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490호 - 친숙한 것과 아는 것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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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인지(meta-cognition)

우리는 종종 친숙한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신이 무엇에 대해 알고 있는지 여부를 객관적인 지표보다는 친숙함에 기초해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친숙하지 않는 것에 대해 “나는 이것을 잘 모릅니다”라고 쉽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대한민국의 수도 이름을 아십니까?”라는 질문에 “예”라는 대답을 쉽게 하고, “과테말라에서 일곱 번째로 큰 도시 이름을 아십니까?”라는 질문에는 “아니오”라는 대답을 쉽고 빠르게 합니다. 과테말라의 일곱 번째로 큰 도시는 생활에서 거의 접하지 못하는 매우 생소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알 리가 없다는 판단을 쉽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렇게 판단하는 기제를 ‘메타인지(meta-cognition)’이라고 부릅니다.

친숙함의 함정

메타인지는 인간이 자신이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에 대해 인지하고 문제점을 찾아내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그런데 이 메타인지가 우리로 하여금 치명적인 함정에 빠지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대상이 친숙하긴 하지만 실제로는 잘 모를 경우입니다.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며 소그룹 모임을 시작했는데, 막상 소그룹 구성원들을 잘 알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그룹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몰라 막막한 경우가 바로 이에 해당합니다. 친숙함 때문에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아는 바가 전혀 없는 것이지요. 이렇게 친숙함은 우리를 함정에 빠뜨립니다. 잘 알지 못하는 것을 잘 안다고 오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잘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자신감을 가지게 합니다.

명확하고 자세한 설명

책 ‘스마트 싱킹(Smart Thinking)’의 저자이자 미국 텍사스주립대 심리학과 교수인 아트 마크먼(Arthur B. Markman)은 ‘지식’이 무엇인지 설명하면서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지식이 있다. 첫 번째는 알고 있다는 느낌은 있지만 남에게 설명할 수 없는 지식이다. 두 번째는 알고 있다는 느낌도 있고 남에게 설명도 할 수 있는 지식이다”라고 말합니다. 사실 이 두 가지 중에 진정한 지식은 후자입니다. 전자는 친숙함의 함정에 빠져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소그룹 리더는 흔히 자신의 의중을 소그룹 구성원들이 잘 알고 따라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그룹 구성원들과 소그룹 환경이 자신에게 친숙하기 때문에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남들도 자신만큼 안다고 착각에 빠지는 것입니다. 소그룹 리더는 먼저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바를 소그룹 구성원들에게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자신이 어디를 어떻게 모르고 있는지 파악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최대한 친절하게 여러 번 설명하여 소그룹 구성원들이 실제적으로 이해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래야 구성원들이 친숙함을 넘어서 실제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습니다. 즉, 친숙함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명확하고 자세한 설명을 여러번 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

영국 고전경험론의 창시자인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은 ‘아는 것이 힘이다(scientia est potentia)’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그는 모든 편견과 선입관에서 벗어나 바른 연구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고 말하며, 지식 확립의 방법으로 연역법이 아닌 귀납법을 사용하자고 했습니다. 그의 말 대로 아는 것은 힘이 됩니다. 소그룹 환경이 어떤 환경인지 알고, 소그룹 구성원들의 특성이 어떠한지 아는 것은 소그룹 리더에게 큰 힘과 능력이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무엇인가를 아는지 모르는지 판단하는 척도를 친숙함에 두어서는 안됩니다. 친숙한 것과 아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신의 소그룹이 어떤 소그룹인지, 자신이 이야기하는 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하고 자세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것입니다. 소그룹 리더는 친숙함의 함정을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편견과 선입관을 뒤로하고, 면밀하게 자신과 소그룹을 관찰해야 합니다. 친숙한 것과 아는 것의 차이를 알고, 소그룹 구성원과 소그룹 주제에 대해 이해하며, 명확하고 자세한 설명으로 소그룹을 인도할 때, 소그룹 환경이 가지는 유익을 온전히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은 『 이끌지 말고 따르게 하라 』(김경일 저, 진성북스) 중 일부를 발췌, 각색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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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이끌지 말고 따르게 하라

이 책은 인간 사이의 소통과 리더십에 관한 지난 수십 년 동안의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종합한 보고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소통에 관해 말해주는 훨씬 더 작고 구체적인 과학적 메커니즘을 밝혀내려는 내용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리더로서 조직과 직원을 성공시키기 위해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지, 그 바람직한 모습을 인지심리학으로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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