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프로파일 자료리스트 3] (평깨 61호)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위해서는 방문조사가 필요하다
대개 프로파일컨설팅이라고 하면, 설문조사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신청 교회가 진단 비용을 입금하면 훈련원에서 설문지를 보내주고, 신청 교회가 작성한 설문지를 회수하여 컴퓨터 분석을 한 후에 진단 결과만 우편으로 보내주는 것을 프로파일 진단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훈련원의 프로파일컨설팅은 설문조사를 한 후에 반드시 방문조사를 병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설문조사만 해도 될 것 같은데, 굳이 방문조사를 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방문조사는 설문조사를 통해서 도저히 발견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가능하게 해 준다. 물론 설문조사 자체로도 신청 교회의 표면적인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설문조사만으로는 실제적인 약점과 그 원인, 그리고 해결 방안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정확한 진단과 처방은 방문조사를 통해서만 판단할 수 있다. 방문조사가 꼭 필요한 이유는 이러한 설문조사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방문조사가 필요하다.
A교회는 프로파일 진단에서 전도가 최소치 항목으로 드러났다. 9가지 항목 중 전도, 양육, 훈련이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는데, 그 중에서도 전도 항목의 점수가 가장 낮았다. 그렇다면, 프로파일의 결과대로 그 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전도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아니다. 전도가 가장 약한 부분이라는 판단과 전도가 가장 큰 문제라는 판단은 전혀 별개의 것이다. 물론 프로파일의 객관성을 믿는 목회자들은 당연히 전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만약 방문조사 없이 프로파일 결과만 우편으로 보냈더라면, 신청 교회의 담임목회자 역시 이런 오해를 했을 것이다. 수치상으로는 전도가 그 교회의 가장 큰 약점으로 나왔으니 너무나도 당연하다. 하지만 A교회를 직접 방문해서 담임목회자와 인터뷰를 해 보니 사정은 달랐다. 사실 그 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전도가 아니라 양육이었다. 기초적인 양육이 부족하니까 성도들은 예배만으로 신앙생활을 유지하고 있었고 따라서 신앙생활에 자신감이 없는 성도들은 전도에 적극적일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왜 설문조사에서는 양육보다 전도의 점수가 더 낮게 나왔을까? 그것은 최근 담임목회자가 계속 전도를 해야 한다고 성도들에게 강조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성도들은 전도에 대한 부담감에 시다렸고 이것이 프로파일 점수에 그대로 반영되었던 것이다.
결국 방문조사 없이 설문조사 결과만 교회에 알려주었더라면 담임목회자는 전혀 엉뚱한 목회전략을 세웠을 것이다. 그러나 방문조사를 통해 컨설턴트는 양육이 전도에 미치는 중요한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양육에 에너지를 더 투입할 것을 권고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방문조사가 꼭 필요한 이유이다.
2. 정확한 처방을 위해서는 방문조사가 필요하다.
B교회 역시 설문조사 후에 컨설턴트가 1차 진단보고서를 만들어서 교회를 방문했다. 인터뷰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설문조사의 결과는 대체로 담임목회자가 수긍하고 이해하는 것이었다. 교회의 문제가 무엇이고 그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컨설턴트와 담임목회자 간에 합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목회전략을 세울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컨설턴트는 담임목회자에게 새로운 처방을 제시하게 되었다.
당시 담임목회자는 훈련 커리큘럼을 제자훈련 1년, 사역훈련 1년으로 정해놓고 있었다. 사실 그의 입장에서는 사랑의교회의 제자훈련, 사역훈련을 모델로 했으니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러한 훈련 커리큘럼이 교회가 직면한 상황과는 너무 거리가 있다는 점이었다. 현재 그 교회는 수평이동을 해 오는 성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이렇게 등록교인의 숫자가 늘어나면 당연히 그들을 돌보아야 할 평신도지도자의 숫자도 그만큼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담임목사의 계획대로 한다면, 평신도지도자들의 배출 속도가 너무 느렸다.
그래서 담임목회자에게 제자훈련 1년은 그대로 유지하되, 사역훈련은 6개월로 줄일 것을 제안했다. 사랑의교회 사역훈련 커리큘럼은 구원론, 교회론, 소그룹지도자론, 성경파노라마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중에서 소그룹지도자론만 가르치는 것이 좋겠다고 권고했다. 사역훈련을 받으면 바로 투입되어야 할 사역의 현장이 소그룹이기 때문에 그 목표에 적합한 소그룹지도자론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역훈련 기간인 6개월 동안에는 소그룹체험학교를 실시하도록 했다. 그래서 소그룹체험학교를 통해 사역훈련생들이 담임목사로부터 소그룹 인도법을 직접 전수받도록 하는 임상실습 시간을 많이 갖도록 권고했다.
B교회 역시 방문조사는 안 하고 설문조사 결과만 교회에 알려 주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담임목회자는 열심을 다해서 교회를 섬겼겠지만, 성도들은 계속 늘어나는데 이들을 감당할 지도자들이 준비되지 않아 매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하지만 방문조사를 통해 교회의 현실에 더 적합한 목회전략을 처방할 수 있었고, 보다 예측적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방문조사가 필요한 또 한 가지 이유이다.
지금까지 훈련원이 왜 방문조사까지 하면서 프로파일컨설팅을 하려고 하는지 설명했다. 사실 저렴한 프로파일 진단 비용으로 방문조사까지 제공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훈련원은 프로파일컨설팅을 돈을 버는 도구가 아니라 한국 교회를 섬기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프로파일 진단 비용을 높게 책정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이다. 한국 교회에서 제자훈련 목회를 꿈꾸는 중소 교회들이 훈련원의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이 훈련원의 유일한 꿈이고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송정헌 목사(국제제자훈련원 컨설팅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