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2001년 7월 1일 사랑의교회 세례식 간증문 2
2년전 7월 27일 저희는 의지하던 가장이자 사랑하는 아빠와 남편을 잃었습니다. 그 슬픔과 절망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저의 신랑은 따스한 마음을 가진 건강한 사람으로 즐겁게 인생을 살고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최초로 심장이식 수술을 성공시킨 의사로서도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었지요. 저의 두 딸 역시 동네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착하고 똑똑한 아이들이었습니다. 남편과 두 딸은 하나님을 믿고는 있었지만 신앙생활은 하지않고 있었습니다. 저는 언제나 걱정근심이 많은 성격이었는데 이웃에 사시는 지훈이어머님께 전도받아 마음의 평안을 얻고 교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저희 가족에게는 모자라는 것이 없어보였습니다.
그러나 3년 전, 9월 15일, 저희 가족에게 엄청난 시련이 닥쳤습니다. 그렇게 건강하고 부지런하던 우리 신랑이 폐암 말기라고 했습니다. 이미 온 몸에 다 퍼져서 손을 쓸수가 없대죠. 명색이 전 그사람의 아내인데 어느 하나 고통도 슬픔도 제가 대신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제가 이미 하나님을 믿지않고 있었더라면 제 영혼이라도 팔았을 것입니다. 성경에 나온 수많은 기적이 저희에게도 일어나길 필사적으로 기도했습니다. 그것이 안된다면 차라리 절 대신 데려가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아무도 만나고 싶지않았습니다. 성경책외에는 그 어떤 것도 저희에게는 위로가 되지않았습니다.
저희는 그제서야 소중한 우리 아이들을 하나님께 전적으로 맡기기위해 아이들을 데리고 다음주부터 교회에 나갔습니다. 왜 우리에게 이런 고통을 주실까, 우리가 이런 고통을 받을 정도로 큰 죄를 저질렀다는 말인가, 하며 끊임없이 괴로워하던 중, 모든 고통에는 뜻이 있다는 목사님의 설교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날 저희 부부는 큰 위로를 받고 한없이 울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희가 세상 사는 것이 너무나 즐거워 하나님을 아예 잊어버릴까봐 그렇게 고통을 주시고 당신 품으로 되돌아오게 하신 걸까요. 그렇다면 고통이란 저주가 아니라 하나님의 축복인가요.
인간이란 참 어리석은 존재입니다. 무엇이든 사라질 위기에 처해서야 그것의 소중함을 알게 되니까요. 신랑이 아프고 나니 모든 것이 감사할 일 투성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어김없이 아침해가 떠오르는 것이 그리도 감사한 일이었는지 예전엔 몰랐지요. 그동안 매일 성경을 읽거나 들으며 지내던 신랑이 너무나 감사하게도 하나님을 다시 영접하게 되었지요. 하나님께 바친 것도 없고 신앙생활도 보잘 것 없었지만, 상황이 절박했기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저희는 하나님이 값없이 주신다는 구원과 영생의 약속에 매달리지않을 수 없었습니다.
의사가 환자라는 것은 참 고통스러운 것입니다. 차례차례 어김없이 자신의 몸 안에서 병이 진행되는 것을 알고 있는 그 사람 마음은 얼마나 복잡했을까요. 필사적으로 희망을 잃지않으려는 아내가 가여워 자신의 병의 진행상황도, 그리고 아프다는 말도 못하고 그 사람은 그렇게 열 달을 견디다 가버렸습니다. 신랑 소천 후 한동안 저는 살아있다는 것이 축복이 아니라 잔인한 형벌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제 사랑하는 두 딸이 없었더라면 저는 아마도 삶을 포기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아빠를 닮아 밝고 천진한 저희 아이들은 힘든 상황인데도 꿋꿋하고 성실하게 지내더군요. 저는 하나님을 믿고 의지한다고는 하면서도 아이들의 장래문제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먼저 가버린 신랑이 원망스럽고 속상해서 아이들 몰래 혼자 자주 울었습니다. 어느날, 그날도 울면서 기도하고 집에 왔더니 그것을 눈치챈 큰 애가 절 달래며 말하더군요. 왜 울어, 엄마, 우리 행복하게 잘 살고 있잖아. 아빠는 천국에 있고 하나님이 우리를 돌보아주시는데 우리가 왜 불쌍해.
그래요, 천국이 있다고 믿는 것은 참 감사한 것입니다.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소망을 가지고 살 수 있거든요. 말못할 육체적인 고통과 고뇌속에서도 꿋꿋이 모든 것을 견디어냈던 착한 우리 신랑은 하나님곁에서 이제는 아프지않고 행복하게 살고있겠지요. 하나님 사랑을 넘치게 받고도 몰랐던 저희들의 어리석음에도 불구하고 깨닫게 해 주심으로써, 절망하지않고 소망있는 삶을 살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런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사는 행복을 안타깝게도 아직 모르고 있는 사람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저는 처음 시작한 말을 이렇게 다시 쓰며 간증문을 맺고자 합니다. 2년전 7월 27일, 우리 가족이 의지하던 사랑하는 아빠와 남편이 천국으로 먼저 떠났습니다. 잠시 헤어지는 것은 몹시 슬프지만 곧 다시 만나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겠지요. 또한 육신의 아비와 남편대신 저희를 책임져 주시는 주 예수님이 저희와 함께 계시니 슬픔많은 이세상도 저희에게는 작은 천국 같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