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539호 - 주저하는 소그룹 차기리더, 어떻게 격려할까?
많은 소그룹들이 차기리더를 필요로 하지만, 오늘날과 같이 구성원 개개인이
공동체 전체에 닥친 부담감을 절실히 체감하는 시대에, 차기리더로 섬기는 것을 대부분 주저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차기 리더십을 세우는 노력이 리더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나 담당자에게만
국한될 것이 아니라, 온 공동체, 그 중에서도 특별히 차기
리더십을 공급 받는 수혜자들이 될 “각각의 소그룹”이 직접
차기 리더십을 세우는 주도적 참여자로 노력해야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소그룹은 차기 리더를 세우는 과정에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소그룹의
역량에는 한계가 명확하므로, 공동체의 기존 리더십 과정을 대체하기 보다는 새로운 상황에 맞추어 기존
리더십 과정을 적절히 보조하는 역할을 찾아야 합니다.
기존의 패러다임에서는 전체 공동체와 담당자가 필요한 훈련과 교육을 제공하고, 차기리더는
해당 과정을 이수하여 객관적인 자격을 획득하는 것으로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공동체의 부담감이 늘어갈수록, 차기 리더들은 교육과 훈련 과정에서 경험하는 리더의 헌신을 더욱 부담감 있게 인식하게 되었고, 이로써 오히려 아무것도 모를 때 보다 교육과 훈련을 받은 후 섬김을 더 주저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러한 새로운 상황에서 소그룹은 차기 리더의 부담감을 덜어주어 섬김을 격려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습니다.
미시간대 스티븐 M. 로스 비즈니스스쿨의 경영조직 교수인 수전 J. 애시포드는 그의 동료들과 함께 차기 리더십의 자격을 충분히 갖춘 사람이 오히려 나서지 않고 주저하는 현상의
이유를 “리스크 인식”의 문제로 분석했습니다.
수전과 그의 팀은 8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를 통해, 차기리더가 자신이 리더로 기여해야 할 때 그 행위가 리스크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면, 훨씬 덜 주도적이게 되고, 리더십 행위를 덜 하게 되며, 진취성이 감소하게 된다고 분석합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리더로 기여하는
것을 주저하게 하는 세가지 주요한 리스크 요인을 다음과 같은 세가지로 나누었습니다.
1.
대인관계 리스크:
리더로
기여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첫번째 리스크 요인은 ‘리더로 나서는 것이 다른 구성원과의 현재 관계를
해칠 수 있다’고 인식하는 대인관계 리스크입니다. 리더가
되면 평소의 편한 관계를 넘어서 다른 사람에게 권면과 요청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봉착하게 되는데, 기존의
관계를 위태롭게 하면서까지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다는 인식입니다. 리더십이 대인 관계를
오히려 해칠 수 있다는 공포는 일관되게 등장하는 주제입니다.
2.
이미지 리스크:
리더로
기여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두번째 리스크 요인은 ‘리더로 나서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잘난 척 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인식하는 이미지 리스크입니다. 일반적으로
공동체는 리더의 권위에 협조하고 순종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차기리더들은 사람들이 뒤에서 불만과 불평을
토로하는 모습을 함께 보아왔기 때문에 예상되는 이미지 하락을 미리 경계하는 것입니다.
3.
책임의 리스크:
리더로
기여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세번째 리스크 요인은 ‘리더가 되면 공동체의 실패나 어려움을 개인적으로
책임지게 될 수 있다’는 책임의 리스크입니다. 분명히 리더는
책임을 지는 자리지만, 자신의 역량과 상관없이 공동체 전체의 상황에 따라 같이 실패의 책임을 감수하게
될까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특히 오늘날 코로나 상황과 같이 공동체에 위기가 닥친 상황에서는 더더욱 책임의
리스크는 크게 인식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그룹은 차기리더십의 리스크를 덜어주는 작업을 적극적으로 함께 해 주며 주저하는 차기 리더를 격려할 수 있습니다. 소그룹은 아래 설명하는 예방적 세 단계를 통해 차기리더의 리스크 인식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1.
리스크에 예민한
사람일수록 지원을 더 하라
아직 공동체의 리더십 경험이 없거나, 공동체에 소속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사람일수록 리더십 리스크에 특히 예민할 수 있습니다. 차기리더가 이러한 사람이라면 소그룹이 먼저 그에게 다가가 적극적으로 그의 의견을 묻고 또 반영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또한 그의 작은 섬김을 적극적으로 칭찬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부담감을 극복하고 더욱 헌신할 수 있도록 독려할 수 있습니다.
2.
갈등의 출현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라
소그룹이 진행되다 보면 말씀을 두고 토론을 하거나, 소그룹 활동을 위한 시간과 방법을 결정하는 자리에서 의견 충돌이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 경험이 없는 차기 리더에게는 갈등이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숙한 리더는 갈등이 발생하는 것 자체를 자신의 리더십의 문제로 인식하게 됩니다. 소그룹 구성원들은 이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의견 충돌이 발생할
때 개인의 주장을 내세우기에 급급하여 차기리더가 불안해 할 만한 관계 갈등으로 상승시키지 말고, 단순한
의견차이임을 인지한후 양보의 미덕을 먼저 발휘해야 합니다. 차기 리더에게 먼저 중재자의 역할을 요청하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배려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되면 차기 리더는 갈등의 출현을 갈수록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후에는 자신이 적극적인 중재자로 나서 경험 있는 리더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됩니다.
3.
부담이 덜한
기회를 통해 차기리더가 자신의 리더십을 발휘하게 하라.
성패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상황일수록 사람들은 더욱 위험회피를
선택합니다. 경험이 적은 리더들은 나쁜 결과로 인해 신뢰를 잃는 일을 두려워합니다. 잃을 것이 많은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리더십 발휘의 기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게 됩니다.
그러므로 차기리더를 위해 큰 책임감이 필요한 역할을 맡기기 전에
일상적인 섬김과 같이 결과의 중요도가 그리 높지 않은 부담 없는 기회를 자주 제공해야 합니다. 이로서
잠재력이 충만한 차기 리더들이 좀더 안전한 환경에서 섬기며 단련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차기리더는 이러한
환경에서 다양한 리더십 방식을 시험해 보고 어떤 것이 효과적인지 곰곰이 생각하며,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고 조정해 갈 수 있습니다.
부담감이 커진 시대, 리더로
헌신한 사람을 챙기자는 말 자체가 구성원 개개인에겐 새로운 부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억할 것은
차기리더로 걸음을 내딛는 사람에겐 장차 공동체를 위해 어느 구성원보다 더 큰 부담이 지워지게 되리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공동체를 위해 나서는 차기 리더를 위해, 그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함께 지는 소그룹의
시도는 결코 과한 일이 아닙니다. 소그룹이 리더십을 세우는 사명을 분담하며, 건강한 공동체를 위한 멈추지 않는 발걸음을 내딛으시길 소망합니다.
※ 이 글은 『유능한 사람은 왜 리더가 되기를 꺼릴까?』 (수전 J. 애시퍼드(Susan
J. Ashford) 외 3명, 하버드비즈니스리뷰, 디지털판 2021.1.28 기고)
내용 일부를 발췌 및 각색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