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성탄의 의미 - 사랑의교회 우리지에 실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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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교회 우리지 2001년 12월 23일 203호에 실린 성탄의 의미에 관한 글입니다. ------------------------- 가장 아름다운 선물 - 진짜 크리스마스 이야기 교회력 가운데 낭만적인 절기의 으뜸은 성탄절일 것이다. 게다가 눈이라도 내려주면 낭만적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른다. 눈으로 덮인 '화이트 크리스마스', 거기에 연말(年末)이라는 들뜬 분위기는 성탄의 기분과 의미를 한층 돋구어 준다. 또한 입으로 흥얼거릴 수 있는 크리스마스 캐럴이라도 울린다면 하얗고 따스한 마음을 갖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성탄의 계절이 오면 으레 생각나는 것들이 있다. 거리에 등장하는 구세군의 자선냄비, 성탄 카드, 성탄목(聖誕木), 각종 성탄 장식 그리고 각종 위문 행사와 선물 나누기 등이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문화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리스도를 맞이할 자세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크리스마스의 주인공이신 그리스도를 맞이하지 못하면서 크리스마스를 누리겠다고 나선다면 알맹이가 빠진 껍데기로 폼만 잡는 것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러기에 그리스도를 맞이할 자세부터 점검하고 어떤 태도로 그리스도를 맞이할 것인가를 생각함으로써 좋은 크리스마스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 그리스도를 대망할 수밖에 없는 갈망의 시대에 우리는 그리스도가 나에게 오고 또 나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다면 얼마나 영광스러울까 하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의 생각에 그치기 쉽다. 실제로 그런 일이 내게 일어난다고 할 때 우리는 어떤 몸짓을 할지 모를 일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주님, 나는 그저 정상적인 삶을 살기를 더 원합니다"라고 할지 모른다. 아니라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 죄인들의 본 모습이다. 그리스도를 그렇게 기다렸던 예수님 당시의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게 했다. 오늘이라고 별로 다를 바 없을 것 같다. 올해도 차가운 날씨와 더불어 찾아오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으며, 우리는 화평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하기보다는 '선물'을 떠올린다.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께 드린 예물은 참으로 소중하고 가장 아름다운 예물이었다. 크리스마스 때 선물을 주고받는 풍습도 이 동박박사들의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동방박사들의 예물 못지 않은 아름다운 선물을 주고받은 것이 <크리스마스 선물>에 나오는 짐과 델라다. 이 작품은 오 헨리(O Henry, 1862∼1910)가 쓴 단편소설이다. 그의 본명은 윌리엄 시드니 포터(William Sydeny Porter)이다. 그는 어렸을 때 모친을 잃었을 뿐 아니라 가난했기 때문에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한때 어느 은행에 근무한 일이 있었는데, 거기서 1000달러를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고 고소당하여 5년의 실형을 받았다. 그는 교도소 생활을 하는 가운데 개심하게 되고 외동딸을 위한 생계 수단의 일환으로 단편 몇 편을 써서 신문 잡지에 투고하였다. 이 때부터 사용한 필명이 오 헨리다. 이 작품들이 뜻밖에 큰 인기를 얻어서, 그가 출옥했을 때는 미국의 유명한 단편 작가가 되어 있었다. 1910년 6월 5일, 47세로 일생을 마칠 때까지 8년 간 그는 거의 600여 편에 달하는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커튼을 걷어 주게, 뉴욕을 볼 수 있게, 어둠 속에서 가고 싶지는 않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가 남긴 많은 작품 중에서 이 때쯤 되면 생각나는 작품이 일명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작품이다. 미국의 어느 한 도시에 짐과 델라라는 가난한 젊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 도시 중심가에 찬란한 조명등과 장식들이 등장하고 쇼 윈도에는 화려하게 꾸며놓은 크리스마스 트리가 오고 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가슴 설레게 하는 풍경 탓이었는지, 젊은 부부 짐과 델라는 각기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좋은 선물을 해 주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델라가 가지고 있는 돈이라고는 1달러 87센트뿐이었다. 그녀는 시계줄이 없는 회중시계를 항상 지니고 다니는 남편에게 시계줄을 사주는 것이 가장 귀한 선물이 되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시계줄도 괜찮다 싶은 것은 20달러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델라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는 도저히 그것을 살 수가 없었다. 궁리 끝에 그녀는 그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팔기로 작정하였다. 긴 머리카락을 팔아 준비한 돈을 가지고 그녀는 시계줄을 샀다. 마침내 성탄의 밤이 되었다. 이 가난한 젊은 부부는 한 자리에 마주 앉아 가슴 설레며 선물을 풀었다. 스카프로 머리를 두른 델라가 먼저 시계줄을 짐에게 선물로 주었다. 그 순간 짐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왜냐하면 델라에게 줄 선물로 머리 빗을 사기 위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소중하게 여기던 회중시계를 팔았기 때문이었다. 델라가 스카프를 벗는 순간 짐은 또 다시 놀랄 수밖에 없었다. 델라의 긴 머리카락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에 그들은 가슴으로 뜨겁게 서로 포옹하였다. 각자 준비한 선물은 쓸모 없게 되었지만 그들의 선물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귀한 선물이었다. 그것은 그들의 맑고 깨끗한 마음과 순결한 사랑의 선물로서 실로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짐과 델라의 선물이 아무리 귀하고 아름답다고 하나, 저 하늘을 버리고 이 세상 낮은 곳까지 찾아오셔서 우리 같은 미천한 죄인들을 위하여 목숨까지 버리신 주님의 그 사랑(선물) 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주님은 가장 존귀하고 최선의 선물을 우리들에게 주셨다. 구원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가지고 이 세상에 찾아오신 주님께 우리는 무슨 선물을 드리면 좋을까? 각자 기도하면서 동방박사처럼 주님께 드릴 예물을 마련하면 더욱 뜻 깊은 크리스마스가 될 것이다. 미국의 한 현대 작가는 오늘의 크리스마스를 이런 이야기로 풍자하였다. 이글(Eagle)이란 화려한 백화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값비싼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느라고 혈안이 되어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그 군중이 사라진 다음 카운터 앞에는 한 30대 청년이 사람들의 발에 밟혀 죽어 있었다. 옷은 남루하고 영양실조에 걸렸으며 신분증도 없었다. 그런데 그 손에는 못자국이 있었다고 한다. 이 풍자가 시사하는 바는, 우리 인간의 이기주의가 이웃을 희생하고 그리스도를 다시 십자가에 못박음으로써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속화되어서 나만 알지 내 이웃은 안중에도 없다. 뿐만 아니라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오신 주님을 다시 못박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서로 값비싼 선물을 사려고 혈안이 되어 북새통을 이루며 힘없는 이웃들을 마구 짓밟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 주님의 손에 다시 못을 박는 일이요, 머리에 가시 면류관을 다시 씌우는 일이다. 저마다 이렇게 자기 것만 챙기다 보니 불쌍한 이웃들이 죽어나가는 것쯤은 관심조차 없다. 이 성탄의 계절에 우리가 주님께 드려야 할 가장 귀하고 아름다운 선물은 거리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지극히 작은 것이지만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인 따뜻한 온정을 베푸는 것이다. 그런 청정한 마음과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신앙의 자세를 주님은 선물로 받기를 원하신다. 그것이 바로 짐과 델라의 아름다운 마음이었다. 요즘은 성탄절과 이를 준비하는 대강절이 점차 어릴 때의 추억거리로만 기억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거품 제거의 차원이라면 몰라도 그 의미까지 자꾸만 퇴색하고 있는 것 같아 조바심이 난다. 이즈음 첫 성탄의 계절로 돌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