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682호 - 제도주의를 경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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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후 2015년 5월 11일

682호

제도주의를 경계하라

수많은 교회들이 성도들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성장시키기 위해 제자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종종 제자훈련 수료자를 배출할 뿐 그리스도의 진정한 제자를 키워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시스템화의 한계입니다. 이처럼 그리스도의 진정한 제자가 아닌, ‘다른 제자’의 모습은 그리스도가 지상사역을 하시던 시대에 이미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복음서에서 발견하는 네 유형의 ‘다른 제자’들의 모습을 살펴보고, 어떻게 하면 특정 방식과 사람만을 고집하며 따라가지 않고 그리스도의 제자라는 정체성을 지켜나갈 수 있을지 생각해봅시다.

‘다른 제자’의 첫 번째 유형은 헌신적인 전통주의자라 할 수 있는 모세의 제자입니다. 이들은 모세를 통해 하나님과 특별한 관계를 맺은 유대인의 혈통에 의지했습니다. 또한 자신의 지위와 특권에 초점을 맞추는 데에만 급급한 나머지, 그 지위와 특권이 예수님을 증거하기 위해 주어졌음을 잊어버린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늘의 상황에 적용시킨다면, ‘교회에서 자란 아이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교회의 문화와 가르침에 익숙하다 보니, 은연중에 자신은 괜찮다고 여깁니다. 이들이 당면하는 위험성은 영적인 것에 친숙하기에 예수님의 존재가 새롭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 자신들에게 익숙한 방식으로만 신앙생활을 하려는 경향이 있어, 하나님이 새롭게 행하시는 일을 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두 번째 유형은 학구적 종교주의자들로서, 바리새인의 제자입니다. 이들은 매우 헌신적으로 말씀을 연구하고 적용합니다. 물론 연구나 적용은 말씀을 대하는 바른 자세입니다. 그러나 말씀 연구가 자신의 지적 우월감을 충족시키는 도구로 전락하지는 않았는지, 말씀의 실천이 구원 획득의 공로가 되는 율법주의의 함정이 되지는 않았는지 끊임없이 자신을 살펴야 합니다.

세 번째 유형은 운동 참가자들로서, 세례 요한의 제자입니다. 이들은 개인적인 말씀 연구와 실천의 단계를 넘어 집단적인 영적 운동과 흐름에 자신을 맡김으로서 소속감을 충족하고, 영적 분별의 책임을 전가합니다.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에 헌신하기보다는 운동 자체, 흐름과 분위기에 자신을 드리는 것입니다.
네 번째 유형은 결국 예수님을 떠나버리는 헌신적인 혁명가입니다. 이는 열심당원이나 가룟 유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이들의 첫 모습은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가정과 직업, 심지어 목숨까지 바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단지 자신의 조건에 맞고 기대가 충족될 때에만 그렇게 합니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하나님이 자신의 사고방식에 따라주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자신의 방식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이들은 곧바로 그분을 떠나버립니다.

리더가 기억해야 할 것은 네 유형이 모두 교회 밖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네 유형 모두 종교 행위에 가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제자는 아닙니다. 누군가 교회의 방향을 잘 따른다고 해서, 리더와 함께 행동할 사람이 많다고 해서 이들이 모두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리더는 시스템 안에 있더라도 ‘시스템화’를 경계해야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더라도, 언제나 목표를 반복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의 목표는 프로그램이나 운동의 수치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리더 개인의 목표이자 멤버 개인의 목표이며, 우리 그룹, 교회 전체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인 모두의 목표는 다른 우상을 버리고 길이요 진리요 생명 되신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따르는 것입니다.

이러한 목표를 점검하는 데 유용한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우리 시스템을 따르는 멤버를 만들고 있는가, 아니면 우리 시스템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멤버를 만들고 있는가?
  2. 우리 멤버들은 프로그램에 능숙한가, 아니면 예수님과 철저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삶에 능숙한가?
  3. 우리 시스템에 대해 소속감과 애착을 갖는 것이 우리를 세상으로부터 격리하는가, 아니면 우리가 세상을 변화시킬 준비를 하도록 이끄는가?
    사람들이 우리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우리 프로그램이 중요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우리와 우리 프로그램이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써 예수님을 더욱 분명하게 보고 따르도록 이끌어주기 때문인가?

시스템 속에 있는 리더는 역설적으로 시스템에 대해 항상 경계해야 합니다. 시스템은 경험과 통계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행동 양식이 됩니다. 공동체가 커질수록 시스템을 피할 수 없습니다. 성경도 시스템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시스템이 ‘주’가 되는 제도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제도주의에 빠져 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시스템으로 구성된 익숙한 모습과 다른 모습을 기계적으로 거부할 때, 시스템에서 계산된 비용을 넘어서는 비용 지불을 습관적으로 거부할 때 리더는 자신이 제도주의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은 때때로 계량화되고 가시화된 시스템이 제시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고민과 비용을 지불해야 함을 명심하십시오.

※ 이 글은 마이클 윌킨스의『제자도 신학』(국제제자훈련원) 18장의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제자도 신학

이 책은 단순히 제자훈련 프로그램이나 방법론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이 말하는 제자도가 무엇인지를 체계적으로 다룬다. 이를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오늘날의 제자인 우리는 어떻게 주님을 따라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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