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선교의 아버지로 알려진 윌리엄 캐리는 선교 사역을 되돌아보면서 어느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는 과감하게 밑으로 내려가지만 여러분이 로프를 붙잡고 있어야 함을 기억하십시오.” 이 말 속에는 그의 사역이 그토록 영광스러웠던 이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그의 사역 속에서 함께 협력하며 도와준 동역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교회에 있는 여러 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어떤 역할을 맡아서 감당하라고 권면하고 있습니까? 주위에 있는 지체들을 하나님의 사역을 함께하는 동역자로 생각하고 계십니까? 아니면 사역의 도우미나 헬퍼의 역할로 만족하고 계시나요?
동역자로 생각하라
바울은 초대교회를 이끌었던 가장 빛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역사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그의 생애는 마지못해 끌려가는 삶이 아닌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은 삶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바울 주위에 수십 명의 다른 사람들을 그의 곁으로 불러들여 그들만의 독특한 시각과 능력을 보태게 하셨습니다. 새로운 동역자가 더해지면서 바울의 생애는 점점 하나님의 계획대로 빚어져 갔습니다. 바울은 그의 전 생애와 사역을 통해 동역자와 함께 일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확신했습니다. 동역자는 동료나 친구, 동업자 정도가 아닙니다. 바울에게 있어서 동역자는 그냥 아는 사이의 정도를 넘어서 없어서는 안 되는 그리스도를 위한 동료 일꾼이었습니다. 그들은 필요하다면 바울과 함께 죽기까지 각오한 사람들로 빌레몬서에서 바울은 그들에 대해 “함께 병사 된 자”, “함께 갇힌 자”, “동역자” 같은 용어를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몬 1-2,23-24절). 그들은 바울이 함께 사역한 사람들을 훈계하고, 훈련시키고, 협력하고, 준비시키면서 바울과 더 깊은 관계를 갖게 된 이들입니다.
동역자의 유익
빌리 그래함 목사에게는 그의 평생 동역자였던 조지 베벌리 쉬, 클리프 배로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50년이 넘는 협력 관계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비범한 영향력을 끼친 놀라운 팀입니다. 그래함 목사는 동역자들과 사역을 이렇게 회상합니다. “나는 베벨리 쉬의 노래를 50년 넘게 들었습니다. 지금도 다른 누구의 노래보다 그의 찬양이 더 좋습니다.” 그들은 지금도 그래함 목사와 함께 전 세계에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동역 관계의 가장 좋은 점은 성공이 찾아올 때 함께 기뻐할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한 사람이 있건 팀으로 있건, 동역 관계를 이룬 각 사람은 하나님이 주신 기술과 재능을 최대한 발휘해 혼자 힘으로 도저히 이룰 수 없었을 목표를 달성하게 만듭니다. 바울의 소명은 절대적으로 독특했습니다. 그는 문화와 언어, 지리, 종교의 벽을 뛰어넘어 복음을 전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 임무의 막중함 만큼이나 동역자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주위에 동역자들과 함께 사역을 감당하였습니다.
동역관계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다
멘토링이나 코칭은 관계 속에서 대개 일방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멘토가 프로테제를 가르치고 프로테제는 일정한 시점에 자립하기 위해 멘토로부터 가능한 한 많은 것을 흡수하는데 노력을 합니다. 이 관계는 사제관계와 유사합니다. 그러나 동역자가 되는 것은 사역의 파트너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둘 다 기술이 있고 각자 맡은 역할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묶어주신 동역자들은 그분이 주시는 은사로 서로를 세워줍니다. 바울에게는 삶과 사역을 함께 한 동역자가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이들이 있었습니다. 천막제작 동업자였던 아굴라와 브리스길라는 타향살이를 하던 바울에게 가정을 제공했습니다. 바울의 편지에서 부부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은 이들이 거의 유일합니다. 그들은 바울이 머물 때 자신들의 집을 오픈하며 교회의 집회장소로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바울의 신뢰를 받았던 ‘명예로운’이라는 뜻을 가진 디도가 있었습니다. 그는 고린도교회의 부도덕함을 바로잡기 위해 사자로 파송되었으며, 바울을 대신해서 고린도후서도 전달했습니다. 바울은 그레데지방에 교회를 세우는 일에 그를 서슴없이 맡겼습니다.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처럼 바울의 사역 내내 많은 사람들이 동역자로서 주님의 충성된 종으로 사역을 감당해주었습니다. 바울에 있어서 사역의 열매는 상당 부분 팀워크 덕분이었습니다. 바울 혼자서 여러 도시에서 설교하고, 복음을 전하며 제자훈련 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사역이었습니다. 동역자로서 함께 옥살이해주고 그의 사역을 위해 100%로 헌신해준 동역자들이 없었다면 바울은 안디옥을 떠나 첫 번째 전도여행을 갈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속한 교회의 공동체 안에서 동역 관계의 진리를 잃어버리고 있지는 않습니까? 많은 사역자들이 동역자 없이 혼자서 모든 사역을 감당하려고 합니다. 구약에 나타난 선지자 중에는 혼자서 모든 일을 감당하다가 좌절하며 우울증에 빠져서, 결국에는 그들의 사역에 지장을 초래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바울을 본보기로 삼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의지하고, 협력하며, 끊임없이 기도하고 격려할 때 머지않아 바울처럼 우리의 사역 가운데 귀한 동역자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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