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546호 - 이순신에게서 배우는 리더십의 4가지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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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 중에 세종대왕과 함께 가장 많이 꼽는 사람은 바로 충무공 이순신입니다. 흔히들 충무공 이순신을 가리켜 ‘성웅’(聖雄)이라고 하는데, ‘성웅’이란 “지덕이 뛰어나 많은 사람이 존경하는 영웅”이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충무공 이순신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민족의 지도자임에 틀림 없습니다.
충무공 이순신에 대한 평가 중 가장 정확하고 감동적인 평가는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도독으로 조선에 온 진린이 명나라 황제에게 보낸 서신에 적혀있는 글입니다. 그의 글을 통해 우리는 충무공 이순신이 어떠한 리더였는지, 그리고 왜 많은 사람에게 존경을 받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황제폐하, 이 곳 조선에서 전란이 끝나면 조선의 왕에게 명을 내리시어 조선국 통제사 이순신을 요동으로 오라 하게 하소서.. 신(臣)이 본 이순신은 그 지략이 매우 뛰어날 뿐만 아니라 그 성품 또한 장수로서 지녀야 할 품덕을 고루 지닌 바 만일 조선수군통제사 이순신을 황제폐하께서 귀히 여기신다면 우리 명(明)국의 화근인 저 오랑캐(훗날 청)를 견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 오랑캐의 땅 모두를 우리의 명국으로 귀속시킬 수 있을 것이옵니다.
혹여 황제폐하께서 통제사 이순신의 장수됨을 걱정하신다면, 신이 간청하옵건데 통제사 이순신은 전란이 일어나고 수년간 수십 차례의 전투에서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음에도 조선의 국왕은 통제사 이순신을 업신여기며 조정 대신들 또한 이순신의 공적에 질투하여 수없이 이간질과 모함을 하였으며, 급기야 통제사의 충의를 의심하여 결국에는 조선 수군통제사 지위를 빼앗아 그를 백의종군에 임하게 했나이다. 허나 통제사 이순신은 그러한 모함과 멸시에도 굴하지 않고 국왕에게 충의를 보였으니 이 어찌 장수가 지녀야 할 가장 큰 덕목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조선 국왕은 원균에게 조선통제사 지휘권을 주었으나 그 원균이 자만심으로 인하여 수백 척에 달하는 함대를 전멸케 하였고 단 10여 척 만이 남았음에 당황한 조선 국왕은 이순신을 다시 불러 조선수군통제사에 봉했으나 이순신은 단 한번의 불평 없이 충의를 보여 10여 척의 함대로 수백 척의 왜선을 격파하였나이다. 허나 조선의 국왕과 조정대신들은 아직도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또 다시 통제사 이순신을 업신여기고 있나이다.
만일 전란이 끝이 난다면 통제사이순신의 목숨은 풍전등화가 될 것이 뻔하며, 조정대신들과 국왕은 반드시 그를 해하려 할 것 입니다. 황제 폐하께 바라옵건데, 통제사 이순신의 목숨을 구명해 주시옵소서. 통제사 이순신을 황제 폐하의 신하로 거두소서. 황제 폐하께서 통제사 이순신에게 덕을 베푸신다면 통제사 이순신은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황제폐하께 충(忠)을 다할 것이옵니다. 부디 통제사 이순신을 거두시어 저 북쪽의 오랑캐를 견제하소서."

충무공 이순신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이유는 아마도 그가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의 상황에 놓여 있었던 나라를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구해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가 어떤 결과를 얻었는가가 아니라 그가 어떻게 그런 결과를 얻었는가 입니다. 즉, 리더로서 충무공 이순신은 어떠한 원칙으로 그의 부하들을 이끌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성균관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는 유필화 교수는 다음과 같이 충무공 이순신의 리더십을 요약하고 있습니다.


1. 기본에 충실한 리더

이순신 장군은 병법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기본 원칙을 철저하게 준수했습니다. 손자병법에 의하면,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첫째,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하지 않다. 둘째, 적이 달려가지 않는 곳에 나가고, 적이 뜻하지 않은 곳으로 달려가라. 셋째, 적의 배치 상황을 파악하고 적에게 아군의 배치 상황을 숨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와 명량, 노량에서 이순신 장군이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정보수집 - 전쟁의 주도권 확보 – 아군의 역량 총동원 – 적의 허점 공략”이라는 병법의 기초에 충실했기 때문입니다.


2. 자애와 준엄함을 겸비한 리더

이순신 장군에 관한 자료들을 살펴보면 그가 얼마나 자애로운 리더였는가를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그는 함께 전장에 나선 병사들이 겪는 어려움과 답답한 심정을 해결해주기 위해 언제나 적극적으로 노력했고, 그들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틈만 나면 병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전열을 이탈하며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일벌백계로 엄격히 다스렸습니다. 이를 통해 이순신 장군은 조직 내부의 규율을 엄격히 유지하여 부하들이 자신의 명령을 철저히 따르도록 했습니다.


3. 어려운 때일수록 앞장서는 리더

그가 두만강 어귀에 있는 녹둔도의 둔전관으로 있을 때, 갑자기 오랑캐의 기습공격을 받아 부하 2명이 전사하고 60여명이 포로로 잡혀간 일이 있습니다. 그때 그는 부하를 보내지 않고 직접 출격하여 오랑캐를 전멸시키고 포로를 구출해 왔습니다. 당시 이순신 장군은 왼편 다리에 화살을 맞았었는데, 그때도 그는 이 사실을 숨기고 앞장서서 전투에 임했다고 합니다. 훗날 적의 함대가 명량 앞바다로 쳐들어 왔을 때 그에게는 전선(戰船)이 13척 밖에 없었지만, “죽고자 하는 자는 살 것이요, 살고자 하는 자는 죽을 것”(必死卽生 必生卽死)이라 외치며 앞에서 전투를 이끌어 결국 10배가 넘는 적군을 물리치는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4. 겸손하지만 당당함을 잃지 않는 리더

이순신 장군은 전승 장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이미 그의 주변에 그의 승리를 시기하는 수많은 적을 두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조금이라도 자신의 승리에 도취되고 자신의 업적을 드러내려고만 했다면 그는 결코 ‘성웅’으로 추대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오히려 그는 모든 전투에서 부하들의 공적을 더 드러내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았습니다. 또한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는 장수로서의 당당함을 잃지 않았는데, 원균이 칠천량 해전에서 참패한 후 수군을 해체하라는 명을 받았을 때 그는 임금에게 이의를 제기하며 “신에게는 아직 전선 12척이 있사오니 죽을 힘을 다해 맞서 싸우면 막아낼 수 있사옵니다”라는 유명한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의 리더십은 사실 그렇게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매우 기본적이며 리더가 보여줘야 할 당연한 것들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이 기본적이며 당연한 리더십의 원칙들을 지키지 않는 리더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기에 앞에서 이끄는 자들은 많지만 뒤따르며 존경하는 이들은 적은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리더로서 당신은 어떻습니까? 오늘, 충무공 이순신의 리더십을 통해 당신은 무엇을 느끼고 깨달으셨습니까? 당신에게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그것을 실천하십시오. 그것을 통해 당신도 존경받는 리더가 될 것입니다.


본 글은 유필화 저 <역사에서 리더를 만나다>에서 발췌, 각색한 것입니다.








역사에서 리더를 만다다

  이 책은 동서양에서 탁월한 리더십의 모범이 될 수 있는 11명의 철학, 사상 그리고 그들의 실전 사례들을 잘 정리한 책이다. 철학과 경영 사이의 조화를 꾀하여 온 유필화 교수의 책에는 늘 교훈과 통찰력이 들어 있다. 속도전으로 치닫는 경영 현장에서 지혜를 구하는 경영자나 분주한 삶 속에서 현재와 미래 사이에 고민하는 직장인이라면 앞서 살았던 사람들의 리더십에 눈길을 두어보라. 이 책이 그런 필요에 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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