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929호 - 비워낼수록 선명해지는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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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낼수록 선명해지는 리더십

모든 리더는 섬김의 자리로 부름받은 순간부터 맡겨진 사역을 어떻게든 잘 감당하고 싶은 열망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더 많이 노력하고, 더 많이 생각하며, 조금이라도 더 잘 섬기고 싶어할 것입니다.

전도자는 인생을 숨, 공기, 안개를 의미하는 ‘헤벨’이라고 표현하며 이 세상의 헛됨을 이야기합니다. 그의 주장은 허무주의나 비관주의가 아닌 오히려 비워냄의 미학입니다.

리더로 살아가며 우리가 비워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의 소망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1 통제욕을 비워내라

리더는 맡겨진 일을 잘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사람과 상황을 예측하고 계획하며 통제하려는 마음을 갖기 쉽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더 많은 것을 통제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날씨를 예측하며, 예상하지 못한 재난이 발생하면 책임자를 찾습니다. 그 이면에는 우리가 충분히 준비하고 노력한다면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습니다. 그러나 빠른 경주자라고 반드시 1등을 하는 것도, 강한 용사라고 반드시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도 아닙니다. 최선을 다해도 결과까지 모두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세상을 통제할 수 있다고 기대할수록, 통제되지 않는 현실에 더욱 주저앉게 되지만, 오히려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값진 순간도 있습니다. 장엄한 해돋이, 승패를 결정짓는 마지막 슛, 좋아하는 노래의 전주가 주는 감동이 그렇습니다. 모든 것을 미리 알고 통제할 수 있다면 이러한 감동도 사라질 것입니다.

그렇기에 리더는 통제할 수 없는 것까지 붙잡으려는 손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맡겨진 책임을 다하되, 배의 키는 선장이신 주님께서 쥐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내 뜻대로 되지 않는 바람과 파도까지 통제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진정한 리더는 삶과 사역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인정하는 사람입니다.

2 권력욕을 비워내라

무언가를 소유한다는 것은 그것에 대한 권력을 갖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자신의 생명과 숨을 소유하고 관리할 수는 없습니다. 미드웨스턴 신학교에서 성경학과 신학을 가르치는 바비 제이미슨은 권력을 좇는 것은 마치 고양이를 붙잡는 것과 같다고 표현합니다. 잠시 품에 안을 수는 있지만 언제든 품에서 빠져나가며, 평생 붙잡아 둘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상황을 주도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마음은 권력을 소유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어집니다. 한때 정치의 중심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던 유명 정치인들도, 언젠가 상황이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는 것을 지켜보아야 하는 시점이 오게 되고, 결국 ‘전직’ 정치인이 되어, 자신이 쥐고 있던 권력을 놓아주어야 하는 때가 오기 마련입니다.

전도자는 권력이 악한 사람의 손에 들어가기도 하고, 권력을 손에 넣은 사람이 악하게 변하기도 한다며 권력의 허무함을 말합니다. 가난하지만 지혜로운 젊은이가 늙고 둔하여 경고를 받을 줄 모르는 왕보다 낫지만, 그 젊은이가 왕의 후계자가 된다 해도 사람들의 지지가 영원하지는 않습니다. 권력 역시 ‘헤벨’이기 때문입니다.

교회 리더에게 주어진 자리와 권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내게 주어졌다고 해서 영원히 나의 것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행복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권력에 마음을 두어서는 안 됩니다.

3 오직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전도자는 악인이 죄를 짓고도 처벌받지 않고, 부도덕하게 살아가면서도 건강하고 행복해 보이는 현실을 문제 삼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잘되고,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악인은 결국 잘되지 못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것은 지나친 허무주의도, 근거 없는 낙관주의도 아닌, 세상의 불의는 결국 제한을 받고 하나님께서 심판하실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결과가 마지막 판단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최종적으로 판단하실 것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리더로 섬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르지 않은 방법을 선택한 사람에게 오히려 더 좋은 결과가 나타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정직하게 섬기고 최선을 다했는데도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결과가 최종적인 평가는 아닙니다.

교회 리더는 눈앞의 성과가 아니라 하나님의 최종 판단에 소망을 두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보시고 판단하신다는 믿음이 있을 때, 우리는 결과에 흔들리지 않고 맡겨진 자리에서 끝까지 충실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허무한 날에는 전도서를 읽는다』(바비 제이미슨, 두란노)의 내용을 일부 발췌 및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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