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561호 - 소그룹을 살리는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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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부터 2년간 미국 MIT와 카네기멜론대학의 심리학자들은 어떤 과제가 주어졌을 때 상대적으로 성과가 좋은 팀의 특징이 무엇인지 분석했습니다. 699명을 2~5명의 팀으로 만들어 다양한 주제의 과제를 주었는데, 하나의 과제를 잘 해내는 팀은 다른 주제의 과제도 모두 잘 해냈습니다. 성과가 좋은 팀의 비결은 바로 공감 능력이었습니다. 팀원들의 공감 능력이 높을수록 팀워크가 좋고, 팀의 성과도 높았습니다. 가끔 소그룹 안에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말하는 사람이 똑똑해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문제를 제기하는 도움이 되지만 소그룹의 성장이나 생산성에는 마이너스가 될 뿐입니다. 소그룹 구성원들이 서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공감하고 협력할 때, 풍성한 나눔과 성장이 일어나게 됩니다.

 

  실제로 ‘진심 어린 공감이 담긴 말‘은 마음을 살리는 ‘플라세보 효과’를 창출합니다. 마음이 살아나야 주변의 관계도 살아납니다. ‘이 약을 먹으면 내가 나을 거야’라고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뇌는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 낼 준비를 합니다. 믿음은 긍정적인 결과를 예상하게 만들고, 보상 시스템을 가동해 고통을 감소시킵니다.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따뜻함, 수용, 돌봄, 무조건적인 존중’이 심리치료의 필수 요소라고 말합니다. 한 단어로 줄이면 ‘공감’입니다. 심리치료의 핵심은 공감입니다. 공감은 생각보다 힘이 강합니다. 희망을 잃은 생명도 살리고, 멀어진 관계도 다시 잇습니다. ‘공감’은 소그룹을 살리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소그룹 안에서 공감이 일어나려면, 소그룹 구성원 개개인이 ‘공감하는 대화’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공감하는 대화를 위해 기억해야 할 것

  먼저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말하기는 쉬운데 잘 들어주기란 참 어렵습니다. ‘공감’이란 나의 마음을 통해서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입니다. 상대의 눈을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여주고, 손을 잡아주는 것. 공감은 말이 아닌 행동에서 시작됩니다. 무엇보다 상대의 아픈 마음에 공감해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말로 위로하려 애쓰지 말고, 함부로 조언하지 말고, 설득하지 말아야 합니다. 나이가 많다고 옳은 조언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감정을 구체적으로 털어놓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잘 들어주면 됩니다. 마음 그릇에 슬픔과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꽉 차 있으면 긍정적인 감정들은 담길 자리가 없습니다.

또한 같은 일을 겪더라도 마음 그릇이 작은 사람일수록 더 아프기때문에 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주면서 부정적인 감정들을 빨리 비워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그래야 편안함, 즐거움 같은 긍정적인 감정이 새로 담길 자리가 생깁니다. 충고나 훈계를 멈출 때 소통이 시작됩니다. 타인과 공감하는 대화를 하려면 다음 네 가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1. 상대의 다른 점을 인정하고, 다른 삶을 이해한다.

2. 상대의 감정을 포착하고, 존중하고 배려한다.

3. 상대의 마음 문을 열어야 말문도 열린다.

4. 감정 소통이 의사소통이다.

 

  공감은 상대의 다른 점을 인정하고 그의 삶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상대의 감정을 존중하고 배려할 때 마음이 문의 열립니다. 말로 가르치기보다 ‘그러셨군요’와 같은 말 한마디와 고개를 끄덕여 ‘공감’을 표현하면 추상적인 감정이 아닌 ‘실감’으로 상대에게 전달됩니다. 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결과만 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사연을 들어주어야 합니다. “그랬군요”라고 먼저 공감해주면 상대에게 그 마음이 전해져서 지속적인 정서 교류를 할 수 있게 되고, 다시 공감 능력이 커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초지능 시대에도 AI가 끝내 인간을 추월할 수 없는 능력은 바로 공감 능력입니다.

 

공감하는 대화를 하는 구체적인 방법

  아무리 좋은 의도로 한 말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소통은 이뤄지지 않습니다. 관계 연구 및 치료의 권위자인 존 가트맨 박사는 대화를 원수 되는 대화, 멀어지는 대화, 다가가는 대화, 세 가지로 구분했습니다. ‘원수 되는 대화’와 ‘멀어지는 대화’는 관계를 죽이는 대화이고, ‘다가가는 대화’는 관계를 살리는 대화입니다. 이렇게 다가가게 하는 대화, 즉 ‘공감 대화’는 관계를 살리는 핵심 요소입니다. 소그룹 안에서 공감 대화를 나누며 소통하기 위해 실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생각이 아니라 소망을 말하기

  공감 대화를 위해서는 생각을 말하지 말고 소망을 말해야 합니다. ‘같은 말을 다르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그렇게 일하지 마”가 아니라 “나는 당신이 이렇게 하면 참 좋겠어”로 바꿔 말합니다. 상대에게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부탁하는 것입니다. 상대에게 긍정적인 감정이 생길 수 있는 말로 바꿔 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먼저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생각(또는 판단)을 멈춥니다. 비난도 멈춰야 합니다. 그리고 내 감정과 내가 원하는 것에 잠시 집중합니다. 그리고는 그중에 좋은 반응을 선택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소망으로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소그룹 모임에 늦은 구성원에게 “지금이 몇 시인데 이제 왔나요?”라고 말하기보다, “늦게까지 연락이 없어 걱정했어요(솔직한 감정 고백). 늦을 때는 문자라도 한 통 주시면 좋겠어요(원하는 것을 소망으로 표현).”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2. 상대의 ‘감정’과 ‘원하는 것’을 해석하며 듣기

  상대가 말하는 것에는 감정과 원하는 것이 함께 들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듣기 싫은 말들, 상처가 되는 말들 속에도 걱정하는 마음,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어 있습니다. 불쾌한 감정부터 올라오면 상대의 마음을 읽어내기 싫어집니다. 따라서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때 귀에 필터를 장착해야 합니다. 왼쪽 귀에는 상대의 ‘감정을 상상하는 필터’를, 오른쪽 귀에는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해석하는 필터’를 장착합니다. 그리고 심호흡을 한 번 하면서 필터를 작동합니다. 그렇게 하면 ‘죽이는 말’을 듣고도 ‘살리는 말’로 답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형제님, 발표를 그렇게 하면 그동안 소그룹에서 같이 과제를 해 온 보람이 없잖아요. 너무 떨 필요 없는데 왜 그렇게 떤 거에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상대의 감정은 ‘내가 발표를 못해서 답답했구나. 그동안 내가 고생한 보람이 없을까봐 내심 걱정해주는 것이겠구나.’라고 해석하고, 상대가 원하는 것은 ‘내가 앞으로 소그룹 안에서 떨지 않고 말을 잘 하길 바라는 마음일 거야’라고 해석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아는 것만 들을 수 있다”는 괴테의 말처럼 사람은 누구나 자기 기준에서 듣고 판단합니다. 상대의 말 속에 숨은 감정과 원하는 것을 듣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관계는 힘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3. 경청하는 자세와 공감표현의 기술 사용하기

  공감은 경청을 통해 꽃을 피웁니다. ‘경청’하는 능력을 키우면 더욱 깊은 신뢰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죽이는 대화’를 버리고 ‘살리는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가 하는 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 상대의 말을 충분히 들어주는 것은 ‘그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내가 원하는 것도 얻을 수 있는 대화’로 이끄는 지름길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더라도 먼저 상대에게 말할 기회를 주고, 잘 들어주십시오. 상대의 말을 들어보면 그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상대의 본심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상대가 최대한 말을 많이 하도록 시간을 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상대의 욕구를 이해하고,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생각할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상대에게는 존중받고 있다는 마음을 줌으로써 상대가 너그러워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공감하는 대화가 가장 필요한 순간은 갈등 상황입니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경청하는 자세와 공감하는 표현 기술들을 응용해야합니다.

  반드시 상대의 눈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상대의 말을 자르지 말아야 합니다. 공감하는 말, 동조하는 말이라 할지라도 상대는 자신의 말이 잘리면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상대가 말을 끝맺을 때까지 고개를 끄덕거리는 정도로 공감의 반응을 보여주는 게 좋습니다.

  ④ 다 듣고 난 뒤에 자기 의견을 말하기 전에 핵심을 정리해서 질문합니다.

    ) “제가 ~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말씀이지요?

 

  상대의 마을 잘 경청한 뒤에는 다음과 같이 공감하는 말로 적극적인 화해를 시도해보면 도움이 됩니다.

  ‘그랬구나’로 시작하고, 주어는 ‘나’로 시작합니다.

    ) 그랬군요. 제가 그 입장이었어도 억울했을 것 같아요.

  상대의 의견을 묻습니다. 이때 주어는 ‘우리’가 좋습니다.

    ) “그럼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생각을 말하지 말고 소망을 말해야 합니다.

    ) OO님 말씀을 들어보니 왜 마음이 상하셨는지 이해가 됩니다. 이제 제 마음을 말해도 될까요? 저는 OO님이 OOO해주시면 존중받는 느낌이 들어서 참 고마울 것 같아요.

 

현대 심리학의 대화 법칙에도 70%는 경청과 반응을 하고, 30%만 말하라고 합니다. 말은 최대한 신중하게 하라는 뜻입니다. 아무나 믿고 하고 싶은 말을 다 쏟아내서는 안 됩니다. 듣는 사람의 마음은 알 수가 없습니다. 무조건 내 편이라고 믿어서는 안 됩니다. 해야 할 말과 하지 않아야 할 말을 구분하지 못하고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실수를 하게 됩니다. 소그룹에서 갈등을 해소하고 서로를 세우기 위해서는 소그룹 구성원 모두에게 공감의 능력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말보다는 남의 말을 들으며, 생각이 아니라 소망을 이야기하고, 상대의 감정과 원하는 것을 해석하며 듣고, 공감표현의 기술을 잘 활용할 때, 공감의 능력이 소그룹을 살리게 될 것입니다.

 

이 글은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박상미, 웅진지식하우스) 중 일부를 발췌, 각색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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