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219호 - 듣는 이의 눈높이를 찾은 후에 질문을 던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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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전파견문록>이라는 인기 TV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자신의 눈높이에서 어떤 대상을 설명하면 출연한 연예인들이 팀을 나눠 아이가 무엇을 설명하는지를 알아맞히는 오락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어떤 대상을 어린아이의 눈높이로 설명하기 때문에 그 설명만으로는 문제를 맞히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기 <전파견문록>에 나왔던 몇 가지 문제를 제시해 봅니다.

1) “엄마는 놀라고, 아빠는 눌러요.” (         )
2) “이 사람만 가고 나면 막 혼나요.” (          )
3) “제가 100점 맞으면 엄마 아빠가 하는 말이에요.” (         )
4) “이게 없으면 노래를 못해요.” (         )
5) “이것은 언제나 출렁거려요.” (          )

이 프로그램이 재미있는 이유는 동일한 사물에 대한 어린이의 프레임과 어른의 프레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길들여진 프레임에 갇혀서 쩔쩔매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묘미였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재미를 한층 더하는 요소가 있는데 바로 프로그램 중간에 시청자들에게만 정답이 공개된다는 점이었습니다.

답을 알고 있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답을 맞히지 못하는 패널들이 우스워 보입니다. 저렇게까지 힌트를 주는데도 못 맞히니 하면서 패널들을 깎아내리기까지 합니다. 애매하게만 들리던 어린아이의 힌트도 답을 알고 보면 그 힌트가 전혀 애매하지 않은, 심지어 아주 적절한 힌트라고 여겨집니다. 시청자는 답을 알고 있기 때문에 힌트가 분명하게 보인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자신은 답을 몰랐어도 이 정도의 문제는 맞힐 수 있었을 것이라는 기분 좋은 착각을 즐기게 됩니다. 위에서 제시한 힌트를 보고 정답을 찾았습니까?

1) “엄마는 놀라고, 아빠는 눌러요.” ( 바퀴벌레 )
2) “이 사람만 가고 나면 막 혼나요.” ( 손님 )
3) “제가 100점 맞으면 엄마 아빠가 하는 말이에요.” ( 진짜야? )
4) “이게 없으면 노래를 못해요.” ( 시작 )
5) “이것은 언제나 출렁거려요.” ( 아빠의 뱃살 )

소그룹 내에서도 종종 이런 종류의 실수가 재현됩니다. 누군가 질문을 던졌는데 기대했던 반응이 나오지 않습니다. 질문을 던진 쪽이나 그 질문을 받은 쪽이나 양 쪽 모두가 당황합니다. 대개 이럴 경우 원인은 질문을 던진 쪽에 있는 법입니다. 질문을 받는 쪽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이런 결과가 일어날 때가 많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첫 출발점은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소그룹 리더는 질문을 던지기 전에 적어도 두 가지 점은 반드시 점검해 보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내가 던지는 질문이 복잡하지는 않는가?’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메시지가 단순하고 명료해야 제대로 전달되는 법입니다. 핵심이 무엇인지 찾는 것조차 힘들 만큼 문장 자체가 복잡하고 길이마저 길다고 하면,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멋진 단어로 꾸며진 질문보다는 단순하지만 핵심을 전달하는 질문이 필요합니다.

둘째, ‘내가 던지는 질문이 구체적인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굳이 심각하게 질문하지 않아도 될 뻔한 내용을 묻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보아야 합니다. 질문이 구체적이지 않으면 대답 역시 구체적일 수 없습니다. 쉽게 묻고 쉽게 대답할 수 있다고 해서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아닙니다. 정말 제대로 된 의사소통은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질문이 구체성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질문을 던지기 전에 듣는 이의 눈높이를 찾는 일을 우선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리더가 가져야 할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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