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788호 - 팬데믹(pandemic) 시대,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지침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 19)가 대한민국에 상륙한 지 어느덧 3개월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급기야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3월 11일(현지 시각) ‘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인 전염병 대유행인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습니다. 교회들은 방역 당국의 지침에 따라 선제 대응 차원에서 각종 모임을 대폭 축소하고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이는 근세 교회사에도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미래자립교회’로부터 대형교회에 이르기까지 모든 교회 리더십 그룹은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길을 어떻게 가야 할지,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이에 Central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실천신학과에서 코칭, 멘토링 전공 코디네이터로 재직 중인 Eileen R. Campbell-Reed는 팬데믹 시대에 리더가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한 지침을 다음과 같이 제시합니다.
1.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며 ‘신앙적 거리 좁히기’
팬데믹 시대에 안타까운 현실 중 하나는 성도가 함께 모여 예배, 기도, 찬양하며 서로 교제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유연하게 반응하지 못하고 몇몇 사람들은 오프라인 공동체 모임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교회 공동체는 사회에 책임을 지고 성도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모임을 축소하고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습니다. 이것은 타협이 아니라 대안이며, 이른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편 성도는 보통 악수나 가벼운 포옹 또는 식사를 함께하며 성도의 교제를 실천합니다. 이는 초대교회 때부터 내려온 성경적 관행이고 현대교회 생태계에 토착화된 하나의 문화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관행들을 하룻밤 사이 바꾸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팬데믹 시대에 교회 리더십 그룹은 새로운 만남의 방식을 마련하여 성도들과의 교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물리적으로 멀어도 감성은 하나로 묶는 ‘신앙적 거리 좁히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문자 플랫폼, SNS 또는 비디오 소프트웨어(화상 통화)”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도구 활용을 강화하여 성경공부나 소그룹 모임 등 각종 모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도구가 익숙하지 않은 성도를 위해서는 전화나 손편지와 같은 고전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활용해 뜻밖의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하며 충분히 교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2. ‘창조적이고 지혜로운 방법’을 모색하여 재정 확보하기
팬데믹 시대를 지나며 사람들이 가지는 두려움은 비단 감염 문제만은 아닙니다. 감염 문제보다 더 큰 두려움은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입니다. 현재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기간이 길어지며 경제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습니다. 식당과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들은 매일 피가 마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무급 휴가를 강요받기도 하며 하루아침에 일자리가 사라지는 일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불안감은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교회가 코로나19로 현장 예배를 한 달 가까이 중단하게 되며 현실적 어려움에 부닥치게 되었습니다. 헌금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일부 개척교회나 소형 교회는 존폐 갈림길에 섰으며 목회자들은 일용직을 찾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불가피한 상황 속에서 교회는 예배나 소그룹과 더불어 ‘온라인 헌금’을 도입하는 추세입니다. Eileen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동의합니다. 그는 목회자들 또는 교회 리더십 그룹이 작금의 시대 속에서 평소보다 창조적이고 지혜롭게 재정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하며 교회 구성원들에게 노골적이되 정직하게 독려하도록 권면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할 것을 제안합니다. 물론 구체적인 적용 방법은 교회마다 다를 것입니다. 교회는 자기 사정과 형편에 맞게 ‘창조적이고 지혜로운 방법’을 모색하여 재정을 확보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결핍에 초점을 두면 둘수록 두려움이 자라겠지만, 반대로 공동체의 필요를 채우는 것에 초점을 두어 힘을 모으면 그만큼 상호 신뢰가 커지고 회복에 대한 기대도 함께 자란다는 사실을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본 지침을 제대로 따르면 팬데믹은 공동체의 결집력을 키우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3.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지속해서 소통하기
전문가들은 속속 코로나19발 최악의 시나리오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어쩌면 사람들은 이미 최악의 시나리오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위기와 불확실성 속에서 사회는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했고 이는 목회적 환경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개인 경조사는 물론이고 대내외 행사들이 차질을 빚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혼돈의 시대를 지나며 교회 리더십 그룹은 교회 구성원들에게 명확한 방향 제시와 더불어 지속해서 소통해야 합니다.
작고한 랍비이자 치료사인 Edwin Friedman은 가족과 공동체에 관해 연구했는데 그는 변화를 주도하려면 사람들에게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그들과 지속해서 소통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교회 리더십 그룹은 구성원들이 팬데믹 시대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주고 그들과 지속해서 소통함으로 상황과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리더는 시시각각 쏟아져나오는 코로나19에 관한 정보와 소식을 재빠르게 접하고 교회의 정책 결정들을 교회 구성원들에게 때마다 공유하는 노력을 가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민의 피로감과 우울감이 쌓이고 있습니다. 현 시국에 따른 교회의 대처 방안 마련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모두 지혜가 필요하고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이때 리더는 손을 놓고 있을 수 없습니다. 리더는 때에 맞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위에 제시한 지침들을 바탕으로 팬데믹 시대를 넉넉히 극복하는 한국교회 되기를 바랍니다.
※이 글은 『Four guidelines for improvising pastoral leadership through a pandemic』 (Eileen R. Campbell-Reed. The Christian Century. 2020년 3월 20일) 중 일부를 발췌, 각색한 것입니다.
※ 해당 글이 기고된 웹사이트 :
https://www.christiancentury.org.
The Christian Century는 1884년 처음 출판한 이래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 기반을 둔 복음주의 잡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