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 167호 - 훈련생의 노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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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일 년을 이끄신 하나님

올 한 해 제자반을 통해 저에게 선하게 일하신 하나님을 먼저 찬양합니다. 그 분은 저를 만나 주시고, 저의 연약한 부분을 치유하시며, 세워 주시려고 이 제자반에 저를 불러 주셨음을 확신합니다.

작년 가을 특새 때 심신으로 지쳐 있는 저에게 하나님은 제 영혼이 살아나도록 깨워 주시고 다른 영혼을 위해 살도록 소망을 불어넣어 주셨습니다. 청년 때는 주를 위해 살겠노라고 간절히 기도할 정도로 뜨거운 신앙을 가지고 있었던 저였지만, 어느새 삶의 때가 묻어 감에 따라 세속화된 신앙인으로 퇴색하여 영혼의 빛이 사라져 가는 힘없는 자가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하나님은 저를 그대로 두시지 않고 특별 새벽 기도회에 불러 주시고 회개의 눈물과 함께 영혼의 회복을 소망하게 하셨습니다. 그 은혜를 몰아서 작년 이맘 때 제자반을 신청하였습니다. 개인적인 생활이 많이 분주해졌지만, 먼저 내 영혼이 세워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하나님이 도우실 것만 믿었습니다.

혹여라도 인터뷰에서 떨어질까 봐서 정성을 다해 답변하고 기도 드렸습니다. 약간은 사무적으로 질문하시며 열심히 할 수 있겠냐고 다짐하시는 목사님이 조심스러웠습니다. 다행히도 제자반에 합격은 하였지만, 나머지 11명의 영혼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평소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제 일을 찾아서 하는 편이어서 누군가와 보조를 맞추어서 간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또한 저를 얼마만큼 오픈해야 하는지도 고민이 되었습니다. 초반에 다른 집사님들이 자신의 신앙 상태와 생활을 잘 오픈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얘기를 해야 하는데, 왜 나는 입이 떨어지질 않을까?' 하고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일 주일에 2명씩 전화연락을 하는 숙제가 있었는데 그것도 참 부담스러웠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집사님들에게 안부를 묻고 얘기를 나누기가 어색하여 빠뜨리기도 여러 번 하였습니다. 또 오후에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저를 배려하셔서 그런 건지 전화도 잘 오지 않아 서운하기도 했지요. 단지 성경공부를 하러 온 것이 아닌데 왜 난 성경공부 그룹에 와 있는 사람처럼 다른 사람의 말만 듣고 정작 나에 대해서는 말할 것이 없는 걸까 속상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제 안의 문제를 해결받고 변화받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저도 변화의 기쁨을 달라고요. 놀랍게도, 하나님은 점차 저를 변화시켜 가셨습니다.

제자훈련은 전반적으로 저의 신앙을 점검하고 돌아보게 했습니다. 주일과 수요예배 설교 요약을 함으로써 설교에 더욱 집중하게 하였고, 설교 후에 마음에 결단과 실천까지도 생각해 보도록 만들었습니다. 더욱이 저에게 강한 도전과 순종의 열매를 주었던 부분은 D형 큐티였습니다. 말씀통독은 읽을 당시에만 은혜를 주지만 큐티 말씀은 성경을 자세히 보게 하고 성경 본문의 의도까지 생각해 보게 하여 저의 생활에 적용하게 하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특히 성경의 인물에 저를 조명해 보는 과정은 저의 참모습을 들여다 보게 했고 문제의 해결을 제시하였습니다. 대부분의 큐티 묵상이 도전으로만 끝났던 저에겐 새로운 은혜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저의 상황에 딱 들어 맞는 성경 본문들은 제가 하나님이 예비하신 훈련의 과정에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였습니다. 큐티 말씀을 통해 저에게 하나님이 직접 육성으로 말씀하시는 것 같은 때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고민하다 지쳐 있을 때 새로운 큐티 말씀으로 저의 갈급한 심령에 깨달음을 부어 주시고 문제의 해결을 보여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은 저에겐 어둔 밤의 등불이었습니다. 그 은혜에 감격하여 울 때도 많았습니다. 제자 훈련을 하기 전엔 제 영혼이 불쌍하여 자기 연민에 많이 울었는데 훈련을 받으면서 흘리는 눈물은 달랐습니다. 어둠에서 오랜 기간을 눌려 지내다가 강한 빛에 이끌려 그 빛의 광채와 아름다움에 감격하여 울었습니다. 제 육체의 본성에 속한 껍질 하나 하나가 벗겨질 때마다 저를 사랑하시고 바로 세워 가시는 주님의 은혜가 감사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하나님이 저를 붙들어 주시고 세워 가심이 분명했습니다.

제자반의 훈련 기간은 저의 인생의 방향을 바꾸고 하나님의 뜻에 맞춰 새로이 재구성하시는 하나님이 예비하신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 주었습니다. 바쁜 저의 생활을 정돈하여 하나님과 함께 새로이 시작할 수 있도록 저의 환경에도 변화를 주었습니다. 믿음의 가정을 기도로써 세우고, 가족들에게 믿음의 환경을 만들어 주어 사랑을 심는 자리가 저의 자리라는 것도 알게 해 주었습니다. 제가 서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가도록 가르쳐 주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오묘하신 계획과 섭리에 감사드립니다.

또 한 가지 감사한 것은 제자반 목사님의 관심어린 사랑과 믿음의 본을 통해 제가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고 저의 영혼이 회복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오랜 기간 교회를 다녔지만 이렇듯 가까이서 목회자의 보살핌을 처음 받아 보았습니다. 매번 제출하는 저의 과제물을 정성스레 살피시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목사님에게서 아버지 같은 사랑을 느꼈습니다. 한동안 하나님의 사랑에서 단절되었던 것 같았던 저의 영혼에겐 목사님의 자상한 인도가 예수님의 사랑으로 여겨졌고 인격적으로 다가오시는 하나님의 존재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지금 저에게는 하나님이 저의 갈 길을 예비하시고 그 길로 인도하시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길은 평강의 길이요 믿는 자가 걸어야 할 길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가장 원하시는 것이 그 분을 신뢰하고 그 분이 제시하시는 것을 따르고 순종하는 것임을 믿습니다. 제가 제자훈련을 거치며 얻은 교훈이 바로 이것입니다. 하나님은 저의 진정한 주인이시며 그 분은 저의 선한 목자이시라는 것. 앞으로 펼치실 저의 미래가 기대됩니다. 저는 주님과 함께 그 길을 따르겠습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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