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2001년12월1일 사랑의교회 세례식 간증문(5)
저는 1946년 평안북도 철산이라는 곳에서 한의사이신 아버님과 신앙심이 깊으셨던 어머님 슬하에서 막내 아들로 태어나 공산정권을 피해 월남하신 부모님을 따라 서울에서 성장을 하였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교회를 접한 것은 6.25전쟁 중부산 피난시절이었습니다. 그 후 서울 수복 후 어머님을 따라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버님은 신앙심이 별로 없었으나 어머니는 무척 믿음이 깊으셔서 집에는 항상 기도와 찬송이 넘쳤고 그 영향으로 저희 형제는 열심히 교회에 다녔습니다.
그러다 中3쯤 어머니는 병환이 드셨고 오랜 투병생활을 하셨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저는 아버지에 대한 불만과 무력하신? 하나님에 대한 반발로 교회로부터 서서히 멀어졌고 어머니의 간곡한 말씀에 의무감으로 마지못해 다니기는 했으나 아무런 감동과 소망이 없이 형식적으로 다녔습니다.
그러다 제가 대학에 입학한 그 해 가을 어머니께서 몇 년간의 힘든 투병 끝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저희 곁을 떠나셨고 저는 자연히 교회로부터 발을 끊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예수님을 잊은 채 소망 없는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문득 어머니 생각이 날 때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예수님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이 되었지만 그 때 뿐 곧 잊고 세상속으로 빠졌습니다. 그러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아내를 만났고 결혼조건? 때문에! 마지 못해 십 수 년 만에 아내와 교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그때는 잃었던 고향에 돌아온 포근함과 찬양의 기쁨 그리고 목사님의 말씀 등 참으로 은혜로운 시간을 가졌고 기쁨과 안식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결국 세상적인 습관을 끊지 못하고 교회와 세상 사이에서의 이중적인 신앙생활을 하였습니다.
뿌리가 깊지 못한 저의 그러한 믿음은 아버님의 갑작스러운 폐암진단과 몇 개월의 짧은 투병 끝에 아버님이 돌아가시면서 다시 흔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때 당시 아버님의 도움으로 힘들게 사업을 근근히 끌어가던 저는 아버님의 지원이 끊기면서 회사 문을 닫게 되었고 의지하던 아버지와 저에게 안락한 생활과 자존심을 채워주던 물질을 모두 동시에 잃게 되었고 처음으로 세상 삶의 혹독함을 겪게 되었으며 빠른 속도로 교회와 믿음을 동시에 잃게 되었습니다.
저는 예수님을 떠났고 믿음을 아주 버렸습니다. 심지어 어려움 속에서 신앙심에 의지하는 아내를 비웃기까지 했습니다. 저는 철저히 세상속으로 빠져들었고 따라서 아내와의 갈등도 심해져 갔습니다.
얼마간의 어려움 끝에 저는 다시 사업을 일구었고 사업이 안정되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또 철저히 세속화 되어 갔습니다. 저는 매일 이런저런 이유로 온갖 세상 즐거움을 찾아 방탕한 생활에 빠져들었습니다. 평소 산을 좋아하던 저는 자주 등산을 즐겨 절을 자주 접하게 되었습니다.
방탕 뒤의 허탈함에 절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아보였고 한때는 막연히 부처에 의지하고픈 심정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 1997년 I.M.F직전 심한 불황에 계속 시달리던 저는 매일 교환이 돌아오는 어음을 결재하지 못했고 결국 부도를 내게 되었습니다.
저는 곧 구속되어 서울 구치소에 수감되었습니다. 그때의 심한 수치심과 자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을 아내와 입시를 앞둔 두 아이들과 채권자들 생각과 재판을 앞 둔 두려움, 앞날에 대한 막막함에 온 밤을 뜬 눈으로 새우기 일쑤였습니다.
그 때 잠자리가 제 옆이었던 이집사님 이란 분이 평소에 항상 성경책을 품에 품고있었는데 모두 잠이 든 한 밤에 혼자 앉자 깊은 기도에 빠져 있는 것을 매일 보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식사 시간에 몇 분의 요청으로 그 분이 식사기도를 드리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주일예배를 그분의 인도로 매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때 어찌나 위안이 되던지 저도 모르게 참으로 많은 눈물을 흘리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도 마침 아내가 넣어 준 성경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자 제게 새로운 세계가 문을 열었습니다. 전율감 같은 것이 온 몸을 휩쌌습니다. 저는 깊이깊이 성경말씀에 빠졌습니다.
그 후로 아내가 보내준 많은 신앙서적을 통독 하였고 그 중 옥한흠목사님의 "로마서강해설교집"인 구원시리즈 3권을 탐독하고 또 탐독하며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저는 성경을 창세기부터 통독하기 시작했고 남들이 자는 밤에는 일어나 로마서 강해를 한 구절 한 구절 읽으면서 묵상과 기도시간을 가지었고 그 감동을 노트에 일기로 적어 나갔습니다.
얼마 후 이집사님이 갑자기 보석으로 출소를 하시게 되었는데 저에게 간곡히 주일 예배를 인도해 달라고 하시며 저를 위해 눈물로써 간곡히 기도를 드리는 것입니다. 저로서는 갑작스럽고 당혹스런 일이었으나 순종하고 예배 인도를 하면서 저에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끊임없는 회개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평안함과 기쁨이 왔습니다. 또한 주위 사람들의 아픔과 측은함이 자꾸만 제 눈에 밟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동안의 미워하던 마음이 눈 녹듯이 사라지면서 그들을 위한 기도가 되었습니다.
저는 학습을 받은 지 40년만에 이제야 세례를 받습니다. 그 동안의 방황과 방탕함 영혼의 타락 등 많은 영과 육의 죄지음으로부터 용서 받고 구원함을 입게 되었습니다.
저는 금년 봄에 방광암 진단을 받고 7개월째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으며 투병 중에 있습니다. 입원과 퇴원의 거듭된 힘든 생활중에도 마음과 영혼은 늘 평안합니다. 왜냐하면 항상 주님이 함께함을 믿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사랑하는 둘째 형님이 심장마비로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그분은, 어렸을 적 세례를 받으신 분이나 저와 같이 불신에 빠진 세월을 살다 회개할 기회도 없이 주무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얼마나 안타까운지요. 회한이 저를 괴롭힙니다. 진작 예수님께로 돌아오도록 노력을 했어야 했는데 남들에게는 틈만나면 예수님 믿으라고 권하면서 정작 사랑하는 제 형님께는 왜 그렇게 못했는지. 지금 제 소망 중 하나는 형수와 조카들을 꼭 교회로 인도하는 것입니다.
주님. 항상 좋으신 주님. 지금도 저희를 위해 하나님 우편에서 간구하시는 주님. 의지가 나약하고, 항시 죄의 유혹에 있는 저희를 붙들어 주시고 하늘나라로 가는 그날까지 함께하여 주시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