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386호 - 休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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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입사 11년째를 맞는 SK텔레콤 사회공헌팀의 신요한 매니저(36)는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두 달간 미국 뉴욕으로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회사에서 입사 10년 이상 직원들에게 주는 1~3개월 짜리 안식월 개념의 ‘리프레시 휴가’를 이용한 것입니다. 그가 뉴욕을 택한 것은 단순히 관광을 위해서가 아니라 어학연수와 문화, 예술체험 때문이었습니다. 자신이 담당한 사회공원 업무가 갈수록 글로벌 영역으로 확대 되어 어학실력도 중요하고,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접목한 내실 있는 활동들을 견학하고 배워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기업들 ‘休 경영’을 도입하다

기업의 휴가 제도 공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휴가는 여름철에 1주일’이라는 틀에 박힌 형태였지만, 최근엔 시기와 기간이 각양 각색인 멀티형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여름철에 국한하지 않고 연중 아무 때나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고, 휴가 기간도 1개월 이상 최대 3개월까지 제공하는 기업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웰빙 트렌드와 더불어 ‘휴가=생산성 향상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란 인식의 전환에 따라 기업마다 다양한 형태의 휴가 제도를 도입, 직원들의 생산성 높이기에 주력하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가장 많이 도입하는 형태는 ‘리프레시(재충전) 휴가’입니다. 연월차 휴가와는 별도로 연간 최대 15일 정도를 쉴 수 있는 제도입니다. 여름에만 사용할 수 있었던 하계휴가와는 달리 연중 어느 때나 갈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연월차 휴가를 묶어 사용할 경우 20일 이상도 쉴 수 있도록 배려하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휴가제도가 바뀌면서 ‘휴가 풍속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리프레시 안식월’ 제도를 도입한 SK 텔레콤의 Y차장은 지난해 한 달간의 휴가 기간에 평소 부족했던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학원에 다녔습니다. 제일기획 H 대리는 오는 9월 한 달간의 ‘아이디어 휴가’를 내서 3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전기를 집필할 예정입니다.

이런 현상을 두고 한국경영자총협회 이광호 전문위원은 “과거 연차휴가를 묶어 쓰던 시절과 달리 새로운 휴가제도가 등장하면서 직장인들이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자기계발 활동과 해외여행 등을 위해 휴가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休 경영’의 진정한 선구자는 삼위일체 하나님이시다

그러나 잠시만 멈춰 생각해보면 ‘休 경영’의 진정한 선구자는 삼위일체 하나님이십니다. 삼위일체 하나님께서는 모든 창조사역을 마무리하신 이후에 일곱째 날에 안식하셨습니다(창 2:1). 이스라엘을 향해 율법을 주실 때도, 안식년과 희년의 제도를 설정하셨습니다(레 25:1-12). 예수님께서도 하루를 시작하면서 규칙적으로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조용한 시간을 가지셨고(막 1:35), 열심히 사역하신 이후에 홀로 기도하시며 시간을 보내셨습니다(마 14:23). 현장으로 파송 받아 열심히 일한 제자들에게 따로 한적한 곳으로 나가 쉬라고 하셨습니다(막 6:31).

어찌보면, 그동안 하나님께서 그토록 원했던 정기적인 안식과 쉼과 재충전의 시간의 필요성이 이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부각되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그동안 한국사회가 성장제일주의에 빠져 좀더 벌고, 좀더 이익을 남기는데 초점을 맞추다보니 제대로 쉬지도 않고 하나님의 창조원리를 거슬러 살아가는 것이 보편화되어있었고, 그런 삶의 태도는 교회 안에 까지 깊숙이 침투해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세상이 휴가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 사회생활을 하는 구성원들이 모여 있는 교회공동체 안에도 휴가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이미 들어와 있는 상태입니다. 몇 해 전부터 불기 시작한 ‘웰빙 바람’과 더불어 신앙생활에도 ‘웰빙 신앙생활’이라고 칭할 수 있을 만한 움직임과 욕구가 분출되기 시작했습니다.

담임목회자의 결단과 후원이 중요하다

기업들이 이처럼 파격적인 휴가 제도를 도입하는 까닭은 ‘잘 쉬는 게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라는 인식의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식의 공감대를 토대로 각 기업들은 최고경영자(CEO)들이 앞장서서 ‘休 경영’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직원들에게 적당한 여가를 제공하는 것은 시대의 변화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기업에도 보탬이 된다.”(삼성 이건희 회장) “잘 쉬는 직원이 일도 잘한다.”(SK 최태원 회장) “창의력이나 아이디어는 일만 한다고 나오는게 아니고, 충분히 쉬어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법이다.”(LG상사 구본준 부회장) “휴가가 단순히 휴식의 의미가 아니라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업무의 시작 단계다.”(제일기획 김낙회 사장) 이런 CEO가 있는 회사에선 “상사 눈치 보여 휴가가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휴가가 휴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휴가+@”가 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서도 담임 목회자가 얼마나 ‘휴 경영’에 신경을 쓰고 주도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올 여름, 사역 연차에 따라 부교역자, 순장(구역장, 목자) 안식월 제도, 부교역자 리프레시 휴가제도, 장로 타교회 탐방주일 등을 통해 기존에 매여 있던 업무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새롭고 창조적인 환경을 접하게 하면 어떨까요? 아마도 원하지 않아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게 되고, 재충전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오히려 사역의 기쁨이 배가되고 효과적인 면에서도 더 풍성한 열매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요?

※ 이번 호 리더십네트워크의 주제 ‘휴 경영’에 대해서는 한국경제신문의 6월 23일자 토요스페셜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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