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믿기 힘든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48년 동안 1승도 이루지 못했던 팀이 4강에 진출했습니다. 거리는 온통 붉은 색으로 채워지고, 텔레비전을 비롯한 모든 매체들도 월드컵과 붉은 색에 완전히 점령되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TV, 책을 말하다"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한 권의 책을 선정해 그 책의 화두를 찬찬히 밟아 가는 형식의 이 프로그램이 이번에 선정한 책은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이었습니다.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은 무성한 화제를 뿌리며 전세계 독서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책입니다. 2001년 12월 10일 발간과 동시에 아마존 베스트 1위에 진입했고 한국 출간에 이어 대만, 홍콩, 중국에서 곧 발간될 예정이며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간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 숫자의 드라마
무엇보다 이 책이 독자들의 시선을 머물게 하는 것은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이라는 흥미로운 상상력 때문입니다. 결코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그러면서 독특한 이 화두가 사람들을 끄는 매력의 중심입니다.
독자들은 본문 속에서 나열하는 숫자 항목을 따라가다 결국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너보다 돈도 없고 배운 것도 없어서 불행한 내가 아닌, 지구 저편에서 굶어 죽어가고 있는 이들,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폭격의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이들에 비해 절대적인 행복을 누리고 사는 사람이다.'라는 깨달음과 함께 '이런 나를 감히 불평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 앞에서 겸손해 집니다.
본문 속에 나열된 숫자는 연감이나 세계식량기구 같은 전문기관의 통계 자료를 철저히 조사해 100으로 환산한 것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 낭만적 언어, 하지만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오늘 하루가 설레었나요? 밤에 눈을 감으며 괜찮은 하루였다고 느꼈나요? 선뜻 물론이죠 라고 대답하지 못하는 당신에게 이 편지를 소개합니다. 읽고 나면 주변이 조금 달라져 보일꺼에요.'
이렇게 시작하는 이 책의 첫 문장을 보고 이어질 내용이 낭만적일 것이라 생각하면 오해입니다. 다음 문장은 뜻밖에 이렇게 시작합니다. '지금 세계에는 63억의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만일 그것을 100명이 사는 마을로 축소시키면 어떻게 될까요?'
이어지는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 우선 52명은 여자이고 48명이 남자입니다. 30명이 아이들이고 70명이 어른들이며 어른들 가운데 7명은 노인입니다. 90명은 이성애자이고 10명이 동성애자입니다. 70명은 유색인종이고 30명이 백인이며 61명이 아시아 사람이고 13명이 아프리카 사람, 13명이 남북 아메리카 사람, 12명이 유럽사람, 나머지 1명은 남태평양 지역사람입니다.
17명은 중국어를 말하고 9명은 영어를, 8명은 힌두어와 우르두어, 6명은 스페인어, 6명은 러시아어, 4명은 아랍어로 말하는 별의 별 사람들이 다 모여 사는 이 마을은 그러나 빈부격차 전쟁 인권침해 환경오염으로 신음합니다. 20명은 영양실조고 1명은 굶어죽기 직전이고 15명은 비만입니다.
이 마을의 모든 부(富)중 6명이 59%를 가졌고 그들은 모두 미국 사람이며 74명이 39%를, 20명이 겨우 2%만을 나눠 가지고 있습니다. 75명은 먹을 양식을 비축해 놓았고 비와 이슬을 피할 집이 있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25명은 그렇지 못합니다.
17명은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없으며 14명은 글도 읽지 못합니다. 48명은 괴롭힘이나 체포 고문 죽음의 위협 속에서 자신의 신념이나 양심에 따라 살지 못하고 있으며 80명은 공습이나 폭격 지뢰로 다치거나 무장단체의 강간 납치공포에 시달립니다.
저자는 이 마을에서 가장 소중한 일은 '당신과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일,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 주는 일,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일들을 안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 청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열정적인 연설은 아니지만 독자들 가슴 깊숙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 책으로부터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신저로서의 사명을 감당해야 우리는 중요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청중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화려한 언어적 기교나 견고한 논리가 아니라 진실입니다." 이 책의 독자들이 미쳐 인식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면서 충격을 받듯이 누구나 사람은 자신의 참 모습을 발견할 때 충격을 받습니다. 마치 다메섹으로 가던 길에 예수님을 만났던 바울과 같이 말입니다.
우리의 청중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메시지를 통해 우리의 청중들이 자신의 참 모습을 발견할 수만 있다면 그들은 스스로 자신의 삶의 전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청중 이해'. 여러 채널을 통해 귀가 아플 만큼 들어온 것입니다. 그러나 다시 한번 강조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확한 청중 이해 없이 선포되는 메시지는 허공을 치는 소리일 수 있습니다.
아무리 견고한 논리로 무장하고 설득력 있는 언어로 준비된 메시지라고 해도 삶의 변화를 일으키지는 못 할 것입니다. 당신의 메시지를 점검해 보십시오. 얼마나 청중의 삶을 담아내고 있는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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