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 134호 - 마지막 모임, 한편의 영화와 함께 보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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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경우(시작 시점이 다른 경우를 제외하면), 년 초에 시작했던 제자훈련이 마무리되는 시점입니다. 인도자들의 경우 '마무리 모임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동안 함께 훈련을 받으며 수고한 지체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적당한 프로그램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간 훈련이란 틀이 주던 다소 무거움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더하고 동시에 마지막이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면 최고인데 말입니다.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함께 영화를 보고 그 영화로부터 각자 얻은 메시지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제안합니다.

영화가 주는 독특한 매력을 활용하라

최근 들어, '음악 치료'나 '미술 치료'에 이어 '영화 치료'라는 심리 상담 기법이 국내에도 보급되고 있습니다. 음악이나 그림이라는 매체보다는 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영화를 도구로 삼기 때문에 그 치료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영화는 다른 매체들과는 달리 관객이 쉽게 등장인물에 자신을 대입할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영화 속 인물과 관객 사이에 아주 강한 동질감을 형성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이 점을 치료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영화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일은, 심리적인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만 유익한 방법은 아닙니다.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에도 영화 속 등장인물에 우리 자신을 대입해 봄으로써 얻을 수 있는 유익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때 우리가 꼭 생각해야 할 것은, 관객인 우리가 영화로부터 길러 낸 메시지가 원래 그 영화를 제작한 감독이나 작가가 만들어 놓은 틀을 넘는 새로운 것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점이 해당 영화를 비평하거나 단순히 감상하는 것과는 다른 점이라고 하겠습니다.
정리하면, 그러니까 우리가 얻은 메시지가 작가나 감독이 원래 의도한 메시지가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새롭게 만들어진 메시지가 우리의 삶을 건강하게 만드는 생산적이고 건강한가입니다. 각자가 느낀 것을 솔직하고 진지하게 이야기할 수 있으면 됩니다.

유의할 점

이런 모임을 가질 때 인도자가 유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우선, 좋은 영화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영화가 나름의 의미를 갖지만 우리는 단순히 영화를 감상하거나 비평하기 위해서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 아니니까, 우리의 목적에 부합되는 영화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정 기준 중 꼭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이, 모두가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면 처음 가졌던 목표에까지 이르는 것은 불가능해집니다.
영화를 선정할 때, 특정 개인의 선호를 고집하지 않아야 합니다. 특정한 배우나 감독에 대한 마니아가 있을 경우, 영화 선정에 강력하게 개입할 수 있습니다. 예술성이 강한 영화만을 즐기는 사람이 있을 경우에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모두가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위험부담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검증된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문가들이나 관객, 네티즌의 평가를 참고하십시오. 그냥 감을 따라 선정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두 번째, 영화에서 느낀 점은 나눌 때, 영화 자체에 너무 몰입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는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매개로 우리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목표입니다. 따라서 영화 속의 특정 장면이나 내용, 인물에 대해 너무 긴 시간 동안 이야기되지 않도록 분위기를 이끌어야 합니다.
세 번째, 각자 느낀 점과 자신의 삶에 대입해 얻은 교훈을 나누는 것임 만큼, 타인의 의견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도록 분위기를 이끌어야 합니다. 다른 의견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옳고 그름을 가릴 문제가 아닙니다. 서로가 타인의 이야기에 공감적으로 경청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것이 인도자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네 번째, 진지한 것은 좋지만 무거운 분위기가 되지 않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웃음이 자주 터져 나올수록 좋습니다. 즐겁게 배운 것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고 합니다. 서로에게서 교훈을 얻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1년의 수고를 격려하고 축하하는 모임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찬바람이 불어 따뜻한 온기가 반가운 계절입니다. 한 편의 영화를 함께 보고난 후 커피향 진한 카페에 둘러 앉아 서로를 격려하면서 담소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행복함이 가득한 마지막 모임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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