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556호 - 늘 바쁜 리더에게 권하고 싶은 한 마디, 다운시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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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에 대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조사했었는데, 놀랍게도 "빨리빨리"를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습니다. 이처럼, 현대 생활을 가장 잘 표현하는 동사는 바로 “바쁘다”입니다. 사람들은 주어진 삶의 문제들을 처리하느라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지만, 그 속에서 정작 자신이 추구하고자 했던 목표와는 다른 결과를 얻기 마련입니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쉬지 않고 일했지만 결국 건강만 잃고 후회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고, 가장들은 가족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해 왔지만, 돌이켜보면 가족과의 단란한 시간조차 제대로 한번 갖지 못한 채 돈 버는 기계로 전락했다고 느끼곤 합니다.

현대의 바쁜 삶은 리더들에게도 동일하게 "발 빠른" 속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빠른 결재처리, 빠른 판단력, 빠른 지원 등 구성원들은 늘 그들과 동일한 속도의 리더십을 원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리더들이 생각할 겨를이 없이 바쁘게 움직여야만 공동체의 보조를 맞출 수 있기에 리더들은 오늘도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늘 바쁜 리더에게 단어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바로 '다운시프트'라는 단어입니다. "빨리 빨리"의 문화에 익숙해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다운시프트'라는 용어는 아직 생소한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하나의 현상을 표현한 말인데, 속도를 늦추기 위하여 직업을 바꾼다든지, 대도시를 떠나 소도시나 농촌으로 향한다든지, 경우에 따라서는 한적하고 여유로운 외국으로 떠나기도 하는 등 진정으로 자기가 원하는 인생의 대본을 쓰고 실천하기 위한 적절한 장소를 찾아나서는 현상을 영어로 표현한 단어입니다. 우리 나라 조선시대의 시조, ‘안빈낙도’의 삶이 다운시프트와 비슷한 개념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 기업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다운시프트 현상을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은행, 보험 등 금융회사들의 마케팅을 살펴보면, 시간적으로 좀 더 여유로운 생활을 누리기 위해 당장 경제적 수입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현대인들의 경제생활에도 영향을 주어서 최근의 경제 흐름은 생각하는 것보다 상당히 속도가 느려지고 있습니다. 이들의 삶이 보여주는 메시지는 은연중에 그 파급효과를 증대시키고 있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저당 잡혀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다운시프트는 충분한 가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미국인들의 서류결재 처리시간은 아마도 우리 나라의 열 배는 되는 듯합니다. 동사무소에 가서 인터넷으로 금방 발급받을 서류를 미국에서는 한 달 이상이 걸리기도 합니다. 그렇다할지라도 그들의 행정에는 개인정보가 세어나가는 일은 상당히 드문 일입니다.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에 동의할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리더는 조금 더 둘러갈 필요가 있습니다. 조금 더 기다려 줄 필요도 있습니다. 리더의 여유로움은 리더 자신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에게도 ‘한 번 더 생각하는 여유’를 가지게 합니다. 년말이 지나가면서 여러 가지 상황에서 촉급해 하지 말고,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남은 기간을 잘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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