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141호 하나님이 선택하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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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국제제자훈련원입니다

2002년 10월 28일 제 141호 리더십네트워크를 보내드립니다.
훈련원소식과 목회자료를 함께 보내드리니 많은 도움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

하나님이 선택하신 '책'


요즈음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역설적인 모습들 가운데 하나는 바로 독서 운동을 벌이고 있는 텔레비전 프로그램들 입니다. 왜냐하면 사실 텔레비전이야말로 사람들로 하여금 손에서 책을 놓게 한 주범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텔레비전이 독서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얼마 전 있었던 책의 날 행사에서는 독서 운동을 벌여온 모 방송국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성과를 인정해 특별상이 수여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현상을 '텔레비전과 책의 화해'라고 불러야 할지, 여하튼 세상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이제는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한 길 사람 속을 모르는 것은 당연하고 한 길 물 속도 알 수 없다'라고 말입니다.

책은 죽었다?


오늘은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책과의 인연을 따지면 어떤 계층의 사람들보다 목회자를 떠올리게 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목회자들은 부족한 경제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한 방 가득 책을 쌓아놓고 사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사역지를 따라 이사를 갈 때마다 가제도구보다 더 많은 책 보따리를 챙겨야 하는 것이 목회자의 삶이었습니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금언을 누구보다도 추종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런 모습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책상은 두꺼운 주석을 대신 해 컴퓨터가 자리를 잡고, 신학교를 비롯한 강의실에서는 휴대용 소형 PC가 노트와 펜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정보를 얻는 방법에도 변화가 있어, 정보 수집의 유일한 통로로 여겨지던 서적 대신에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매체를 통해 정보를 얻는 예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개인적인 차원에만 머물지 않고 교회 공동체에도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OHP 하나만 있어도 행복했던 것이 불과 얼마 전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수 백만원에 달하는 빔 프로젝트는 교회교육의 필수품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나님, 책을 선택하시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당신의 뜻을 우리에게 전달하는 도구로 책을 선택하셨다는 것에, 당신의 말씀을 인간의 언어 안에 담아 보존하시되 책이라는 매체를 활용하셨다는 점에 다시금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역사를 주관해 오신 그 분의 경륜과 역사를 차근차근히 묵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책은 휴대하는 전달매체의 원조였다.


우선, 신명기 6장에 기록되어 있는 다음의 말씀을 주목해 보십시오.

“오늘날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에 행할 때에든지 누웠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를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문에 기록할지니라."

하나님은 그의 백성이 당신의 말씀과 늘 동행하기를 원하셨습니다. 그것이 정규 교육 현장이든지, 가정이든지 심지어 침상에서든지 말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선택하신 책은 잠자리에까지 가지고 가는 매체입니다.

어떤 사람들의 경우는 잠자리에서 읽은 책이 책상에 앉은 책보다 많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 디지털 인터페이스도 이 점을 전용하려고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책의 상징성이 가지는 위력은 디지털과 컴퓨터가 지배하는 시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휴대용 소형 PC를 '노트북(notebook)'이라고 부릅니다.

책은 생각하게 하는 매체이다.


요한1서 1장에 기록되어 있는 다음의 말씀도 주목해 보십시오.

“태초부터 있는 생명의 말씀에 관하여는 우리가 들은 바요 눈으로 본 바요 주목하고 우리 손으로 만진 바라.”

하나님은 실천의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인식의 차원에서도 당신의 말씀이 우리 전인격과 부딪치기 원하십니다. 그런데, 이미지 중심의 상호 소통적인 멀티미디어는 상상력의 여지를 별로 남겨두지 않습니다.

영화 같은 영상매체에서 전달되는 이야기는 특정한 표상의 연속들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비교적 협소한 상상의 틈새만을 남겨둡니다. 전달되는 영상을 통해 감성을 증폭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는 하지만 주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영역은 거의 없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책에 쓰여진 이야기는 상상력을 자극하고 책의 내용에서 전이된 이미지를 창조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책을 읽으면서 글자를 보지만 머리 속에서는 색깔, 소리, 냄새, 맛 동작을 연출해냅니다.

흔히 우리는 좀더 선명한 원색을 보여주고 현장감 있는 원음을 들려주는 것이 사람들의 사고를 자극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거리가 있습니다. 이미지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서 논리적인 사고력을 쉽게 기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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