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적대적인 문화와 마주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시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변증은 복음선포의 불가피한 요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변증 혹은 변증학이라는 단어는 종종 소통이라는 본연의 역할 대신 공감 없는 독백 또는 독선적 자기변호의 냄새를 풍길 때가 많습니다.
변증학이란 기독교 학문의 한 분야로,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변호하고, 그것을 비기독교 세계에 효과적으로 전하는 일에 초점을 맞춥니다. 오늘 소개하는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기독교 변증』(국제제자훈련원 역간)은 이 시대,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탁월한 복음주의 신학자 중 한 사람이라고 평가 받는 알리스터 맥그래스가 기독교 변증에 대해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묶은 것입니다. 알리스터 맥그래스는 이 책에서 사람들이 변증적으로 생각하도록 준비시키고, 뛰어난 변증가들의 도움을 받아 여러 쟁점을 탐구하도록 도와줍니다.
1. 신앙을 이해하라.
기독교 신앙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그러나 복음을 아는 지식은 기독교 변증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예를들어, 성경학자는 이렇게 질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탕자의 비유는 나사렛 예수와 유대교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가?” 변증가는 다소 어려운 질문을 던집니다. “이 비유는 우리를 불신자들의 세상과 연결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가?” 변증가는 기독교 신앙의 개념과 내러티브와 이미지를 일상적인 현실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 탐구하고자 합니다.
2. 청중을 이해하라.
청중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입니다. 베드로가 유대 청중을 대하는 방식(행 2장)과 바울이 그 리스 청중을 대하는 방식(행 17장)을 비교해보십시오. 둘의 방식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각 청중은 신앙에 이르는 그들만의 ‘접촉점’과 문이 있듯이, 그들만의 물음 과 반대와 어려움이 있습니다. 각각의 경우, 어떻게 하면 기독교 신앙을 청중의 경험과 지식에 가장 잘 어울리게끔 전달할 수 있을지 궁리해야 합니다.
3. 명쾌하게 전달하라.
C. S. 루이스가 지혜롭게 말했듯이, “우리의 일은 영원한 무엇(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동일한 것 ― 히 13:8)을 우리 시대의 특정 언어로 제시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특권과 의무는 청중에게 맞는 언어와 이미지를 활용해 영원한 복음의 진리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변증가는 믿음 의 실체를 문화적 토착어로 번역하는 사람입니다.
4. 접촉점을 찾으라.
우리는 복음과 만나는 접촉점을, 인간의 문화와 경험에 이미 깔려 있는 접촉점을 찾아내야 합니다. 하나님은 역사와 문화와 인간의 경험을 통해 자신을 증언하셨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하나님의 증언을 찾아내어(자연에서든 사회에서든 도덕률에서든 간에) 기독교 복음을 선포하는 접촉점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5. 온전한 복음을 제시하라.
C. S. 루이스는 변증가라면 ‘기독교 메시지’와 ‘자신의 생각’을 세밀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면, 청중에게 기독교 복음이 아니라 복음의 일부분을, 자신이 어쩌다가 중요하고 재미있다고 여기는 부분을 제시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거나 동의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려는 유혹은 복음을 빈약하게 할 뿐입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그리스도를 높여야 할 때 자신을 높이는 것으로 끝나고 맙니다. 우리는 기독교를 개인적 취향에 맞춰 제시해서는 안 되며, 인간 실존의 더 없이 깊은 부분 ─ 마음, 생각, 영혼 ─ 까지 파고 드는 복음의 능력을 밝히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6. 실천하고 실천하고 실천하라.
변증학은 단지 이론이 아닙니다. 변증학은 실천입니다. 우리는 변증의 개념과 방식을 일상에 적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대화나 논쟁이나 인터뷰를 비롯해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할 때마다 그렇게 해야 합니다. 변증학은 학문이자 기술입니다. 변증학은 단지 지식이 아니라 지혜입니다.
이 책은 이러한 여섯 가지 주제를 여러 장에 걸쳐 탐구하면서 기독교 변증학의 중요한 주제와 방식을 살펴봅니다. 변증학이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의 기반을 닦는다면, 전도는 복음에 반응하라고 사람들을 초청합니다. 변증학이 대화라면 전도는 초대입니다. 전도를 대략 정의하면 ‘그리스도인이 되라는 초대’입니다. 반면 변증학은 이러한 초대에 좀 더 긍정적으로 반응하도록 초대의 기반을 다지는 일입니다. 전도가 빵을 건네는 일이라면, 변증학은 저기 빵이 있으며 그 빵이 맛있다고 납득시키는 일입니다.
2014년을 살아가는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은 전도에만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라 변증 작업에 신경을 써야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신학을 넘어 역사와 과학, 영성과 변증의 영역에서도 가장 권위 있는 목소리를 내온 저자를 통해 여러분의 사역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기를 바랍니다.
※ 이 글은『알리스터 맥그래스의 기독교 변증』(국제제자훈련원 역간)의 내용을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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