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715호 - 우리교회, 신앙의 3중 울타리가 쳐져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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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영성, 그 다음엔?

요즘 교회에서 개인 경건을 강조하지 않는 교회는 거의 없습니다. 내적 경건과 영적 훈련, 소그룹 교제, 개인 관계 전도는 보통 개인적 영적 수준을 함양하기 위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오늘 고민해 볼 것은, 그것으로 충분한가 입니다. 개인 경건의 강조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개인 경건의 강조가 자칫 개인주의적 세태 속에서, 공동체의 경건의 중요성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을 낳는 것이 문제입니다. 개인 영성에 열심인 성도가, 때론 그다지 건강하지 않은 신앙을 가진 경우를 발견하게 됩니다. 다양한 훈련의 참여는 ‘스펙 쌓기’에 혈안이 된 세태의 왜곡된 표현일 수 있습니다. 다양한 훈련을 받았다는 것으로 자신의 신앙이 이정도다 하는 훈장이 되기도 하는 것이지요. 심지어 교회에서 하는 봉사조차도 나 개인의 헌신도를 나타내는 척도가 되어 개인 평판이나 성취감을 위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 영성만 남은 내적, 외적 이유

공동체 신앙이 약화되고, 개인 경건만 좇는 세태는 갈수록 심화되어 갑니다. 외부적 요인과 내부적 요인이 모두 있습니다. 외부적 요인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개인주의적 세태, 다원주의적, 포스트모던 사회의 시대정신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쉽게 발견하지 못하는 내부적 요인은, 좋은 신앙의 메시지를 부분적으로 받아들인 이유 때문입니다. 많은 수련회와 부흥회에서 우리는 ‘교회에는 다니고 있으나 신앙이 없는’ 상태에 대해 경계하며, 스스로가 그렇지 않은지 회개하도록 촉구합니다. 그런데 이런 메시지는 자칫 교회 공동체로 함께 신앙생활 하는 것의 중요성을 약화시킵니다. 교회가 신앙을 점검하지 못하고, 나의 회심을 결정 하는 것은 나 자신의 성찰로만 오해하게 할 수 있습니다. 개인주의적 경건이 과도하게 되면 진짜 위험한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개인의 경건이 하지 못하는 일을 공동체적 경건이 담당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 신앙은 ‘세상과 구별된’ 선택과 행동을 요청합니다. 그런데 다원주의적 사회속에서 이는 종종 소수인 나 개인의 ‘존중 받을 취향’ 정도로 취급되고, 그 것에 안주하게 됩니다.

공동체 신앙에 대한 명령

그러나 세상과 구별되라는 명령은 개인의 취향이 아니라 세상의 것에 역행하는 ‘반문화’입니다. 세상과 싸우는 영역입니다. 이는 공동체 신앙을 통해 경험되는 것입니다. 개인도 신앙적 싸움을 계속할 수 있지만, 다원주의 사회의 ‘개인의 취향’ 논리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서는, 교회 공동체의 각 사람에게 공동체 신앙을 경험하게 해야 합니다.
공동체는 우리의 윤리를 형성하며, 우리의 행동을 지도하는 명시적이며 암묵적인 규칙들을 형성합니다. 성경적 윤리명령은 개인보다는 공동체에게 훨씬 많이 주어지고 있습니다.
로마서 12장 1-2절의 “너희 몸(들)을 거룩한 산 제사(들)로 드리라”는 말씀은 흔히 개인적 헌신의 요청으로 해석되지만, 실제로는 공동체적 몸으로 살며 더 이상 개별적 삶을 살지 말라는 요구입니다.

공동체 신앙을 위한 3중 울타리 점검

그런데 다원화, 도시화된 사회에서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요즘은 인구 이동성도 많고, 사람들의 노동시간 또한 매우 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곳이든 잠시 머문다는 인식이 파다합니다. 내 유익을 위해 잠시 머물며 얻을 것을 얻고, ‘충전’ 되고는, 떠나는 곳처럼 생각합니다.
그래서 머무는 것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며, 함께 할 것을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합니다.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가장 실제적이고 적극적인 요청 방법은 긍정적인 관점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함께 형성할 공동체와 이에 참여할 개인의 역할에 대한 비전이 제시되어야 머물라는 요청이 힘을 얻습니다.
2년만 있으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4년을 있도록 요청해야 합니다. 학업을 마칠 때까지만 머무려고 한다면, 도시에 더 남아서 첫 직장을 가지도록 권면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구성되는 4-10명의 소그룹 뿐 아니라 3-40명의 중그룹 공동체도 반드시 추가적으로 형성해야 합니다. 소그룹은 신앙의 역동을 끌어내기에 가장 적합한 형태지만, 한 둘이 떠나면 금방 해체되는 공동체이기도 합니다. 중그룹 단위의 모임과 교제의 장을 반드시 만들어야 합니다. 중규모와 소그룹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주일예배와 훈련에 참여하는 사람의 절반에 못미친다면 교회는 공동체가 아니라 소비자 문화 센터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대그룹 예배를 반드시 개인적 ‘강의 수강’에 머물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나만 은혜 받는 곳이 아니라, 공동체적 비전이 제시되고 그것이 공유되며, 각자에게 주어진 말씀의 도전이 어떻게 작용하였는지 확인하는 장이 되어야 합니다. 이는 교육적 설교에서 전도적 요소를 포함하고, 전도적 설교에서 교육적 요소를 항상 포함하는데서 출발합니다.
또한 세례와 성찬의 공동체적 예전을 미리 예고하고 존중하며 준비하게 하는 태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세례는 공동체의 승인을 받는 과정이며, 성찬은 함께 나누는 것으로, 개인적 예배가 아닌 공동체적 예배의 참 모습을 확인하게 하는 성경적 본질적 요소입니다.
우리의 교회는 개인의 경건 뿐 아니라 소그룹, 중그룹, 그리고 대그룹의 3중 울타리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습니까? 각 울타리를 함께 세워가야만, 새로 믿는 사람은 그 안에서 유실되지 않으며, 개인과 공동체가 안전히 성장하며 건강히 사역하게 될 것입니다.

※이 글은 『 센터처치 』 (팀켈러 저, 두란노 간)의 “part 7. 모든 사역을 통합하라. chapter3.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통하게 하라 를 참조, 각색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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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팀 켈러의 센터처치

교회의 중심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복음, 지역, 공동체가 중심(센터)가 되어야 한다. 팀 켈러는 이렇게 말한다. “이 시대 모든 교회가 ‘센터처치’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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