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562호 -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사역 원리
우리는 하나님께서 부르신 사람들입니다. “부르심을 받다”라는 말은
하나님의 모든 자녀에게 적용되는 말입니다. 우리는 부르심을 받은 하나님의 자녀이며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힘쓰는 자들이지만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을 바라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일하는데도 꽃길이 펼쳐지지 않습니다. 어려움이 계속됩니다.
우리의 힘으로는 견디기 어려운 상황들에 부딪히게 됩니다.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내가
섬기는 소그룹 안에 분열과 다툼이 일어나 한마음을 품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어려움 속에서 우리는
너무 힘들어 절망하고 낙담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바라보고 집중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일평생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 성도를 온전하게 세우고자 열심을 다한 바울의 걸음을 따라가며 우리가 걸어가고
있는 소그룹 사역의 길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 봅시다.
사역의 길: 고난,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서 가야 할 길은 한 가지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바로 영광과 고난의 길입니다. 영광과 고난은 따로 떨어져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는 로마 성도들에게 그들이 영광을 받기 위해서는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자녀이면 또한 상속자 곧 하나님의 상속자요 그리스도와 함께 한 상속자니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할 것이니라”(롬 8:17).
바울은 이 가르침을 자신에게도 적용합니다. 그는 복음을 전하면서
수많은 어려움과 고난을 겪었습니다. 그리스도 예수의 종으로서 영광만 있는 길이 아니라 고난과 십자가의
길을 걸었습니다. 사역자로서 우리는 혹시 영광의 길만 추구하지는 않는가요? 우리는 삶과 사역에서 어떤 고난을 당하고 있나요? 바울이 기꺼이
수고하고 고난을 받는 이유는 자신을 사도로 불러 주신 하나님의 일방적인 은혜를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자신의 사도 됨이 하나님의 은혜 덕분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은혜와 사도의 직분을
받아 그의 이름을 위하여 모든 이방인 중에서 믿어 순종하게 하나니”(롬 1:5). 한글 성경은 은혜와 사도의 직분을 병렬시키고 있습니다. 은혜는
그리스도인이 하나님께 받는 전적인 선물이며 사도의 직분은 바울의 특별한 부르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두 단어는 서로 다른 두 의미를 병렬한 것이 아니라 두 단어로 한 가지의 의미를 제시하는 표현법입니다. 그러므로
“은혜와 사도의 직분”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로 받은 사도의 직분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도의
직분을 하나님의 은혜로 받았기에 바울은 하나님을 위해 고난까지도 기쁘게 받아들인 것입니다. 우리는 물질적으로
부유한 시대에 혹시 그 부유함에 빠져 십자가의 길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또는 소그룹 사역 현장이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일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봅시다.
사역의 동력: 하나님의 주권적인 선택과 은혜
바울은 사도로서의 부르심을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합니다. 그는
이 은혜를 여러 가지 측면으로 설명합니다. 자신의 부족함에 불구하고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 부르신 은혜가
그중 하나입니다. 이 언어는 택정함이라는 단어로도 표현됩니다. 하나님은
바울을 그분의 일꾼으로 이미 정하셨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부르심과 관련해서 하나님의 미리 정하심을 예레미야와
이사야 같은 선지자들이 받은 부르심과 같은 것으로 이해합니다. 예정을 운명론적 틀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로 이해합니다. 바울이 자신의 부르심을 철저하게 하나님의 은혜로 이해하고 고백하는
것은 매우 특징적입니다. 우리는 사역을 잘 감당할 이유를 우리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그런 방식으로 자신의 부르심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일 뿐이다”라고 바울은 강조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은혜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목사님, 설교에 은혜 많이 받았어요.” 또는 소그룹 모임이나 집회 같은 데 참여하고 은혜를 받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은혜’는 일시적인 감정의 동요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말씀과 찬양으로 받게 되는 은혜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은혜는 우리가 일방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선물입니다. 은혜는 무조건적입니다. 코로나19로 엄중한 상황에서 소그룹 사역을 감당하는 것이 어렵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 때문에 하나님께서 정해
주신 아름다운 일을 풍성하게 누리면서 이 부르심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사역의 동역자들: 함께 가는 길
바울은 홀로 사역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늘 동역자들과 함께 일했습니다. 다른 밭고랑에서 각자 일하고 있어도 한 밭을 일구는 일입니다. 고전 3장에서 바울은 동역자들과 함께 하나님의 밭을 일구는 그림 언어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지금 현대 사회에서는 서로 치열한 경쟁을 하다 보니 그 경쟁의식이 교회 안에서도 흘러 들어와 있습니다. 성도들과 함께 교회나 소그룹을 세우고자 하는 협력 의지는 부족하고, 경쟁에서
이겨 자기만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자 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소그룹을 비롯한 교회의
모든 사역에서는 “함께”가 강조되어야 합니다. 바울은 그 “함께”라는 가치를 위해서 사역한 사도입니다.
바울은 자신의 편지에서 그의 복음 사역에 동참한 여러 동역자를 언급합니다.
“십사 년 후에 내가 바나바와 함께 디도를 데리고 다시 예루살렘에 올라갔나니”(갈 2:1). 바울은 안디옥 교회를 대표하는 바나바와 동역을 통해서 이방인들 가운데 나타난 성령의 역사하심을 예루살렘
교회에 보이기 위해 디도를 데리고 왔을 것입니다. 그 외에도 바울은 교회를 세우는 사역에 여러 동역자들과
협력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역을 하기 위해서는 동역자들 간의 동지 의식이 기초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사역에서의 동역은 수직적일 뿐만 아니라 수평적인 성격을 가집니다. 그리고
동역에서 중요한 것은 기도라 할 수 있습니다. 바울은 자신의 사역을 위해서 자주 기도를 요청합니다. “끝으로 형제들아 너희는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기를 주의 말씀이 너희 가운데서와 같이 퍼져 나가 영광스럽게 되고”(살후 3:1). 바울은 데살로니가 성도들에게 자신의 사도적인 사역을
도와 달라고 요청하는데, 특별히 복음의 말씀이 퍼져 나가도록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우리는 교회와 우리가 속한 소그룹 공동체를 경쟁의식과 갈등이 아닌 함께 기도하고, 함께 땀 흘리고, 함께 복음을 전하고, 함께 세워가는 일에 동역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바울의 부르심의 목적은 이방인들이 구원받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
궁극적인 목적은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즉 모든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러 그분에게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고 모든 성도가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는 것이 바울 사역의 궁극적 목적이었던 것처럼 2022년 한 해도 바울의 사역 원리를 다시금 기억하며, 하나님께서 맡기신 소그룹 공동체를 고난과 은혜와 동역으로 묵묵히 섬기어 나가기를 바랍니다.
※ 이 글은 『바울의 사역 원리』 (김명일, 이레서원)의 내용을 일부 발췌 및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도서소개
바울의 사역원리
바울은 선교사이자 목회자로서 복음을 널리 전하고 교회를 설립하고 성도를 양육했다. 그는 예루살렘에서부터 지금의 동유럽까지 복음을 전했고, 당시 땅끝으로 여겨졌던 스페인에도 가서 복음을 전하려는 열정을 품고 있었다. 그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난과 핍박을 겪으면서도 예수님의 길을 따랐다.
바울이 이렇게 자신의 삶을 다 드려 사역할 수 있었던 동기는 무엇일까? 여러 교회를 세우고 그 교회들을 영적으로 세우기 위해 어떤 사역 원리를 가지고 있었을까? 그렇다면 이 시대에 우리가 복음 사역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 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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