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448호 - 조직의 긴장 센서를 작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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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포츠단의 경우 각 구단의 감독들은 정규 시즌이 끝난 뒤 동계 훈련 기간을 매우 중시합니다. 다음 해 팀 성적이 이 기간에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감독들은 선수들이 자칫 긴장감을 잃고 자기 관리에 소홀히 하거나 다른 팀들의 플레이를 놓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트레이닝과 전술 훈련에 몰입합니다. 더불어 감독들은 다음 시즌의 팀 운영 방식과 전술 변화를 코치진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고민하기도 합니다.

기업 경영을 비롯한 조직 운영도 마찬가지입니다. 끊임없는 긴장감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조직이 가져야 할 긴장감이란 일종의 위기의식으로 ‘항상 변화에 깨어 있게 만드는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편지에서는 다양한 기업 사례를 통해 조직이 긴장 센서를 작동하기 위한 요건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2004년 4월 4일자 LG주간경제에 실린 LG경제연구원 조범상 선임연구원의 “조직의 긴장 센서를 작동하라”에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조직이 긴장 센서를 작동하기 위한 요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요건 - 고객을 주시하는 안테나를 작동하라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시장에 대한 정보, 특히 고객 즉 수용자에 대한 정보가 중요해 지고 있습니다. 고객의 기호 변화나 소비 패턴을 경쟁사에 비해 얼마나 빠르게 예측하고 적시에 포착하느냐 여부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기업이 고객을 주시하는 안테나를 잘 작동시키려면 고객의 실제 삶에 깊숙이 들어가 고객의 생활과 소비 패턴을 직접 관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킴벌리 클라크(Kimberly-Clark)는 마케팅 직원이 고객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유아용 입는 기저귀에 대한 엄마들의 니즈를 간파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고객 관찰 결과를 신제품 개발과 연계하여 큰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고객을 연구하는 전담 조직을 운영하는 것도 기업이 고객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P&G의 경우, 2000년 초 고객 중심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해 전 세계에 20여 개의 혁신 센터를 운영했습니다. 이 조직은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는 시점과 고객이 구매한 제품을 사용하는 시점을 면밀하게 연구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통해 건강, 미용 사업 분야에서 고객의 니즈에 적합한 상품을 출시하였고, 높은 수익 성장 효과를 창출했습니다.

 두 번째 요건 -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작성하라

긴장하는 조직은 변화를 예측하고 인식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준비합니다. 시나리오 기법은 당초 1950년대 군사 전략에서 사용되던 방법으로서 1970년대 후반부터 기업 경영에 접목되기 시작했습니다.
시나리오 기법이 기업 경영에 실제로 적용된 대표적 사례로 석유업체 로열 더치 셸(Royal Dutch Shell)을 꼽을 수 있습니다. 유가가 안정적이던 1968년 시나리오 기획을 담당하는 전담 부서를 설치해 중동의 산유국들이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반발해 정치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에너지 위기 시나리오’를 작성했습니다. 당시 그리 주목 받지 못했던 이 보고서는 1973년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가 닥치자 그 효력을 발휘했습니다. 미리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라 석유 파동 발생 시 경쟁사에 비해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었고, 이를 계기로 업계 2위로 도약할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요건 - 주기적으로 자기 진단을 실시하라

외부의 변화에만 몰입하다 보면 자칫 내부를 소홀히 할 수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내부를 살피고 위협 요인들을 찾아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록스는 1983년 ‘품질 제일’ 운동을 전사적으로 실시하면서 전면적인 품질 관리에 돌입한 적이 있습니다. 약 7만 명의 직원이 6일간의 품질 관리 교육에 참여하였으며, 리더들은 새로운 변화가 현업에서도 적용될 수 있도록 솔선수범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개선의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자체 조사 결과, 소수의 직원들만이 의사 결정 과정에서 품질을 최우선 순위로 고려할 뿐 나머지는 관행을 답습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것이 변화를 더디게 만든 주된 이유였습니다.

 네 번째 요건 - 내 · 외부 자극을 이용하라

북해에서 청어를 잡아 육지로 운송하는 어부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장시간의 운송 시간 동안 청어의 신선도를 어떻게 유지하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고민거리를 ‘메기’로 해결한 어부가 있었는데, 이 어부는 청어가 담긴 수조 속에 항상 메기 한 마리를 넣었습니다. 메기가 청어를 잡아먹기 위해 헤엄쳐 다니는 동안 청어들은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아나야 했는데 이런 긴장감이 청어들의 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었습니다.
조직 내부에도 이런 긴장감이 살아있으려면 ‘메기’ 같은 인물이 필요합니다. 이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핵심 인재’, ‘스타 직원’이라 할 수 있는데 탁월한 역량 발휘와 성과 창출로 다른 직원들의 역할 모델이 되기도 하며 경쟁의식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이런 인재들은 내부에서 육성할 수도, 외부에서 확보할 수도 있습니다. 리더들이 어떤 방식을 선택하던 아니면 두 가지 방식을 병행하던 중요한 것은 내부 구성원들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내·외부 자극에 노출시키는 것입니다.

지나친 긴장이 스트레스가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조직에 긴장감이 없는 것도 문제이지만 긴장감이 지나친 것도 결코 좋은 것은 아닙니다. 적절한 긴장은 조직을 건강하게 만들지만 지나친 긴장감 유도는 구성원들의 반감을 유발하여 조직에 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방지하려면 효과적인 리더십 발휘가 필수적입니다. 무작정 리더가 구성원들을 몰아붙이기 보다는 조직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설득함으로써 공감대를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조직의 미래가 없다. 변화에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구성원들에게 전달하며,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건강한 긴장감으로 조직의 생명력을 길게 유지하기 위해 리더가 집중해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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