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 다락방 이야기-6 : 송년잔치
현수막도 붙이고 송년잔치를...
<자양다락방-김형숙> -90.12.23 우리 誌
순장님 댁에 들어서니 커텐 위에 "자양 다락방 송년잔치"라는 글자가 크게 오려 붙여져 있었다. 순장님의 부군께서 정성스럽게 만드셨다는 이 현수막(?)이 속속 도착하는 순원들을 환영하며 분위기를 돋구어 주었다. 지난 초가을 친정 어머님께서 소천한 가정에서 위로예배를 드리느라 부부끼리 모였던 차에 계획되었던 이번 모임은 아직 믿지 않는 남편을 기도제목 삼아 왔던 순원들이 오랫동안 기대하던 모임이기도 하다.
첫만남의 서먹서먹함을 풀기 위해 자기소개로 모임을 시작하였는데 부부 한 쌍 한 쌍마다 얼마나 어울리는지 하나님의 멋진 창출력에 감탄하게 될 뿐이었다. 예배를 드린 후에 각자 한가지씩 준비해 온 음식들로 보기 좋은 상차림을 하고 담소를 나누는데 서로의 생활 속의 체험, 신앙의 이정표가 될만한 이야기들, 첫 만남의 어색함을 녹여주는 농담들이 음식만큼이나 푸짐하였다.
식사 후의 부부노래자랑 시간에는 다양한 음색과 음정의 트로트로부터 팝송, 가곡 등이 불리어졌는데. 직업가수가 무색할 정도로 트롯트가요를 불러재끼는 남편에게는 "돈깨나 내다버리셨겠습니다"라는 농담을 던져 한바탕 웃음보를 터뜨리기도 하였다. 예수님을 모를 때 무척이나 좋아하던 트롯 가요에서 지금은 경건생활을 위한 찬송가와 복음성가를 즐겨 듣노라고 간증하는 남편, 서로 눈길을 주고받으며 해맑은 모습으로 노래하는 젊은 부부, 등산 간 남편 때문에 혼자 참석했지만 사십 넘어 얻은 믿음 탓인지 더욱 분위기에 맞추어 노래하는 순원 등 모두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었다.
언제나 첫 번째 만남이 그러하듯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어 가고 가슴과 가슴이 열러지려 하는 즈음에 헤어지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여호와 이레 하나님의 영광이 함께 하신 모임이었기에 감사하기만 하다. 하나님께 무관심한 남편들이나 마음은 있어도 선뜻 발걸음을 내딛지 못하는 남편들을 인도하는 주님이 더욱더 이 다락방을 사랑하시고 축복해 주실 것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