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756호 - 우크 엔카쿠멘

목록보기 조회수 4872

크리스천 리더가 받는 압박감은 극심하고 보통 수그러들 줄 모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우리는 바쁘고 피곤합니다. 휴가는 말할 것도 없고 가족들을 위해서도 충분한 시간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인정받는 리더로 살기 위해 느끼는 책임감도 만만치 않습니다. 누군가 사역을 비판할 때는 그 비판의 화살을 견디고 힘겨운 결단을 내리는 책임을 감당합니다.

우리는 이 모든 문제로 인해 낙심합니다. 사실 낙심이야말로 사역에서 가장 위험한 문제입니다. 낙심은 비전과 열정을 빼앗아 갑니다. 따라서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어떻게 이 압박감을 견뎌 내느냐’에 있습니다. 고린도후서 4장 1절과 16절에 보면, 반복되는 헬라어 어구가 있습니다. 그것은 ‘우크 엔카쿠멘(ouk enkakoumen)’입니다. 대부분의 번역은 “우리는 낙심하지 않습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바울은 기독교 사역의 영광스러움 때문에,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크 엔카쿠멘‘, 우리는 낙심하지 않는다고 고백합니다.

두 가지 문제: 수건과 몸

리더로 섬길 때 낙심을 유발하는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가 사역하는 대상 안에 있는 외적이고 객관적인 문제이고 두 번째는 우리 안에 있는 내적이고 주관적인 문제입니다.

첫 번째 문제는 수건(veiling)이라고 부르는 ‘칼뤼마(kalyma)입니다. 바울은 고린도후서 3장 15절에서 모세의 글을 읽은 유대인과 이방인의 마음에 수건이 덮여 있다고 말합니다. 이는 믿지 않는 이들의 마음을 덮은 수건으로 복음의 진리를 보지 못합니다. 그들은 영적으로 눈먼 상태입니다. 우리는 복음을 명명백백하게 제시하지만 사람들은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우리는 복음을 아주 단순하게 풀어서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리스도인 사역자에게 이보다 더 낙심되는 일이 있을까요?

두 번째 문제는 ‘소마’(soma), 즉 몸입니다. 우리의 몸, 복음이라는 보배가 담겨 있지만 허약하고 깨지기 쉬운 인간 질그릇입니다(고후 4:7-18). 우리의 개인적인 약함과 죽을 수밖에 없는 몸으로 허약한 설교자와 눈먼 회중이야말로 정말로 난감한 문제입니다.
우리는 수건을 걷어 낼 수 없으며 믿지 않는 이들의 눈먼 상태를 고칠 수 없습니다. 또 우리는 마음과 몸의 약함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문제들을 마주할 때 어떻게 이 낙심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낙심에 대한 해독제

첫 번째는 수건입니다. 사람들이 복음에 반응하려 하지 않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합니까? 우리는 어떤 유혹이 있는지 잘 압니다. 우리는 그들이 복음에 반응하도록 강요하고 싶어집니다. 또 감정적, 심리적 기술들에 의존하여 사람들을 믿도록 조종하고 싶은 유혹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 유혹을 단호히 물리쳐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 싸우는 두 신을 만납니다. 이 세상의 신인 사탄과 창조의 하나님입니다. 이 세상의 신은 사람들의 마음을 혼미하게 하지만 창조의 하나님은 마음에 빛을 비추십니다. 이는 복음의 빛입니다. 복음은 하나님이 어둠을 이기고 사람들의 마음에 빛을 비추는 수단입니다. 복음 선포는 어둠의 군주를 타도하고 사람들의 마음에 빛을 비추기 위해 하나님이 정하신 수단입니다. 그러므로 ‘우크 엔카쿠멘’, 우리는 낙심하지 않습니다. 수건이 사람들의 마음을 가리고 있어서 우리 힘으로 뚫을 수 없지만, 복음이 선포될 때 하나님의 능력으로 뚫어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문제인 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예수님은 바울에게 있는 육체의 가시를 제거하지 않으셨습니다(고후 12:7). 그럼에도 바울은 9절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함이라.” 여기서 ‘하려 함’이라는 어구는 고전 2장 3-5절과 고후 4장 7절을 포함해서 세 번 등장합니다. 이는 고린도전후서의 강조점입니다. 즉 하나님의 능력이 인간의 약함 가운데서 드러나고 하나님의 힘이 죽음을 통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바울처럼 육체의 가시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벗어나게 해 주실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분의 능력이 우리에게 거하도록 종종 의도적으로 우리를 약함 가운데 두십니다.

19세기 초기에 호주 시드니에 정착한 영국인 이주민 토머스 서트클리프 모트(Thomas Sutcliffe Mort)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호주에서 유럽으로 고기를 수출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모트는 유럽에 도착하기 전에 고기가 상해버리는 경우가 여러 번 반복되자 식품을 효과적으로 냉장하는 방법을 발명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이 일을 3년이면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26년이 걸렸습니다. 결국 그는 냉장된 고기의 첫 배송품이 호주를 떠나는 것을 보았지만, 그 고기가 유럽에 도착하기 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서재에 가면 벽 맨 위쪽 둘레에 자신의 좌우명을 스무 번이나 적어 놓았습니다. ‘끝까지 인내해야 성공한다.’ 이와 같이 하나님은 우리에게 끝까지 인내하는 은혜를 주십니다. ‘우크 엔카쿠멘.’

※ 이 글은 『 리더가 리더에게 』(존 스토트, IVP)의 내용을 일부 발췌 및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본문내용 다운로드

한글파일 워드파일

도서소개

리더가 리더에게

이 책에서 존 스토트는 리더가 직면하는 실제적인 어려움을 4가지로 짚어내고, 탁월한 성경 주해와 진솔한 경험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예화를 더하여 리더에게 닥쳐오는 문제를 돌파해 나갈 리더십의 핵심 원리를 제시한다. 이에 더해 존 스토트의 디모데였던 마크 래버튼과 코리 위드머의 이야기는 존 스토트의 가르침과 실천이 실제로 얼마나 통합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생생한 증언이다. 또 부록에는 존 스토트가 사역, 리더십, 섬김이라는 주제로 쓴 글이 발췌되어 보다 섬세한 논지도 볼 수 있다.

자세히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