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613호 -팔로우십을 리더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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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가 너새니얼 호손Nathaniel Hawthorne의 단편 소설인 <큰 바위 얼굴>은 리더십을 이야기하는, 인상 깊은 예화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 이야기 속에서 훌륭한 지도자란 어떤 특정한 덕목을 가진 인물이기보다는 한 사람이 자신을 끊임없이 갈고 닦아 마침내 훌륭한 지도자가 된다는 교훈을 담아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조금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 보시길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주인공 어니스트는 큰 바위 얼굴을 바라보면서 도대체 어떠한 리더를 원했던 것일까요? 그는 스스로 어떤 한 리더를 상상하며 머릿속에 그리고 그처럼 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끝날 무렵에도 그가 계속해서 바랐던 것처럼, 어니스트는 마지막까지 닮고 싶은, 닮아갈 수 있는 리더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어쩌면 팔로워십(followership)의 심리를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리더를 따르는 팔로워(follower)들은 단순히 리더가 방향의 제시만을 해 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저 비전을 제시하고 큰 목표를 세워주기만을 하는 영웅적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들이 본받아 따라 살 수 있는 삶의 ‘모범 답안’을 내어주기를 바랍니다. 선도하는 차원의 리더십을 넘어, 선도하는 대로 모두가 쉽게 따를 수 있도록 돕는 리더십을 팔로워들은 바란다는 것입니다.

시대가 달라지면서 리더십에게도 분명 요구되는 바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역사 책 속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었던, 나라를 구하여 시대적인 대표 인물이 되었던 리더십은 이제 현대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들고 또 그러한 리더십을 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현 시대를 사는 팔로워들은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삶의 수준을 한층 높여 줄 수 있는 사람, 어찌 보면 구루(guru)와 같은 존재를 원하기도 합니다.

목회자에게 필요한 리더십 역시도 많은 이들의 삶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목회자의 리더십은 자신의 삶 역시도  향상시킨 사람들이, 더 나아가 이제는 스스로 리더십의 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면에서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목회적 리더십은 단순한 양육을 최종 목표로 두는 것이 아닌, 팔로워들이 리더들로 세워져 그들을 통해 끊임없는 재생산이 이루어 지는 것에 최종 목표를 두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있다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팔로워십을 리더십으로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합니다.

  1. 리더로서 바로서기 - 우선 나의 리더십의 점검이 필요합니다. 내가 다른 이들이 따르고 싶고, 본받고 싶은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가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크게 생각해보면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일 수도 있겠으며, 작게는 함께 하고 있는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내게 그런 리더십이 있는지 확인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2. 팔로워 세우기 - 내가 바른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나를 팔로우 하는 사람들 또한 당연히 존재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리더로서 리더의 삶을 본받기 원하는 팔로워들과 충분히 소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에게 관심을 쏟고 적극적으로 삶을 나누어, 그들 역시도 리더로서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를 위해 리더는 팔로워의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경청해야 합니다. 내 삶을 나누는 것이 시작이지만 결국 최종적으로 변화해야 하는 삶은 팔로워의 삶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3. 팔로워와 함께 서기 - 목회적 리더십이 어느 한 사람만을 A지점에서 B지점까지 인도하는 것에서 끝이 아니라, 인도받은 그 한 사람도 다른 사람들을 A지점에서 B지점까지 안내할 수 있는 사람들로 훈련시키는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성장한 팔로워가 리더로서 섬길 수 있도록 모든 방면에서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이 때에는 앞에 서서 이끄는 리더라기보다는 함께 발을 맞추어 나가는 동역자의 모습(coworkership)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습니까? 여러분들을 따르고 있는 팔로워들의 이야기들에 충분히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까? 우리를 따르는 자들에게 보여줘야 할 뚜렷한 표상이 예수 그리스도라면 우리는 그들이 어떻게 하면 자신들의 삶에서 그리스도를 닮은 삶을 살아낼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하고 씨름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들의 삶 속에서 예수님이 드러나고, 그들의 삶 또한 다른 이들을 세워 끊임없이 영적인 재생산을 해 내는 동역자로 세우는데 여념이 없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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