 소그룹도 마찬가지입니다. 소통하면서 겪는 크고 작은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갈등을 극복하는 소그룹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양 문화권에서는 갈등을 “양립할 수 없는 것이 서로 충돌하는 전쟁”으로
이해합니다. 따라서 끝장을 보는 것처럼 다소 극단적으로 갈등을 해결하지만, 실제 뒤끝이 남지 않고 완전히 해결하게 됩니다. 반면 대한민국이
포함된 동양 문화권에서는 갈등을 “둘 이상의 개인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상태” 또는 “경쟁적이거나 적대적인 행동이 유발되는 상태”로 봅니다. 실제 한자로 갈등(葛藤)의
의미는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혀 있는 것과 같이 좀처럼 풀리기 어려워 보이는 상황을 말합니다.
갈등에 대한 정의가 다르다보니 동양 문화권에서는 서양처럼 끝장을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서로 화해하고 양보하면서 갈등을 해결하려고 합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갈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구체적인 문제로 드러나기 전까지는 갈등상황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갈등을 해결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갈등이 가려져 있을 뿐, 안에는 살아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고, 수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소그룹 안에서 갈등이 발생했을 때 갈등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지혜롭게 해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갈등이 더 큰 분열을 일으키지 않도록, 그리고
갈등을 조속히 극복하도록 소그룹의 모든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야 합니다. 이를 위해 사람마다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구체적인 단계를 따라야 합니다. 해결되지 않은 갈등이 없도록 갈등을 해결하는 다섯 가지 유형과 7단계
프로세스를 알아봅시다.
갈등을 해결하는 다섯 가지 유형
소그룹 안에서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람마다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갈등이 생기는 상황을 예로 들어봅시다.
A와 B는 각자 개인의 신념, 가치관, 성격, 욕구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 대해 갈등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갈등을 인지한 두 사람은 각자의 방법으로 갈등을 해결하려 합니다. 그런데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쉽게 해결점을 찾지 못합니다. 서로가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고 함께 상생할 수 있는 행동으로 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갈등관리이론으로 유명한 토마스 킬만 박사는 갈등관리에 5가지 유형이 있다고 말합니다. 자기중심과 상대방중심이라는 2개의 기준으로 매트릭스를 만들어 1) 자기중심은 높지만 상대방중심이
낮은 강요형, 2) 자기중심도 낮고 상대방중심도 낮은 기피형, 3) 자기중심은
낮고 상대방중심은 높은 양보형, 4) 자기중심과 상대방중심이 모두 높은 협력형, 5) 자기중심과 상대방중심이 적절한 타협형, 이렇게 5가지로 분류합니다. 이러한 5가지
유형은 방향성에 따라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1) 강요형
강요형은 자신의 관점과 방식을 취합니다.
권위, 직위, 다수결 또는 소수파가 갈등을 진정시키고, 지배를 당하는 쪽이 자신의 주장을 포기하게 되어 Win-Lose 결과를
초래합니다. 권위가 필요하며, 그것이 목적을 달성하는데 유용할
때 주로 사용하는 유형입니다.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긴급상황에서 주로 강요를 하게 됩니다. 또한 자신이 옳다는 확신이 강하고 그 결정이 조직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될 때 강요를 하기도
합니다. 협력형이나 타협형들은 강요형 스타일에 부담을 많이 느낍니다.
2) 회피형
회피형은 갈등을 관리하지 않는 유형입니다.
문제의 존재를 완전히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Lose-Lose 결과를 초래합니다. 관점의 차이를 인식하지만 상황을 외면하며 해결을 보류시킵니다. 갈등상황을
피하고 보는 것이 본인의 마음을 편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회피형이 필요한 상황은 이슈가 사소하거나 더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다른 이슈가 있는 상황입니다. 회피형은 갈등해결의 효과보다 손실이 더 클 때도
아예 모른 척 지나가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며 갈등이 심해지면 평정을 취하고 관점을 재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회피를 합니다. 일반적인 다른 유형들은 회피형을 가장 선호하지 않습니다.
3) 타협형
타협형은 상호절충을 통해 해결안을 도출합니다. 쌍방이 중간지점에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자기 주장의 일부를 포기합니다. 타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타협형이 원하는
상황은 동등한 힘을 가지고 있는 상대방이 상호배타적인 목표를 고집하는 것입니다. 힘이 동등하기 때문에
강요할 수 없고 결과가 반드시 나와야 하기 때문에 반대 입장을 들어주면서 자신의 이득도 가져오는 것입니다. 타협형은
상대방의 주장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면 자신이 조금 양보하더라도 그 부분을 인정해 주면서 타협을 시도하는 유형입니다.
4) 양보형
양보형은 상대방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신의 관점을 무시합니다. 표면적으로 조화로운 상태가 되지만 갈등이 지속적으로 존재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보를 했기 때문에 갈등이 완전히 해소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내면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억압된 채 그대로 남아 있다면 자신에게 불리한 Lose-Win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따라서 양보형은 그 순간을 넘기기 위해 뒷걸음질 쳐서는 안 됩니다. 양보형이 마음이 편해지는 상황은 상대방의 이슈가 더 중요할 때입니다. 갈등이
생겼을 때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의 일이 더 중요하거나 다급해 한 발 물러서 주는 것입니다. 양보형은
때때로 자신에게 더 중요한 이슈를 위해 신뢰감을 먼저 축적하고자 전략적으로 양보하기도 합니다. 이번
건은 양보하지만 자신에게 더 중요한 건에 대해 상대방이 양보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을 수 있습니다.
5) 협력형
협력형은 쌍방의 이슈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해결안을 도출합니다. 창조적인 문제해결과정이 필요할 때 서로 협력하고, 각 개인의 능력이나
가치, 전문성이 인정될 때 협력하기도 합니다. 각자의 입장은
분명히 하면서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 Win-Win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실제 갈등상황에서 가장 바람직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협력형이
필요한 상황이 있는데, 쌍방의 이슈가 일시적인 타협보다는 적극적인 문제해결을 필요로 하는 상황입니다. 협력해서 갈등을 정확하게 해결하고, 문제에 대한 상이한 입장을 통합하는
것입니다.
소그룹 구성원들은 각자 자신이 어떤 유형에 속해 있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갈등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며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행동으로 변화를
시도할 때, 갈등의 고리들이 많이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갈등을 해결하는 7단계 프로세스
소그룹 안에서 갈등이 발생했을 때 소그룹 구성원 모두가 다음의 7단계 프로세스에 맞춰 갈등을 해결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1단계) 갈등해결을 위한 마음의 태도를 잘
갖춘다
갈등이 있는 사람에게 최대한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비판하지 말아야 합니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며 평온하게 상대방과의 갈등이 잘 해결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습니다.
2단계)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
내가 아닌 타인의 입장에서 이 갈등상황을 ‘저 사람이면 어떻게 생각할까?’ 아니면 ‘또 다른 타인이라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입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갈등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을 먼저 이해하려는 마음을 갖는다면 그 상황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3단계) 서로의 근본적인 관심과 욕구를 파악한다
상대방의 상황과 마음을 이해했으니 이제 나의 욕구를 전달하고 상대방의 욕구를
확인합니다. 상대의 욕구를 알아야 갈등을 해결할 실마리를 풀 수 있습니다.
4단계) 서로의 관심과 욕구에서 공통점을 발견한다
나와 상대방의 욕구의 공통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공통점이 있는지 살펴보고 발견합니다.
5단계) 서로의 관심과 욕구에서 차이점을 발견한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갈등이
생기는 근본적인 원인을 욕구에서 찾는 것입니다. 차이가 발생하는 욕구를 해결해 주면 문제는 해결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어떤 부분을 협력하거나 타협하거나
양보하면 잘 해결할 수 있는지 고민합니다.
6단계) 서로의 욕구를 조절할 수 있는 해결안을
찾는다
욕구의 차이를 알아냈으니 최대한 협력해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모색합니다. 상황을 비교해보고 갈등이 해결되지 않았을 때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봅니다.
그리고 그 상황이 서로에게 얼마나 나쁜 결과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공감하고 양보하거나 협의할 수 있는 선을 열어 둡니다. 그렇게 타협을 한 후에 최종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선까지 대화를 합니다.
7단계) 액션플랜 수립 및 목표, 실행계획을 평가한다
6단계에서 합의가 잘 되었다면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액션플랜을 만듭니다. 그리고 목표를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들을 기록하여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관리합니다.
이처럼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7단계에 걸쳐 갈등을 해결해 나가면 어떤 소그룹이든 내부적으로 발생한 갈등을 해결할 힘을 얻게 됩니다. 이때, 사람과의 관계와 문제를 분리하여 생각하며, 감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갈등도 감정을 내려놓고 생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개인의 입장과 명예를 내려놓고 실익과 현실을 선택해야 합니다. 또한, 서로가 Win-Win할 수 있는 대안을 찾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사용해 갈등을 해결해야 합니다. 이렇게
할 때, 소그룹이 갈등을 극복하고 회복과 부흥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소그룹 인도자와 구성원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갈등 해결에 초점을 둔다면, 갈등이
만연한 이 시대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아름다운 소그룹이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완벽한 소통법』(유경철, 천그루숲) 중 일부를 발췌, 각색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