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348호 - 어떤 모임이 소그룹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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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모임 시간에 맞추기 위해 헐레벌떡 뛰어온 열 명 미만의 멤버들이 다 자리에 앉자 리더는 오늘 모임의 순서와 광고사항이 기록된 안내지를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시작하기로 했던 정확한 시간에 리더의 기도로 모임이 시작됩니다. 리더는 찬송과 말씀을 인도한 후에 성경공부 시간을 시작하는데 그룹 멤버들은 리더가 진행하는 방식에 잘 따르며 성경공부에 임합니다. 아무도 리더의 말을 끊고 자기 말을 하거나 성경공부 내용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를 언급하지 않습니다. 리더는 혹시라도 오늘의 교재나 본문과 관계가 없어 보이는 주제로 대화가 흘러간다고 판단되면 즉시 멤버들의 관심을 주제로 돌리도록 촉구합니다. 이렇게 모임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멤버들은 자기 순서에 따라 은혜롭고 축복하는 말들을 주고받았으며 이 시간을 통해 중요한 가르침을 배우고 유익한 예화들을 들을 수 있었으며, 모임은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끝났습니다. 헤어질 시간이 되자 리더는 다음 모임 시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절대 결석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합니다. 멤버들은 리더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의례적인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들의 숫자는 열 명 미만이었으므로 이 모임은 소그룹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소그룹이 무엇이냐를 이야기할 때 쉽게 적은 숫자의 사람들이 모이면 소그룹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대체 몇 명이 적은 숫자냐, 소그룹은 몇 명으로 이뤄지는 것이 좋으냐는 논의가 심심찮게 이뤄집니다. 어떤 이는 4명 이상 8명 이하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예수님의 본을 따라 12명 이하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는 대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임과 동시에 그리 중요한 질문도 아닙니다. 4~5명으로 이뤄졌지만 소그룹의 특성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 모임도 있고, 15명 가까이 모였지만 소그룹으로서의 역동성이 살아있는 모임도 존재합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소그룹은 각 사람의 개체성이 강조되고 통일성, 집단성을 약화시키는 환경입니다. 공통의 목적을 위해 뭉치기보다는 각각의 유익을 실현하는데 서로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숫자가 적다고 하더라도 소수가 다수의 유익을 위해 희생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면, 리더의 의견이 다른 모든 구성원들의 의견보다 더 우위에 서는 상황이라면, 또는 그 모임의 “목표”를 위해 구성원들이 원래 의도하지 않았던 희생까지 감수할 것을 요구하는 분위기라면 그 모임은 소그룹이 아닙니다. 또 그 모임의 구성원 각자가 거기서 어떤 유익과 변화를 경험하느냐보다 그 모임을 유지하는 것이 우선된다면 그 역시 제대로 된 소그룹이 아닙니다.

지금 내가 소속한 소그룹이 소그룹으로서의 특성과 강점을 제대로 살리고 있는지를 점검해 볼 수 있길 바랍니다. 소그룹의 목적은 그 구성원들의 영적 유익입니다. 멤버들을 위해서 모임이 존재하는가, 아니면 모임을 위해서 멤버들이 존재하는가를 점검해 보십시오. 내가 속한 소그룹 사람들은 거기서 공부하는 말씀이나 교재에 대해서 더 집중하는가, 아니면 그 말씀으로 인해서 변화되는 자신과 멤버들의 모습에 더 관심이 있는가를 살펴보십시오. 건강한 소그룹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 모임이 “소수로 이뤄진 대그룹”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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