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612호 -청지기 리더십의 두 가지 필수적인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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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단체나 지역교회 내에서 훈련을 받는 사람들 중에 훈련 내용은 아주 좋지만 헌신을 요구하는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되고 심지어는 신앙까지 왜곡되기도 합니다. 특히 훈련 프로그램이 잘되어 있고 헌신을 요구하는 강도가 강한 교회일수록 그럴 위험성이 큽니다.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기 위해서는 리더십, 특히 제자훈련을 위한 리더십의 정비가 필요한데, 청지기 리더십이 아주 좋은 대안이 됩니다. 성경에 나오는 청지기 리더십의 가장 좋은 예는 사도 바울이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 보여준 것입니다. “우리가 너희 믿음을 주관하려는 것이 아니요 오직 너희 기쁨을 돕는 자가 되려 함이니 이는 너희가 믿음에 섰음이라”(고후 1:24). 청지기 리더십은 다른 사람의 믿음이나 삶을 주관하지 않지만 그들의 신앙 성장을 돕는 효과적인 리더십입니다. 이러한 청지기 리더십은 적어도 두 가지 필수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첫 번째, 청지기 리더는 다른 사람의 믿음과 삶을 주관하지 않는다
성경에서는 리더에 대한 복종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리더십을 가진 사람들은 따르는 사람에게 절대 복종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복종을 요구하다가 이것이 지나쳐서 따르는 사람의 삶과 신앙까지 주관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리더는 모든 영역에서 절대적인 권위를 갖게 되며,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인격적인 대접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그 결과 둘 사이의 관계는 건강한 인격적인 관계가 되지 못하고, 상명하복의 기계적인 관계가 되어버립니다. 이것은 성경이 가르치는 건전한 리더십을 왜곡하는 것입니다. 왜곡된 리더십의 첫 번째 경우는, 리더가 신앙과 삶을 주관하는 절대적인 지위에 있게 되어 모든 것을 자신과 똑같이 하기를 요구하는 것입니다. 제자훈련을 할 때도 인도자가 제자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절대 복종을 요구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 사역에서 무조건 복종을 강요한 나머지 삶의 다른 영역에서는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역에 헌신을 강조한 나머지 가족들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 리더들은 헌신을 요구할 때 이런 면을 고려하지 못합니다.
두 번째 경우는 리더가 절대적인 권위를 갖게 되면, 자칫 하나님의 권위를 대신할 위험성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이나 바나바는 자기들에게 절하려는 사람들을 만류하면서 자기들이 하나님처럼 여겨지는 것을 금했습니다. 그러나 헤롯은 하나님에게 주어지는 영광을 자기가 취하려다가 죽고 말았습니다. 교회 안에 있는 리더들은 종종 헤롯과 같은 실수를 하기 쉽습니다. 교회 리더가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고 사람들 위에 군림하게 될 때 본의 아니게 하나님을 대신하게 되는 것입니다. 청지기 리더십은 이런 실수나 왜곡을 막을 수 있습니다. 청지기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주인과는 분명히 구별됩니다. 청지기는 주인과 비슷한 권위를 가지고 있지만, 주인은 아닙니다. 그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사람이며 주인을 대신하여 사람들을 다스리는 것입니다. 청지기 리더십은 바로 이런 자세로 사람들을 훈련 시키고, 가르치기도 하고, 이끄는 것입니다.

두 번째, 청지기 리더는 충성된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독재적인 리더십에 대한 반발이나 대안으로 ‘위임하는 리더십’이 많이 거론됩니다. 그런 예는 성경에 많이 있습니다. 예수님도 제자들이 아직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그의 권위나 사역을 그들에게 많이 위임했습니다. 사도 바울 역시 디모데나 에바브로디도에게 자신의 권위를 나누어 줌으로써 위임의 리더십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위임하는 리더십은 자칫 잘못하면 방임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리더십을 위임하고 돌아보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위임이 방임이 되고 무책임한 결과를 낳게 됩니다. 이렇게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청지기 리더십입니다. 청지기는 주인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관하는 자세를 가져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만 주인의 마음으로, 주인이 맡겨준 일과 사람들을 충성되고 철저하게 관리할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청지기 리더십은 따르는 사람들을 관리하는 데 성실하고 철저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파송할 때 자신이 가진 권위와 능력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돌아온 후에 그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고, 어떤 경험을 했는지를 물어보았습니다. 이런 피드백을 통해서 그들의 신앙과 삶을 철저히 관리했습니다. 사도 바울도 마찬가지입니다. 디모데나 디도에게 리더십을 위임했지만 그것으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으로 그들을 관리했습니다. 디모데전후서나 디도서가 바로 사도 바울의 청지기 리더십의 매뉴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지기 리더십을 가진 사람은 부지런하고 성실합니다. 특히 사람에게 굉장한 애착을 가지고 대합니다. 성과를 지향하는 권위적인 리더들은 사람을 목표를 이루기 위한 도구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청지기 리더십은 일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사람을 더 중요시합니다. 사람을 섬기는 것이 리더십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청지기 리더십
이런 청지기 리더십이 가정이나 직장 그리고 교회 내에서 꼭 필요합니다. 가정에서 부모들이 청지기 리더십을 가져야 합니다. 자녀를 자기의 소유로 생각하는 부모들이 종종 자녀들의 삶을 과도하게 주관하려고 합니다. 반대로 부모가 되어서 자녀들에게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방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직장에서 경영자들이나 윗사람들이 청지기 리더십을 가져야 합니다. 경영자들이 직원들의 인격을 인정해주지 않고 업무의 성과만을 강요하게 될 때, 단기적으로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경영에는 실패합니다. 그렇다고 직원들을 마냥 자유롭게 내버려둔다면 제대로 성과를 얻지 못해서 역시 경영에 실패하고 맙니다. 기업을 경영하는 데도 역시 청지기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교회에서 목양을 하고 사람들을 양육하고 훈련하는 사람들 역시 청지기 리더십을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빙자해서 사람들의 신앙과 삶을 자기의 뜻대로 주관하려 들면 일시적으로는 성장하는 것 같지만 영적으로 제대로 성숙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의지하기보다 사람을 의지하는 신앙, 하나님을 두려워하기보다 사람을 두려워하는 신앙 자세를 갖게 됩니다. 반대로 성도들의 삶이나 사역에 대해 아무런 간섭도 없이 그냥 내버려두면, 혹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우는 사자와 같이 삼킬 자를 찾는 마귀의 공격에 희생되는 사람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두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이루도록 돕는 청지기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특히 제자훈련을하는 인도자는 정말 청지기 리더십을 가져야 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를 만드는 것이지, 자신의 제자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또 제자훈련은 사람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어야지, 사람을 경직된 제자훈련 프로그램에 꿰맞추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제자훈련은 사람들을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가 경건생활을 잘하도록 점검도 하고, 때로는 생활에 필요한 조언도 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제자훈련에는 다른 사람의 신앙과 삶을 주관하지 않으면서도, 그들의 신앙 성장을 도우려는 청지기 리더십이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 모두 청지기 리더십을 발휘하여 주님께서 원하시는 회사, 가정 그리고 교회를 섬기기를 원합니다. 이 한 주도 청지기 리더십으로 승리하시길 바랍니다.

이 글은 월간 <디사이플> 2012년 3월호에서 방선기 목사의 “청지기 리더십으로 충성된 관리자가 되자”를 요약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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