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납적 성경공부는 “관찰-해석-적용”의 세 단계를 기본으로 하여 개인적 경험에 근거한 묵상이나 느낌이 가미되는 형태로 이뤄집니다. 그런데 이 세 단계 중에서 가장 지루하게 여겨지는 단계는 아무래도 관찰이라고 여겨집니다. 어떤 이들은 관찰의 효용성 자체에 대해서 의심을 하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에는 ‘그리스도’란 단어가 5번 나오고, ‘사랑’이 3번 나와요. 그런데 그래서 어쨌다는 거죠?” 개인적인 귀납적 성경공부가 익숙한 사람은 이런 관찰결과들이 해석을 위한 중요한 단서들임을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런 관찰을 왜 해야 하는지조차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소그룹에서 귀납적 성경공부를 할 때에는 성경본문을 관찰하는 시간은 비교적 짧게 할애됩니다. 특히 성경공부를 위한 보조교재를 사용할 경우, 교재의 관찰질문은 아주 단순하고, 질문에서 지정해주는 구절을 읽기만 하면 그대로 답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관찰은 성경공부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은, 그저 성경공부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관문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소그룹에서 관찰을 위해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 교재에서 관찰 질문이 가장 답하기 쉽고 간단히 넘어갈 수 있다고 해서 관찰이 중요하지 않다고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귀납적”이라는 용어 자체에 함의되어 있듯이, 귀납적 성경공부의 기초는 성경본문에 대한 꼼꼼한 관찰입니다. 소그룹으로 성경을 공부할 때에도, 관찰이야말로 가장 쉽게 성경공부를 풍성하게 할 수 있는 근원입니다.
소그룹에서는 성경을 함께 공부하고, 또 나눠야 합니다. 그러나 나눔은 각 멤버들이 가지고 있던 기존의 영적 수준에 의해 크게 좌우됩니다. 그러나 이런 영적 수준을 단기간에 향상시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소그룹에서는 이들이 가지고 있는 현재 영적 수준의 한계 내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그 방법이 바로 관찰을 더 꼼꼼하게 진행해 가는 것입니다. 성경을 그저 읽어 내려가기만 했을 때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실들이 관찰 작업을 통해 드러나고, 거기서 발견한 본문 내용에 대해서 그 의미가 무엇이며 이런 표현과 문맥을 사용한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던지는 과정을 통해 개인이나 소그룹의 성경묵상의 깊이는 깊어집니다.
물론 소그룹 시간 내에 성경본문을 관찰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사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그 시간이 가장 지루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리더들은 소그룹의 멤버들에게 미리 성경본문을 최대한 관찰해 오도록 독려해야 합니다. 교재를 미리 읽고 그 질문들에 답을 적어오는 정도가 아니라, 오늘 본문이 어떤 내용으로 되어 있는지 자기 말로 설명할 수 있도록, 거기서 더 나아가서 본문 중에서 특별해 보이는 부분은 무엇인지 등을 나눌 수 있도록 준비해 오게 해야 합니다. 그들의 관찰 결과가 나누어질 때 성경 본문이 좀더 입체적으로 파악되고, 그저 교재의 질문을 따라가는 공부가 아니라 성경 본문이 살아 역사하는 것을 체험하는 공부가 될 수 있습니다.
성경 본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반짝 하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것입니다. 내 영혼에 감명을 주고 다른 이들을 변화시키는 영적 능력은 그런 반짝 하는 통찰력에 의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본문을 가지고 하는 노동과도 같은, 어쩌면 지루하게 여겨질 수도 있는 관찰의 과정을 거칠 때에만 주어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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