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대보다도 이 ‘피곤’이라는 단어는 거인처럼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우리의 하루 일과는 마치 전쟁과도 같습니다. 몇 시냐를 따지지 않고 몇 분 아니 몇 초냐를 따질 정도로 시간에 쫓기며 살아갑니다. 많은 약속들이 있고, 스케줄이 줄을 잇고, 업무량은 갈수록 많아집니다. 우리 모두는 피곤한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그럼 이러한 피곤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하드 필드라는 심리학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를 괴롭히는 피로의 대부분은 정신적인 데서 비롯한다. 순수하게 육체적인 원인에서 오는 피로는 오늘날 극히 드물다.” 이 말에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오늘날 현대인이 느끼는 피곤의 특징은 대부분 영적인 것입니다.
그렇다고 ‘피곤이 전적으로 나쁘다, 피곤은 비정상적인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피곤은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닙니다. 인간은 한정된 힘을 가진 육신 안에 담겨져 있습니다. 유한한 육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분량의 일들을 하다 보면 과부하가 걸리고 맙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우리 몸에 남겨 놓으신 자연적인 원리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피곤에 대한 하나님의 처방전은 무엇일까요? 히브리서 기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가 피곤하여 낙심하지 않기 위하여 죄인들이 이같이 자기에게 거역한 일을 참으신 이를 생각하라”(히 12:3) 이 말씀은 우리가 피곤할 수 있지만, 피곤 때문에 낙심하지 않기 위해서는 예수를 생각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어찌 보면 하나님께서는 동문서답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피곤하면 환경을 개선하라고 한다든지,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준다든지 구체적인 처방전을 알려 줘야 할 것 같은데, “예수를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하나님은 피곤할 때 예수님을 생각하라고 했을까요?
이유1. 예수님도 경험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당하고 잇는 이 피곤을 똑같이 체험하신 경험자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낙담될 때가 언제인지를 주님은 아주 잘 아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예수를 생각하라”고 말씀하신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내 아들 예수는 너와 똑 같은 세상을 살았단다. 똑같이 고생했고 피곤했단다. 낙심될 때가 참으로 많았고, 그를 이해해주는 친구 하나 없었지. 한번 잘 생각해 보렴. 너와 같은 세상을 이미 산 예수를 생각하면 마음에 큰 위로와 힘이 생기게 될 거야.” 여기에 쓰인 ‘생각하라’는 히브리어 단어에는 두 가지 의미, 즉 ‘비교하라’와 ‘묵상하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예수님이 짊어졌을 인생의 피곤함을 자신이 처한 상황과 비교해 보고, 그 예수님을 마음에 모시고 깊이 묵상하면, 예수님이 삶의 위로가 되어 다가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유2. 부활의 영광을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는 수치요, 부끄러움이요, 망신거리요, 구경거리입니다. 하지만 이 끔직하고 모욕적인 죽음도 예수님께서 사양하지 않으신 이유는 십자가 다음에 있을 부활의 영광 때문이었습니다. 그분은 죄와 사망의 고통을 이기시고 모든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실 영광을 생각했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십자가 앞에서 낙심하거나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부활하신 주님, 하늘과 땅의 권세를 다 가지신 주님, 장차 이 세상을 심판하시고 모든 인류의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어 놓으실 주님, 모든 인생의 한숨과 원한을 풀어 주실 주님, 그 주님을 생각하면 낙심할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주님이 준비하신 영광의 나라로 들어가면, 내가 세상에서 얼마나 성공했느냐, 아니냐 하는 것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꿈에서 본 듯 세상의 모든 일을 잊어버릴 만큼, 영원토록 주님과 함께 누릴 영광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도다.”(롬 8:18)
하나님의 말씀을 되새김질하면서 예수님을 생각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만약 이런 시간이 없었다면 당연히 피곤할 수밖에 없습니다. 순간순간 힘들고 지치고 피곤함을 느낄 때마다 하던 일을 멈추고 잠깐 동안 예수님을 생각하십시오. 5초도 좋고, 10초도 좋고, 1분도 좋습니다. 또한 일주일에 예수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구별해서 떼어 놓으십시오. 1시간도 좋고, 2시간도 좋습니다. 이럴 때 우리 주님께서 인생의 무게로 지친 영혼에 새 힘을 주실 것입니다.
- 이 글은 옥한흠 목사의 저서, <안아주심>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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