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 49호 - 타인의 음성을 제대로 듣는 것이 모든 사역의 기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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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은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일상생활 속에서 늘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듣는 것에 실패합니다. 잘 듣지 못함으로 인해 벌어지는 문제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편지에서는 제대로 듣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타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먼저 귀를 열어야 합니다. 귀를 막고 상대방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귀를 여는 것은 듣는 일에 있어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단지 귀를 열고 있다고 해서 타인의 말을 진심으로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귀가 열려 있다는 것은 단순히 음성으로 나오는 말이 귀로 전달되는 것뿐이지, 타인의 말하는 내용이 전달되는 것은 아닙니다. 타인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잘 듣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듣는 이의 머릿속이 백지 상태여야 합니다. 그런데 대개의 경우 말을 듣는 사람들의 머릿속은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 차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겉으로는 듣고 있는 것 같지만 머릿속은 전혀 딴 생각에 빠져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잡념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 있으면 당연히 타인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런 잡념 외에, ‘그건 옳아’ ‘그건 틀려’라며 타인의 이야기를 자신의 고정관념으로 판단하거나 ‘저 사람이 말하고 싶은 건 분명 이러이러한 것 일거야’라는 선입견을 갖고 들으면 역시 음성만을 듣게 됩니다.

이런 잡념, 고정관념, 선입견은 모두 잡음이 되어 타인의 말이 우리의 머릿속에 들어오는 것을 방해합니다. 따라서 타인의 이야기를 진정으로 듣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머릿속에서 그런 잡동사니를 몰아내야만 합니다.


타인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단지 수동적으로 듣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반응을 보이면서 적극적으로 들어야 합니다. 타인의 이야기를 들을 때 귀뿐만 아니라 입을 사용하게 되면 ‘나는 당신의 말을 신중하게 듣고 있다’는 표현을 전하게 됩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해 이야기를 듣고 있는가?’라는 것입니다. 겉으로는 귀뿐만 아니라 입도 열어서 상대방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졌다 하더라도 그 질문이 상대방의 이야기와는 전혀 관계없는 것이라면 상대방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질문을 던지며 상대방의 이야기를 입으로 듣기 위해서는, 타인의 음성이 아닌,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타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의식의 화살을 타인에게 돌리는 게 중요합니다.


타인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자신의 귀와 입 외에 마음을 동원해야 합니다. 정말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마음으로 들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타인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듣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쉽게 말하면 이것은 ‘상대방을 위해 이야기를 듣는’ 것입니다. 다시 바꾸어 말하면 ‘상대방이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것을 듣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듣는 이가 자신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말하는 이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말하는 이의 사고방식이나 사물을 보는 관점에서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이렇게 진정으로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단계에 이를 수 있을까요? 신체 특정 부위의 근육을 키우고자 마음을 먹으면 반복적으로 그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을 되풀이해야 합니다. 그저 단련하고자 하는 생각에만 그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근육은 절대 생기지 않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3단계의 경청 방법을 알았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변신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라는 격언이 우리에게 좋은 지침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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