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모임은 성경공부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그 역동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문화적인 경험을 함께 하는 나누는 시간은 성경공부와는 또 다른 소그룹의 맛을 경험할 수 있는 통로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가을의 끝자락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문화활동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스크린이 만들어내는 상상의 세계를 함께 경험해 보는 일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특별히 혼자가 아니라 같은 성격을 갖은 이들이 함께 관람을 할 때 영화와 같은 문화상품의 효과는 배가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 때 주의할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 영화를 보기 전부터 이 영화로부터 교훈을 얻어 보자는 주문이 너무 강하면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 즐거움이 되지 못하고 강의실에 들어간 학생처럼 강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서로의 의견을 나눌 때는 절대적으로 상대방의 의견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가져서는 안 됩니다. 리더의 경우에는 애써 여러 의견들을 종합하려고 해서도 안 됩니다. 일반적인 소그룹에서 이루어지는 귀납법적인 운영방식을 도입할 이유가 없습니다. 각자가 느낀 것을 솔직하게 꺼내어 놓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말 리더가 집중해야 할 부분은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들이 아니라 리더 자신을 포함한 구성원 각자의 이야기들이 나누어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영화라는 소재가 있기 때문에 평소에는 꺼내기 어려웠던 주제를 쉽게 꺼낼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삶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면 최고의 하루가 될 것입니다.

단지 소비자 입장에서 문화상품을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얻는 것이 많지만, 자신이 직접 문화적인 요소들을 경험하는 것은 더 넓고 더 깊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주변을 살펴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관람과 더불어 체험을 겸할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도예 공방’입니다. 흙의 질감을 직접 손으로 느끼면서 새로운 형상들을 만들어가는 작업을 통해 토기장이이신 하나님에 대해 온몸으로 묵상하는 기회를 얻기도 합니다. 가능하다면 경기도 이천이나 광주와 같은 도예의 본 고장의 공방을 방문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그리 멀지 않는 도심 내에서도 이런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습니다.

리더가 구성원들의 현 상황에 맞추어 가을나들이와 겸하여 일정을 기획해 보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이 따로 시간을 내어 그림이나 사진 등과 같은 전시문화상품들을 관람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마니아이거나 전문가가 아닌 대개의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어색함이 묻어있는 영역입니다. 바로 이런 영역 안에서 기대치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얻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하기 어려운 일은 여럿이 할 때는 쉬울 수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사람들만 들어가는 곳이라고 생각해 왔던 바로 그곳 갤러리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이내 그곳에 자연스럽게 적응해 가는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다소 어색함이 묻어 있는 문화활동을 하기 전에는 리더의 특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사전에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갤러리에서 지켜야 하는 기본 예의에서부터 관람하는 작품이나 작가에 대한 정보를 정리해서 구성원들에게 나누어주면 새로운 경험 앞에서 갖는 스트레스를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관람 후에는 자연스럽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지겠지만 작품 자체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역시 그날 함께 했던 경험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끌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화는 우리의 삶에 있어서 윤활유 같은 특성이 있습니다. 없으면 너무 빡빡하고 건조합니다. 그런데 너무 넘치면 그자체가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음식에 맛을 내기 위해 넣는 조미료 같다고 할까요? 적당해야 좋습니다. 당신이 이끄는 소그룹에도 윤활유와 조미료가 필요합니다. 적당하면 최고입니다. 리더의 문화적 역량이 소그룹을 윤택하게 합니다. 문화 나들이를 통해 소그룹 안에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풍성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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