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302호 - 나니아 연대기를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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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29일에는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이라는 영화가 전국적으로 개봉될 예정입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시리즈가 그랬듯이, C.S. 루이스에 대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수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볼 것이며, 수많은 사람들이 원작에 관심을 갖고 읽게 될 것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이 영화가 얼마나 흥행하게 될지, 그리고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문화적 영향력을 끼칠지는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기독교의 진리를 설명하기 위해 우리에게 이 영화와 책을 인용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제공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잡지 “Preaching” 11,12월호에 Harry Lee Poe가 “Preaching in NARNIA”라는 제목으로 기재한 글과, 크리스친 디치필드의 저서 “나니아 연대기가 읽어주는 성경”(크림슨)을 중심으로, 이 영화와 책을 어떻게 볼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야기의 힘

루이스는 기독교의 교리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나니아 연대기를 저술하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기독교 교리를 가르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은 논리적인 주장이지,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책 “순전한 기독교”(홍성사)에서 사람들에게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심각하게 논리적으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루이스는 진정한 기독교인이라면 그가 쓴 글에는 기독교 신앙과 진리가 묻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기독교에 대한 가장 훌륭한 변증은 왜 기독교가 진리인가를 다루는 강의나 책들이 아니라, 예술에서 물리학까지 모든 분야에 관해 기독교인들이 자신의 신앙을 가지고 쓴 글과 이야기들이라고 말합니다.

문학가로서 루이스는 사람들의 사고와 자신만의 세계를 형성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이야기의 힘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삶 속에서 자신이 복음을 받아들이도록 준비시켰던 이야기의 영향력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 그가 탐독했던 신화들은 J.R.R. 톨킨과의 대화 속에서 그로 하여금 복음을 받아들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됩니다.

분명 나니아 연대기가 기독교의 교리를 직접적으로 가르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기독교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기독교의 진리를 받아들이는데 친숙하게 만드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성경적 상상력과 알레고리

루이스에게는 성경적 상상력이 있습니다. 루이스가 쓴 모든 작품에는 인류의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과 선과 악의 세계 등과 같은 기독교에 대한 많은 진리들이 묻어 나옵니다. 하지만 루이스의 작품은 알레고리는 아닙니다. 알레고리의 경우 모든 등장인물이나 사건은 무엇인가를 상징합니다. 그런데 나니아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이나 사건을 보면 무엇을 뚜렷하게 나타낸다기보다는 단지 루이스가 만들어낸 환상적인 모험을 구성하는 요소라는 생각이 듭니다.

루이스 역시 자신의 작품에 대해 “내가 만들어낸 이야기는 모두 내 머릿속 그림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했고, 그 그림 중 일부는 루이스가 열여섯 살이었을 때 이미 생긴 것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역시 나니아 연대기를 보고 읽을 때 각각의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들과 사건들에 대해 지나치게 성경의 내용으로 짜맞추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다만 이야기 속에 담겨진 루이스의 성경적인 상상력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위해 그가 말하고자 하는 기독교 진리는 무엇인지를 볼 수 있는 눈은 중요합니다.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나니아 연대기에서 루이스는 인생의 가장 본질적인 질문을 탐구하는 수단으로 여정을 사용하게 됩니다. 톨킨의 “반지의 제왕”과 마찬가지로, 나니아 연대기 역시 사람들이 변화되는 여행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변하지 않고 남는 유일한 사람들은 그 여행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들뿐입니다. 나니아 연대기에 등장하는 이야기 구조는 이 땅에서의 삶을 하나의 여정으로 바라보는 기독교적 이해에 기초하게 됩니다.

나니아 연대기는 총 일곱 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번에 개봉될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은 가장 먼저 쓰여졌지만, 순서상으로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나니아 연대기에 실린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분명한 기독교적 비유를 담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위대한 사자 아슬란은 죽을 수밖에 없는 한 소년을 대신하여 인질로 자신을 내어주며, 그 소년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게 됩니다. 돌탁자 위에서 죽음을 당한 후 아슬란은 이전보다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부활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전보다 더욱 강력해진 마법으로 적들을 물리치게 됩니다.

만약 이 이야기로부터 직접 기독교의 속죄를 설명하고자 한다면, 장애물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아슬란은 세상의 죄를 위해 죽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분명 루이스는 이 이야기를 통해 죄에 대한 교리를 가르치고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아이들도 그들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이해할 수 있는 처벌받을 만한 행동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그에게 있어 인간의 딜레마는 옳고 그름에 대한 불충한 정보가 아니라, 심지어 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도 바르게 행하지 못하는 실패에 있습니다. 이러한 인간의 딜레마는 구원자의 필요성을 낳게 되며, 결국 아슬란의 희생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는 이 이야기를 통해 죄가 무엇인지가 아니라, 왜 구원자가 필요한지에 대해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구원자 아슬란은 과연 누구일까요?

아슬란은 누구인가

한번은 나니아 연대기를 읽은 어느 여자 아이가 루이스에게 아슬란의 다른 이름이 뭐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루이스는 이 질문에 대해 “글쎄, 네가 직접 상상해 보면 좋겠다. 1)이 땅에 산타 할아버지와 같은 날 오셨고, 2)자신을 가리켜 위대한 황제의 아들이라고 하시고, 3)다른 사람의 잘못을 대신해 자신을 내주시고 악한 사람들의 비웃음 속에 죽임을 당하셨고, 4)다시 살아나셨고, 5)어린 양이라고 불린 분이 계셨니? 그 분의 이름을 정말 모르니?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내게 알려주라.”고 답장을 보냈다.

에드먼드와 루시가 나니아에서의 여정을 통해 아슬란에 대해 더 알게 되었듯이, 나니아 연대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에 대해 더 알게 되기를 루이스는 바랬을 것입니다. 이번 영화와 원작을 통해서 예수님을 모르던, 그리고 알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에 대해 보다 더, 그리고 다시 한 번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와 영화를 통해 예수님에 대해 보다 더 알아가도록 이끌 수 있는 기독교 지도자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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