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449호 - 성육신적 소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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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육신적 교회>의 저자 마이클 프로스트는 그의 저서에서 교회가 세상과 동떨어져 이원적 생활을 하는 것이 복음적이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는 현대 사회 자체가 점차 개개인으로 분열되고 남과 거리를 두려 하는데, 교회는 이러한 사회적 흐름의 위험성에 동참해선 안 된다고 말합니다. 현대 사회는 사람을 소모품처럼 여기는 풍조가 있는데, 그는 이를 성육신과 반대되는 개념인 ‘탈육신’이라 칭합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은 하나님께서 직접 사람 가운데 오신 성육신의 은혜를 유지해야 하는데, 교회가 현대 사회의 ‘탈육신’의 위험에 노출되어있다는 경고입니다.
이웃 사랑의 명령을 몸으로 직접 실천하지 않고, 그저 이웃 사랑의 가르침에 동조를 표하는 정도로 자신의 사명을 감당했다고 믿는 것이 현대사회 속 교회의 ‘탈육신’의 한 모습입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명령에 지적인 동의를 표하고 가만히 있는 공동체가 아닙니다. 동의는 잘 모르는 사람도, 멀리 사는 사람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명령을 듣고 몸을 던져 실행하는 것은 잘 아는 사람, 가까이 있는 사람, 믿는 사람만이 가능합니다. 교회 안의 작은 교회인 소그룹은 그리스도의 모습을 따라 희생과 헌신의 현장으로 직접 자신의 몸을 던지는 공동체여야 합니다. 성육신적 소그룹은 다음 여섯 원칙을 지키는 소그룹입니다.

먼저, 소그룹이 속한 지역사회의 일원이어야 합니다. 소그룹이 발 딛고 살아가는 지역에 대해 그 어떤 소속의식이 없다면, 역으로 자신이 속한 지역에 그 어떤 복음적 영향력을 끼칠 수도 없습니다. 소그룹은 가능한 지역 기반이어야 하며, 그 지역에 실질적인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활동을 함께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둘째, 소그룹원들 안에 아름다운 신앙의 기억과 전통이 공유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전통이란 지켜야 할 규율이 아니라 반복하여 기념할 만한 영적 공감의 순간들을 뜻합니다. 소그룹원의 세례와 입교, 훈련과 같은 영적 성장과 훈련의 순간들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특별한 시간을 갖고, 가능하면 출산과 생일 등 인생의 경조사도 함께 공유하는 것을 말합니다.

셋째로 죄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고 또 용서할 수 있는 소그룹이어야 합니다. 정죄하고 심판하는 것은 교회의 리더십과 상의하며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일이지만, 모든 책임을 ‘상급기관’에 떠미는 것은 건강한 태도가 아닙니다. 성경적 원칙이 명확히 제시되어 있고, 평소에 서로가 동의할 명확한 가르침이 공유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기반이 있어야만 성경적 권징의 순서에 따라 죄를 범한 사람에게 한두 사람이 먼저 조용히 다가가 권면할 수 있게 됩니다. 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불편해하고 그저 경조사만 챙기고 함께 활동하는 시간만 갖는 것은 교회가 아니라 동호회입니다.

넷째는 정의가 소그룹의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이는 죄에 대한 인지와도 연결됩니다. 고아와 과부를 돌보고 약자를 세워주는 것은 초대교회의 일관된 원칙이었습니다. 소그룹 역시 가장 약한 사람을 위로하고 권면하여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다섯째는 목적을 계속하여공유하는 것입니다. 리더십이나 핵심멤버들만 목적을 아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소그룹의 목적을 공유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의식적으로 가져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제자를 세워간다는 소그룹의 존재 목적이 처음 온 사람이나 오래 있었던 멤버에게 모두 동일하게 인식되어야 합니다. 또한, 그 목적이 더디더라도 계속 실행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소그룹은 교회와 마찬가지로 개혁되어야 합니다. 개혁은 개개인의 반성과 회개를 통해서도 이루어지지만, 공동체의 개혁은 인적 쇄신을 통해서 일어납니다. 존경해 마지않는 리더라 할지라도 언젠가는 다음 리더에게 리더십을 물려줘야 한다는 것을 소그룹이 함께 인식하고, 건강한 차기 리더십을 세우는 노력을 지속해야 합니다. 때가 되었을 때, 리더십이 될 만한 소그룹원이 없는 상황에 부닥치지 않도록, 누구나 상황과 장소에 따라 말씀을 나누고 모임을 인도할 만한 훈련이 될 수 있도록 권면해야 합니다.

소그룹이 더이상 개인의 신앙생활을 보조하는 임시적 도구로 여겨지지 않길 바랍니다. 소그룹이 내 신앙생활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불만족이 있거나 어려움이 있으면 언제나 이탈하여 새로운 소그룹을 선택하는 진열대 위의 상품이 되어서도 안됩니다.
우리 교회의 소그룹이 공통의 목적을 공유하여, 이 땅, 이 시대에 함께 살아 숨쉬며 울고 웃고 피땀 흘려 그리스도의 제자들을 세워가는 성육신적 소그룹이 되길 바랍니다.

※이 글은 『 성육신적 교회 』 (마이클 프로스트, 새물결플러스) 의 일부 내용을 발췌, 각색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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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성육신적 교회 - 탈육신 시대에 교회의 역사성과 공공성 회복하기

『성육신적 교회』는 “해체”와 “탈육신”이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현대 문명에 대한 비평과 함께 현대 기독교 현상을 통렬하게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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