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461호 - 역풍에도 순항하는 돛단배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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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영역에서 위기에 가까운 어려움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위기 속에서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 리더십입니다. 이번 리더십 네트워크에서는 바람이 유일한 동력원인 돛단배가 순풍에서는 물론 역풍을 맞고서도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서 위기 가운데 리더의 역할에 관한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2008년 11월 11일자 LGERI 리포트에 실린 홍정석 선임연구원의 “역풍에도 순항하는 돛단배 경영”에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역풍도 활용하는 돛단배

초창기 돛단배는 돛의 방향이 배와 수직이었습니다. 따라서 순풍이 불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역풍을 맞으면 앞으로 나가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원래 돛의 방향을 바람과 수평 방향으로 바꾸고 제내커(Gennaker)라는 보조 돛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돛의 크기가 커지더라도 조절이 용이해졌고 더 많은 바람을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이전보다 빠르게 순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더 많은 지역으로 이동이 필요해지고 동시에 왕복 이동을 위해 역풍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었습니다.
이 때 등장한 것이 지브세일(Jib Sail)입니다. 지브세일은 역풍이 불 때 제내커(gennaker) 대신 사용되는 작고 팽팽한 삼각형 모양의 돛입니다. 돛단배가 지브세일을 이용하여 역풍에도 순항하는 원리는 비행기 날개에서 양력이 발생하여 비행기가 뜨게 되는 원리와 동일합니다. 비행기 날개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 돛의 주위에 공기가 흐를 때 돛을 경계로 하여 형성되는 양력을 받아 순항할 수 있습니다.
바람이 유일한 동력원이라 변화무쌍한 역풍 앞에서는 더 이상 전진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여기는 돛단배이지만, 이러한 역풍 활용 덕분에 오늘날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현대식 요트로까지 진화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역풍을 활용하려 하지 않고 역풍을 피하고자 역풍이 불지 않을 때나 적게 부는 지역에서만 사용되어졌다면 돛단배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을 것입니다.


돛단배 리더십의 성공 포인트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불확실성을 회피하거나 관리하는 데만 주력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역풍을 뚫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4가지의 성공 포인트를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역풍에 민감해져라

돛단배가 역풍을 잘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은 역풍을 즉각적으로 인지하고 방향과 강도를 정확히 파악하였기 때문입니다. 역풍을 즉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거나 인지했더라도 방향이나 강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역풍을 활용하기는커녕 역풍에 배가 뒤로 가거나 전복되어 버리고 말 것입니다. 이처럼 리더에게는 불확실성의 실체를 정확히 식별할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통찰력이란 불확실성의 실체를 정확히 읽어 내는 전략적 감수성과 창의적 해석 능력, 그리고 변화의 흐름을 타는 적응력을 말합니다.

2. 지브 세일을 확보하라

돛단배는 기존 돛의 방향을 고집하지 않고 새로운 보조 돛을 적용하는데 인색하지 않았기 때문에 역풍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역시 성장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안정적인 시스템과 과거의 성공 경험, 조직에 널리 퍼진 관성(Inertia)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습니다. ‘크로싱 더 캐즘(Crossing the Chasm)’의 저자인 제프리 무어(Geoffrey Moore)는 기업의 혁신 활동들이 대부분 실패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내부의 관성을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3. 선장(Skipper)과 선원(Crew)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바람이 거세지고 폭풍이 몰아치는 긴박한 상황에서는 선장과 선원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합니다. 급박한 환경에서 선장의 지시를 한번에 제대로 알아듣고 선원끼리의 공조가 즉각적으로 이루어져야만 배가 전복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직면한 불확실성에 대해 제대로 한번에 알려주고 이를 구성원들과 왜곡 없이 공유함으로써 그들의 이해와 협력을 얻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구성원들과의 건강한 소통관계를 유지하고 이들의 요구를 경영전반에 최대한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킬(Keel)을 확보하라

돛단배는 선체가 가벼운 데다 선체에 비해 돛이 크기 때문에 강한 바람에 쉽게 휘청거립니다. 하지만 전복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이는 선체 아래에 수직 날개처럼 생긴 ‘킬(Keel)’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물속에 잠겨 보이지는 않지만 배가 좌우로 기울어질 때마다 물속에서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변화무쌍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관련해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한 가지 이상의 핵심 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
미국의 빅3 기업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자동차 기업이 된 도요타(Toyota)의 핵심 역량은 특유의 생산시스템(TPS, Toyota Production System)을 기초로 원가절감과 공정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제조’ 역량입니다. 도요타는 이를 토대로 끊임없는 개선과 현지화 등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제품기획, 디자인, 마케팅 등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핵심 역량이 확고하다면 예기치 못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잠시 흔들리는 경우는 있을지라도 좌초하는 일은 예방할 수 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자

1980년대 크라이슬러를 파산에서 구해내고 위기관리와 변화의 심벌로 떠올랐던 리 아이어코카는 "우리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가장된 위대한 기회를 항상 접하며 산다." 라고 말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이, 불확실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선택의 기로에서 명확하게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리더의 결단력'입니다. 위기야말로 자신의 리더십을 테스트 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위기를 직면해 뚫고 나아가야 하는 것이 리더들의 숙명입니다. 위기 가운데 있는 돛단배이지만 당당히 올라 자신 있게 '호이스트(돛을 바꿀 때 쓰는 신호)!'를 외쳐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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