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도미노 작품에서 각각의 도미노는 아주 작은 역할을 담당할 뿐이지만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일련의 사건들도 단 한 개의 ‘도미노’가 쓰러지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각 도미노는 다음 도미노를 쓰러뜨릴 뿐이지만, 도미노 한 개 한 개가 모이면 굉장한 장면을 연출해냅니다. 하나님이 인간 역사에서 일하시는 방법도 똑같습니다.
‘라합’이라는 도미노 하나가 나에게 까지 고상하다고 보기 힘든 기생 라합은 자기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하심을 알아보고 그들을 도왔습니다. 도미노 한 개가 넘어진 것입니다. 수십 년 후, 모압 땅에 살던 한 유대인 나오미, 남편과 두 아들을 잃고 과부가 된 그녀를 따라 나선 모압 며느리 룻은 보아스와 결혼하게 됩니다. 보아스는 라합의 아들입니다. 보아스와 룻을 통해 다윗 왕의 아버지인 이새, 이새의 아버지인 오벳이 태어났습니다. 그러니까 라합은 다윗 왕의 고조할머니인 것입니다. 도미노가 여러 개 더 넘어졌습니다. 그로부터 천 년 후, 다윗의 혈통에서 그리스도가 나셨습니다. 라합은 스스로를 매우 중요한 인물이나 성공한 인물로 여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녀를 다르게 보셨습니다. 하나님은 그분의 위대한 구출과 구속 이야기에 그녀를 사용하기로 작정하신 것입니다. 그 큰 이야기의 저자가 라합을 등장인물로 써내려가셨고, 그녀는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냈습니다. 그리고 라합이라는 도미노 하나는 3천 4백여 년이 흐른 지금 나에게까지 그 영향력을 미치는 멋진 도미노 작품의 일부분이 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적 도미노는 직선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하나님의 영적 도미노는 다른 연쇄 반응들과 열십자로 교차하면서 복잡한 패턴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인도에서 선교사의 자녀로 어린 시절을 보낸 로버트 와일더(Robert Wilder)는 만성 질환과 약한 체력, 대중 연설을 두려워하는 성격에도 불구하고 선교지를 향한 열정을 불태웠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는 오늘날 선교사가 아니라 학생선교자원운동(Student Volunteer Movement for Missions, SVM)의 창시자로 더 유명합니다. 도미노 하나에 불과했던 그의 열정은 사방으로 전염되어 1886~1887년 사이에 167개 대학 교정에서 강연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지상 대명령에 헌신하라고 도전했습니다. 그의 강연을 들은 매코믹신학교 학생 새뮤얼 모펫(Samuel Moffett, 마포삼열)은 그 강연을 듣고 2년이 못되어 한국에 선교사로 왔습니다. 그리고 평양신학교 1회 졸업생 일곱 명중에 한 명인 길선주를 전도했고, 그가 설립한 교회에서 한경직 목사가 신앙을 갖게 됩니다.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한경직 목사의 권면으로 1950년에 한국에 주둔했던 종군기자 로버트 피어스(Robert Pierce)는 한국 전쟁 과부들과 고아들의 끔찍한 가난을 알리기 위해 미국에 ‘월드비전’이라는 자선단체를 설립합니다. 130여 년 전에 넘어진 도미노 한 조각이 130년간 다른 도미노 조각을 넘어뜨려 오늘날 미국 다음으로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한국교회를 일으켜 세웠고, 100여 개 국가에서 4만 5천명의 직원이 매년 수많은 가난한 어린이들을 지원하는 월드비전을 탄생시켰습니다. 그리고도 그 도미노 작품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죽 늘어선 도미노는 자기보다 1.5배 정도 큰 도미노를 넘어뜨릴 수 있다고 합니다. 1센티미터 길이 도미노로 시작한 연쇄반응이 스물아홉 번째 도미노에 도달하면, 마지막으로 넘어지는 도미노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만한 높이가 됩니다. 하나님께서 시작한 도미노 현상은 이런 식으로 일어납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이번 주간, 하나님은 우리를 통해 또 하나의 도미노를 쓰러뜨리실 것입니다. 그 도미노가 스물아홉 단계를 넘어서는 순간, 130여 년이 흐르고, 3천 4백 년이 또 흐르는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 이 글은 월드비전의 미국 회장, 리처드 스턴스의 『끝나지 않은 복음』(아드폰테스 역간)에서 발췌,정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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