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 신학교 구약학 교수였던 앨런 그로브 교수는 2007년 하나님 곁으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로브 교수는 매 수업시간을 시작하기 전 기도를 하며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마음과 볼 수 있는 눈, 그리고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질 수 있도록 기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그를 추모하는 책 <Eyes to See, Ears to Hear>이 출간되어 그로브 교수에게 성경적인 삶과 인격을 배웠던 이들로 하여금 다시 한 번 간절히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는 마음과 눈과 귀를 간구하게 했습니다.
신명기를 깊이 묵상했던 그로브 교수는 자신의 기도의 모티프를 모압 땅에서 하나님의 언약의 말씀을 백성들 앞에 들고 선 모세에게서 발견했습니다.
여러분은 여호와께서 이집트 땅에서 파라오와 그의 모든 신하와 그의 모든 땅에 하신 일들을 다 보았소. 여러분은 그 큰 재앙과 표적과 기적들을 여러분의 눈으로 직접 보았소. 그러나 지금까지 여호와께서는 여러분에게 깨닫는 마음을 주지 않으셨소. 또 보는 눈과 듣는 귀를 열어 주지 않으셨소. <신 29:2-4, 쉬운성경>
40년을 광야에서 보내며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했던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서 보여주시는 표적들과 기적들을 보았지만 이해할 수 없었음을 말해주고 있는 부분입니다. 하나님께서 애굽의 신들을 파하셨고 대대로 이어졌던 노예 생활에서 그들을 해방시키어 젖과 꿀이 흐르는 언약의 땅으로 인도하셨지만 이 모든 역사를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해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신약시대를 사는 모든 그리스도인은 이스라엘 백성들보다 더 놀라운 표적들과 기사를 예수 그리스도안에서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예수 그리스도 위에 세워진 교회를 섬기는 리더로서 우리는 하나님의 구속역사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마음과 바르게 볼 수 있는 눈과 똑똑히 들을 수 있는 귀가 있는 것일까요?
이해할 수 있는 마음 하나님께서 베푸신 가장 놀라운 기적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뤄진 구원과 부활의 역사일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뛰어난 머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순종하며 교회를 신실하게 섬길 수 있는 리더의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올까요? 이 세상에서 배울 수 있는 지식으로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것을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으로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뤄가시는 모든 일들을 마음으로 이해하여 하나님의 마음을 품는 것이 바로 리더가 섬길 수 있는 힘의 근원이 아닐 까 생각됩니다.
볼 수 있는 눈 눈 앞에서 일어난 일들을 눈을 뜨고도 보지 못했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경험했던 일들을 내가 경험했다면 참 잘 했을 텐데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아마도 많이 계실 것입니다. 이는 당시에 일어났던 일들이 모두 예수 그리스도를 보여주고 있는 일면이라는 것을 우리가 이제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가끔은 리더라고 자부하는 우리가 이마저도 보지 못할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성경의 종결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보지 못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제대로 볼 수 있는 세상을 바로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리더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 볼 수 있는 눈은 정말 귀한 것이고 꼭 필요한 것입니다.
들을 수 있는 귀 고통에 대한 책들을 읽어보면 고통은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확성기란 말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 같이 하나님께서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여러 상황 속에서 여러 통로를 통해 이야기를 하고 계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과 역사 속에서 동행하시면서 그들에게 외치시듯이 저희에게도 지금도 말씀하고 계심을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목소리를 무시하면 리더는 자신의 의지대로 앞서가는 독불장군이 될 것입니다. 리더로서 필요한 것은 여러 가지 모습과 통로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 하나님의 뜻을 바로 듣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2011년 한 해를 시작하고 부푼 기대와 마음으로 달음질을 시작했지만, 잠시 잠깐 하나님께서 저희들에게 허락해 주셔야 하는 이해하는 마음, 볼 수 있는 눈, 들을 수 있는 귀에 대해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든지 다 필요한 세 가지 요건들이지만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실현해가고자 하는 리더라면 더욱이 필요한 요건들이라 생각됩니다.
올 한 해, 하나님께서 이렇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는 마음과 눈과 귀를 허락하셔서 저희 모두가 하나님의 교회를 더욱 신실하게 섬길 수 있는 리더로서 거듭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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