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년 성공 DNA 1. 일등 마인드에 기반을 둔 파괴 경영
130년을 이끌어 온 첫 번째 성공 DNA는 아무도 가지 않을 던 길을 앞서 걸어가야 했던 GE의 태생적 환경에서 비롯된 ‘일등 마인드’와 ‘파괴 경영’이었습니다. GE는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줄곧 일등이었습니다. 19세기 말 전기산업이 태동할 때부터 시장의 선두를 놓치지 않고 오늘날까지 달려왔습니다. 바로 이러한 일등 마인드가 GE 경영의 전반에 배어 있습니다. 130년 넘게 줄기차게 일등을 유지하다 보니 GE의 사전에는 ‘불가능’이나 ‘한계’와 같은 단어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앞서 나가서 시장 환경이 따라오지 않으면 시장을 새롭게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시장을 끌고 나갔습니다. 그저 단순히 시장 환경을 어떻게 잘 적응할 것인가 그치지 않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환경으로 새롭게 조성한 것입니다. 1980년대 잭 웰치가 실시한 구조조정 역시 GE의 일등 마인드를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당시 GE가 커다란 어려움에 빠져있었다고 알고 있지만, 이것은 웰치가 회사를 변화시키기 위해 만들어낸 과장이었습니다. 웰치 스스로 자신의 자서전에서 이야기하듯 문제가 발생한 후에 기업을 회생시키는 데 지출되는 비용은 어마어마하고 더욱 고통스럽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GE는 위기가 찾아온 후에 어쩔 수 없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잘나갈 때 바꾸는 파괴 경영을 선택한 것입니다. 일등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기에 과감하게 변화를 시도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정점에 서 있지 않았다면 결코 시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파괴 경영은 CEO 승계과정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GE의 CEO들은 자신들과 전혀 성향이 다른 사람을 후계자로 지명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4대 CEO 윌슨은 경영진들이 듣기 싫어한다며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던 조직구조에 대한 비판을 한 후에 당시 CEO이었던 스워프의 눈에 들었습니다. 존스 역시 보치가 듣기 싫은 이야기를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존스 자신도 후임자인 웰치와는 전혀 성향이 달랐습니다. 웰치 역시 후계자 경쟁에서 자신과 너무도 닮았던 나델리보다는 다른 리더십을 가지고 있던 이멜트를 선택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먼저 대비하기 위해서 미래를 이끌 사람으로 준비시키는 것이 GE의 CEO 승계의 핵심입니다.
130년 성공 DNA 2. 미리 준비한 후에야 시작하는 사업 활동
GE는 결코 무모한 도전을 하지 않습니다. ‘블루오션’이니 ‘신시장’이니 한번 도전해 볼 가치가 있어 보여도 쉽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GE의 사업을 보면 과거로부터의 전통이 있는 사업들이 대부분입니다. GE는 역량이 갖추어지지 않은 단계에서는 덤비지 않습니다. 물론 보치 취임 초기 한꺼번에 너무 많은 신사업을 추진하여 된서리를 맞은 적이 있지만 이는 극히 예외적입니다. 현재 가장 많은 매출과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금융서비스 사업도 20세기 초 제품 판매를 위해 소규모 지역 발전소에 재정지원을 해주거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품 구매 비용을 빌려주고 할부로 대금을 받는 형식의 비즈니스에서 발전한 것입니다. 제품 판매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서비스로 시작한 것이 나중에 주력 사업이 되었습니다. 방송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 역시 이미 1920년대 RCA를 설립하고 방송 사업에 진출한 경험이 밑바탕이 된 것입니다. M&A에 의한 성장도 초기에는 GE가 잘 알고 있는 관련 분야의 사업을 인수하면서 M&A 관리 역량을 축적한 후에 비관련 분야의 사업도 인수하게 되었습니다. ‘준비 없이 도전하지 않는다’는 것은 용기가 부족하거나 덩치가 커서 속도가 느리다는 의미가 아니라 ‘철저히 준비한 이후에 도전한다’는 뜻입니다. 언제나 일등의 위치에 서 있을 만큼 넘치는 역량이 있었지만 변화를 시도하는 일에 있어서는 자신의 몸을 낮추었습니다.
130년 성공 DNA 3. 비용이 아닌 투자의 관점으로 보는 인재관
사람을 키우는 것에는 결코 인색함이 없었습니다. 초대 CEO이었던 코핀은 엔지니어가 아니라 사업가였습니다. 사업가가 전기산업에 뛰어들어 성공하려다 보니 최고의 엔지니어와 과학자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설립 초기부터 GE는 인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느 기업보다 직원 교육에 많은 시간과 자원을 할애해 왔습니다. 이러한 전통이 이어져 현재 GE가 경영자 사관학교라는 말을 듣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인재 중시 풍토 역시 궁극적으로는 일등 마인드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솔직히 후발자들은 창의적인 최고 인재가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남들이 만들어 놓은 것을 잘 이해하고 실행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구자들은 백지에 그림을 그리듯이 하나부터 열까지 새로이 만들어내야 합니다. 이를 할 수 있는 것은 사람뿐입니다. GE는 지난 한 세기 내내 가장 앞선 회사였고,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서 사람에 대한 투자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경쟁사의 인재 수준이 GE에 비해 낮았기 때문에 뛰어난 사람을 채용하려야 할 수도 없었습니다. 일등이었기에 사람에 투자해야 했고, 사람에 투자했기에 일등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130년 성공 DNA 4. 고상한 경영철학보다는 실리주의적 사고 중시
명분보다는 실리를 택하는 것이 GE의 성공 비결이라고 하면 지나칠까요? 매우 특이한 것이 GE는 대부분의 장수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변하지 않는 경영이념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러한 특징은 초대 CEO이었던 코핀의 성향 때문일 것입니다. 코핀은 타고난 장사꾼이자 사업가였습니다. 그는 결코 인류에게 이바지하고자 사업을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신발사업을 하다가 전기산업으로 전업한 것은 이 분야가 고성장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실리주의는 코핀이 GE를 설립하는 과정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코핀은 미국전기회사를 인수한 후, 포드, 에디슨, 웨스팅하우스 등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이름이 아니라 설립자인 톰슨과 휴스톤의 이름을 따서 회사 명칭을 바꾸었습니다. 또 에디슨 GE와 주도적으로 합병한 후에도 자신의 회사 이름을 버리고 에디슨의 회사 이름을 따서 GE라고 불렀습니다. 실리주의적인 코핀에게는 회사 이름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인수합병이 있을 때마다 회사의 이름 때문에 일어났던 분쟁들과 그로 인해 에너지 소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이러한 실리주의 전통으로 GE는 사업을 잘하고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삼아 왔습니다. 그래서 CEO가 바뀔 때마다 핵심가치나 경영이념이 바뀌어 왔습니다. 오직 공통적인 것은 기업을 성장시키고 높은 수익을 거두는 것뿐이었습니다. 고집할 것과 버릴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GE만의 명확한 기준이 있었던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