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581호 - 환경을 생각하는 기독교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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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정서를 알고 계십니까? 이것은 폭서·가뭄·태풍·홍수 등 기후 재앙의 주범인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이기 위한 국제협약입니다. 한동안 러시아가 비준을 미뤄오다가 몇 해 전 이 의정서에 동참함으로써 국제적인 관심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이 의정서에 따라 그동안 개발도상국으로 인정받아 당장 의무적으로 이행할 필요가 없었던 우리 나라에 불똥이 떨어져, 세계 9번째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나라로 그 책임을 분담하게 되었습니다.

교토의정서 발효는 환경보호 역사상 큰 획을 긋는 대사건입니다. 당연히 기업경영 환경에도 많은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사실 교토의정서 이외에도 기업의 발목을 잡는 환경규제는 많이 있습니다. 현재 EU·미국·중국·캐나다 등의 무역관련 환경규제는 총 30여 건에 이르고 있습니다. 각국들은 엄격한 환경 기준을 정해두고, 그 기준에 못 미치는 제품은 수입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환경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부상한 것입니다. 특히 환경 경영에 일찍 대비해 온 EU는 2006년부터 납·수은·카드뮴 등 유해물질이 포함된 전자제품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지침과 제조·유통 업체가 폐가전을 의무적으로 거둬들여야 하는 지침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요즈음 일본의 소니사가 매우 어려운 경영적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원인은 약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소니사는 2001년 게임기 ‘플레이 스테이션 2’ 130만 대를 네덜란드에 수출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통관 과정에서 카드뮴이 지나치게 많이 검출돼 반품되는 바람에 1억 6,000만 달러의 손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 소니제품에 대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이었습니다. 각국에서는 소니제품들에 대한 환경적 불신이 싹터 지금까지 수출의 장벽에 막힌 것이 수백 건에 이른다고 합니다.

엄격한 환경 기준을 적용하는 국가는 EU뿐만이 아닙니다. 우리 나라의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의 주요 가전, 컴퓨터 업체들도 에너지 절약, 오존층 파괴물질 및 전자파 규제 등 친환경 관련 인증을 수출기업에게 요구할 분위기입니다. 가격과 품질이 아무리 뛰어나도 친환경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높아지는 수입장벽을 넘을 수 없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각국 정부 뿐 아닙니다. 시장과 소비자도 환경을 중시하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고 있습니다. 웰빙이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친환경 제품을 고집하는 것입니다. 특히 유럽에서는 친환경 제품만을 고집하는 그린(Green) 소비자들이 시장 주도세력으로 등장할 태세입니다. 그린 소비자들은 재활용, 무공해 등과 같이 친환경적 요인을 강조하는 제품만을 구매하는 특징이 강합니다. 제품의 범위도 끝이 없습니다. 기존의 종이, 세제, 건전지 등 생활용품에서 가전, 승용차 등 내구소비재와 산업재에 이르기까지 친환경 제품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 시장도 예외가 아닙니다. 의식주 관련 제품 시장이 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친환경 경영을 외면하는 단체는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21세기 모든 국가, 기업, 단체들은 친환경 경영에 성패가 달려 있습니다. 밖으로는 점점 두터워지고 있는 환경 무역장벽을 넘어야 하고, 안으로는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과 환경운동 단체 등 이해관계자의 압력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기업들도 선장에 해당하는 CEO(Chief Executive Officer)의 역할에 버금가는 또다른 CEO(Chief Environment Officer)의 비중을 늘릴 것입니다. “매출과 수익을 높이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미래의 키워드는 친환경 경영입니다”라고 말한 도요타 자동차의 오큐다 사장의 안목은, 친환경 경영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임을 실감케 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자, 이러한 현실적 흐름 앞에서 우리 기독교에게 필요한 시대적 리더십은 자명합니다. 바로 이런 친환경적 리더십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선두에 서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지구를 잘 보존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기독교계의 한 교단에서는 다음 달 말 친환경 십자가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일명 ‘친환경 십자가 켐페인’이라는 운동으로 네온사인으로 된 야간 십자가 조명이 전력소모량이 많은데다 일각에서 '빛 공해'라는 지적까지 제기되자 자발적으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벌이기로 한 것입니다. 이 운동을 주도하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작년 말부터 LED 십자가 사용은 물론 태양 전지판, 풍력, 자전거 발전 등 친환경 에너지원을 통해 십자가 조명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운동뿐만 아니라, 성전을 새로이 지을 때 비용을 갑절이나 충당해야 함에도 대부분의 건축자재를 친환경 소재로 바꾸는 교회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환경 문제, 교회의 시대적 사명”이라는 주제로 각 교회들마다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의 비중을 점점 늘이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제 환경문제는 단순한 기업이윤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바로 하나님의 창조물을 보존하기 위한 영적 책임의 문제로 생각해야 합니다. 이번 호에 첨부해 드리는 “위치” 보고서는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일본 원전사고와 관련하여 인류가 우리가 어떻게 지구를 보존할 것인가에 대한 기독교적 성찰을 도와주고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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