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 166호 - 마무리 모임, 이렇게 준비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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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 훈련을 시작하는 경우가 아니면, 이 시기가 되면 년 초에 시작되었던 제자훈련이 마무리되는 시점입니다. 농사에 비유하면 추수의 시기가 가까웠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인도자들의 경우 '마무리 모임을 어떻게 할까?'하고 고민합니다. 1년 동안 훈련을 받으며 수고한 지체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적당한 프로그램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훈련 기간 동안 받았던 스트레스와 무게감에서 벗어나 서로를 격려하고 더불어 즐거움을 만끽하는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 크기 마련입니다.
이런 고민을 돕기 위해 이번 호에서 마무리 모임 프로그램으로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영화가 주는 독특한 매력을 활용하라
첫 번째 제안은, 개봉된 영화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음악 치료’나 ‘미술 치료’에 이어 보급되고 있는 ‘영화 치료’라는 심리 상담 기법을 소개하는 내용들에서 볼 수 있듯이, 영화는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도구입니다. 음악이나 그림보다 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영화를 도구로 삼을 때 그 치료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다음의 몇 가지 점만 유의하면 됩니다. 우선, 좋은 영화를 선정해야 합니다. 모든 영화가 나름의 의미를 갖지만 우리는 단순히 영화를 감상하거나 비평하기 위해서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 아니니까, 우리의 목적에 부합되는 영화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정 기준 중 꼭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 모두가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면 처음 가졌던 목표에까지 이르는 것은 불가능해집니다.
두 번째, 영화에서 느낀 점은 나눌 때, 영화 자체에 너무 몰입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는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매개로 우리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목표입니다. 따라서 영화 속의 특정 장면이나 내용, 인물에 대해 너무 긴 시간 동안 이야기되지 않도록 분위기를 이끌어야 합니다.
세 번째, 각자 느낀 점과 자신의 삶에 대입해 얻은 교훈을 나누는 것임 만큼, 타인의 의견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도록 분위기를 이끌어야 합니다. 다른 의견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옳고 그름을 가릴 문제가 아닙니다. 서로가 타인의 이야기에 공감적으로 경청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것이 인도자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네 번째, 진지한 것은 좋지만 무거운 분위기가 되지 않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웃음이 자주 터져 나올수록 좋습니다. 즐겁게 배운 것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고 합니다. 서로에게서 교훈을 얻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1년의 수고를 격려하고 축하하는 모임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낯선 장소가 주는 독특한 매력을 활용하라
두 번째 제안은, 좋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멋진 공간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는 갤러리나 색다른 느낌의 분위기로 꾸며진 카페, 낙엽이 쌓인 산책로를 가진 멋진 자연 공간을 이용해 마무리 모임을 갖는 것입니다. 일상과는 간격이 있는 낯선 장소를 방문했을 때, 조용히 흐르던 음악 속에 악센트처럼 신선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음의 몇 가지만 유의하면 멋진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주변 분위기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 사색을 즐기기 좋은 환경이라면 30분 정도의 시간을 할애해 각자가 지난 온 1년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고, 이후에 함께 모여 나누도록 합니다. 삼삼오오 모여앉아 대화 나누기 좋은 환경이라면, 3-4명을 하나의 단위로 묶어 1년 동안 훈련 받으면서 서로에 대해 느꼈던 부분을 나누게 합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룹을 다시 구성해 같은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전체가 한번씩은 만날 수 있도록 합니다.
낯선 장소에서 서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이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들의 특성입니다. 꽉 짜여진 틀이 아니라도 서로 눈빛을 마주하면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지막 모임을 오랫동안 기억할 것입니다.

함께 흘리는 땀의 독특한 매력을 활용하라
세 번째 제안은, 육체를 움직여 봉사할 수 있는 기관이나 장소를 찾아 함께 봉사하는 것으로 마무리 모임을 계획해 보시라는 것입니다. 1년 동안 머리와 가슴에 쌓았던 지혜와 은혜를 손발을 움직여 실천하는 기회를 갖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어려운 일을 함께 한 동료에 대해서는 깊은 애정을 갖기 마련입니다. 전쟁터에서 함께 고생한 전우를 평생 잊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다음의 몇 가지 점만 유의하면 됩니다. 너무 힘든 일은 피하십시오. 함께 봉사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자칫 힘든 기억만 남게 되면 봉사에 대한 두려움만 갖게 됩니다. 반대로 너무 쉽게 할 수 있는 일도 피해야 합니다. 땀을 흘리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봉사의 의미나 보람을 찾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한번의 체험으로 끝나는 봉사 영역이 아니라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섬길 수 있는 영역에서 찾아보십시오. 훈련 후에 지속적으로 함께 섬길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기온도 많이 내려갔고, 불어오는 바람도 많이 차갑습니다. 따뜻한 온기가 반가운 계절입니다. 한 편의 영화, 멋진 분위기와 따뜻한 차 한 잔, 이웃을 섬기는 땀방울.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입니다. 행복함이 가득한 마지막 모임을 디자인해 보십시오. 평생을 두고 기억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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