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356호 - 당신의 리더십은 당신이 소유한 설득의 힘과 비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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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입니다. 뒤를 돌아보면 아쉬움 점이 많습니다. 다시 그 상황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좋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관계 측면에서 갖게 되는 아쉬움은 깊이 남습니다. 일로 인한 아쉬움은 다른 기회를 통해 회복할 가능성이 있지만,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긴 문제는 새로운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모든 성공은 관계에서 시작합니다. 일과 일로 만난다고 해도 결국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입니다. 특히 급박한 변화와 다양성을 특징으로 하는 현대 사회에서 관계의 문제는 더욱 중요한 위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능력이 있어도 관계의 문제를 겪고 있다면 쉽게 성공에 이르지 못합니다. 정글과 같은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관계의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고 있습니다. 탁월한 기술을 가진 독불장군보다는 능력이 조금 부족해도 팀원들을 잘 이끌고 격려하는 리더를 찾습니다. 소통과 관계에 능숙한 리더가 인정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리더가 갖추어야 할 역량 중에 가장 중요한 것으로 설득의 힘을 지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인간사의 거의 모든 만남에는 상대방에 대한 영향력을 획득하거나 자신의 사고방식을 설득하려는 시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애를 목적으로 만나고 있는 청춘 남녀의 대화에도, 비즈니스로 인해 만나는 이들의 협상이나 회의에도, 대학의 강의실이나 연구실에서도, 설득하려는 이와 설득당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단순하게 정리하면, 리더의 리더십의 크기는 그가 소유하고 있는 설득의 힘에 비례합니다. 리더 혼자 이룰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입니다. 팀원과 함께 이루어 갈 수밖에 없습니다. 팀원을 설득할 수 없다면 자연스레 그만큼 리더십의 크기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설득의 힘’을 기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커트 모렌스는 그의 책 "설득의 힘"(황금부엉이 간)에서 설득의 기술을 12가지로 정리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주의 깊게 생각해야 할 5가지 법칙을 소개합니다.

채무감(Obligation)의 법칙
채무감은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줄곧 설득의 기법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외판원들은 하나라도 더 팔겠다는 생각에 이런 저런 제품들을 공짜로 제공하거나 무료로 견적을 뽑아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자신의 집에 사람들을 불러서 파티를 열고 다과를 대접해가며 여러 제품들을 공짜로 나눠줍니다. 파티에 참석하여 그가 제공한 음식만 먹고 물건은 하나도 사지 않은 채, 오히려 공짜 선물만 받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요청받지도 않은 호의를 베풀어 상대방으로 하여금 빚이나 신세를 진 듯한 느낌이 들도록 의도적으로 유도하는 한편, 자신이 선물이나 초대 및 칭찬을 바라거나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받은 호의를 되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신세라는 것이 비록 매우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심리적 불편함과 때로는 당혹감마저 느낍니다. 사실 그러한 감정은 너무나 강력한데, 우리는 자신이 느끼는 부담스러운 채무감을 벗어던지기 위해 지나친 노력을 기울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종종 호의를 제공한 사람에게 지나칠 정도의 호의를 되돌리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사회적 인정(Social Validation)의 법칙
우리는 자기 행동의 타당성을 인정하는 수단으로서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비추어 보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자신과 동일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그 행동의 정당성은 더욱 커집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동일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면서 그러한 행동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다고 확신합니다. 사회적 규범을 따른다면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점을 우리는 어릴 때부터 터득해 온 것입니다. 사회적 인정은 우리에게 행동과 태도 및 행위를 변경하도록 강요합니다. 심지어 우리가 관찰한 것이 자신의 진짜 감정과 행동양식 그리고 사고와 어울리지 않을 때도 말입니다.
극장에서 웃음과 박수, 심지어 기립박수를 유도하기 위해 '전문적 관객' 또는 '박수꾼'을 고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관객들은 일어서서 환호하거나 박수치는 사람들을 보면 그렇게 따라할 가능성이 더욱 크기 때문입니다. 배우들은 대개 자신들이 직접 팁 모금함에 얼마의 돈을 넣습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이미 팁을 낸 것을 보면 그것이 적절한 행동이라 여겨 자신도 동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팁 모금통에 미리 돈을 넣는 것은 피아노 연주가, 바텐더, 버스 운전수 등은 물론이고 거리의 부랑자들 사이에서도 일반적인 관행입니다. 에티켓 또한 사회적 인정의 한 형태입니다. 언제 음식을 먹고 무엇을 주문하며, 무엇을 마시고 냅킨은 어디에 두며, 식사를 끝낼 때는 나이프와 포크를 어떻게 교차시키는지 등은 모두 사회적 인정의 형태입니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사회적 인정을 획득한다면, 사람들은 그것을 사용하거나 그것으로 바꿀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사람들은 늘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같은 줄에 서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끊임없이 비교합니다.

희귀성(Scarcity)의 법칙
희귀성의 법칙은 설득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기회라는 것은 희귀하고 가까이 하기 어려울 때 더욱 소중하게 여겨지기 마련입니다. 선택이 제한적이거나 고갈될 위기에 있을 때면, 우리는 제한된 상품을 보유하려는 인간의 욕망으로 말미암아 그것을 이전보다 훨씬 더 갈구합니다. 희귀성은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증대시킵니다. 또한 희귀성은 사람들의 행동을 즉각 유발합니다. 즉 사람들에게 희귀한 물건을 발견했을 때 지금 당장 행동하고 선택하지 않는다면 그런 기회를 영영 잃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도록 만듭니다. 그래서 더욱 빠른 의사결정을 하도록 이끕니다.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행동하고 무언가를 획득할 수 있을 때보다, 잠재적인 상실의 위협에 직면했을 때 더욱 강한 동기를 부여받습니다. 그들이 그 제품 자체에 진정으로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에도 그렇습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구두점 종업원들은 할인가로 판매하는 구두 중에 해당 사이즈의 구두는 한 켤레밖에 남지 않았다며 그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할인 행사는 오늘로 마감된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개입(Involvement)의 법칙
사람들은 자신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개입될수록 설득될 가능성이 큽니다. 자신이 무언가와 관련하여 주도적인 역할을 할 때, 당면 사안과 더욱 밀접하게 연결되었다고 생각하며 더 깊이 공감합니다. 본질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노력을 개입시켜 만들어진 결과를 더욱 지지하기 마련입니다. 역할 연기는 대리 경험을 통해 태도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입니다. 금연을 유도하기 위해 역할 연기를 도입했던 연구를 보면 그 기법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피실험자들이 흡연자 역할을 하면서 X-선 촬영을 하고 폐암에 관한 뉴스를 들으며 폐기종으로 말미암은 기침을 직접 경험해 보도록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집단은 단순히 폐암에 관한 정보를 수동적으로 취득한 다른 흡연자 역할 대조군보다 담배를 끊을 가능성이 훨씬 높았습니다.
사람들을 개입시키는 효과적인 또 하나의 방법은, 그들이 직접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만약 그들이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한다면, 그들이 계속 사용할 가능성은 커집니다. 자동차 판매상이 시험운전을 권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심지어 자동차 판매상은 우수 고객에게 며칠 동안 새 자동차를 운전해 보도록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새 자동차로 며칠간 시험운전을 해본 뒤 어떻게 헌 자동차를 계속 고집할 수 있겠습니까?

균형(Balance)의 법칙
논리와 감정은 완벽한 설득을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입니다. 대부분의 설득 상황에서 사람들은 감정을 토대로 행동하고, 그런 다음 자신의 행동을 논리와 사실로써 정당화합니다. 오로지 감정에만 집중하는 설득의 메시지는 이성적인 측면에서 볼 때 경고 벨을 울릴만한 결과를 낳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에 감정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논리적인 메시지는 상대방에게서 강력한 반응을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합니다. 설득의 달인이 되기 위해서는 논리와 감정의 균형을 맞춰 완벽한 설득 메시지를 창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설득의 달인들은 사람들마다 이성과 감정의 균형이 다르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가령 분석형 인간은 감정보다 이성에 충실합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특성과는 상관없이 언제나 설득의 메시지에 이 2가지 요소를 모두 포함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논리적인 이유에 설득당하지만 정작 행동은 감정에서 비롯합니다. 몇몇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은 의사결정을 할 때 감정에 90퍼센트 의지합니다. 그리고 자기 행동의 정당성을 다른 사람들에게 증명해 보이기 위해 논리를 이용합니다. 감정은 언제나 논리를 이기고 상상은 언제나 현실을 능가한다는 사실을 유념하십시오.
머리는 가격을 생각해 적당한 자동차를 구입하라고 말하지만, 마음은 번쩍이는 스포츠카에 관심을 가지며 사라고 부추깁니다. 또한 머리는 이미 구두를 14켤레나 가지고 있으니 새 구두를 사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마음은 새 구두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멋진 옷과 환상적으로 어울릴 것이라고 흥분하고 있습니다. 결국 마음이 승리를 거둬 우리는 새 구두 박스를 겨드랑이에 낀 채 현관을 들어섭니다.

이상의 소개된 법칙에서 볼 수 있듯이, 누군가를 설득한다는 것은 그리 단순한 성격의 일이 아닙니다. 복잡하고 다양한 변수가 늘 존재합니다. 설득을 잘 하기 위해서는 설득의 힘을 길러야 합니다. 목소리를 높인다고 해서 설득되지 않을 사람이 설득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리더에게 있어 설득의 힘은 절대적인 요소입니다. 몸의 건강을 위해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여가듯이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지시 형태의 리더십 스타일을 버리고 설득의 힘을 키워가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의 리더십이 좀더 효과적으로 발휘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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